Started: 2024년 08월 25일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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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00:04

(공문을 뿌리고 다니는 부엉이들의 날갯짓이나 각종 방송, 어수선한 목소리들도 거의 잦아든, 시간적으로는 새벽에 가까운 심야다.

녹턴 앨리 초입의 오래된 가게에 불이 켜진다. 유리창은 모두 바람을 맞고 잔금이 가 불투명하지만 딱 두 장만은 최근 새것으로 갈아 노랗고 환한 색이 흘러나온다.)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09:30

@Furud_ens (...아침에 가까울 정도로 늦은 새벽이다. 이쯤이면 당신이 불을 켜놓고 잠들지는 않았을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창문을 똑똑 두드린다.)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0:14

@callme_esmail (부스스한 얼굴이 고개를 내민다. 바로 다음 순간 오늘 쉰다고 말할 것 같은 얼굴이 아무 말도 없이 우뚝 멈추고, —얼굴에는 환희에 가까운 반가움이 퍼진 채— 곧이어 문이 열린다. 그리고 다시 머뭇거림이 깃든 표정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에스마일?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10:25

@Furud_ens (고개를 끄덕거린다. 성마른 스코지파이로 인해 옷솔기 여기저기에 지워지지 않은 핏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고, 눈이 부어 있으며 그 밑이 상당히 퀭한 것을 제외하면... 신기할 정도로 다치지 않은 모습이다. 희미하게 미소까지 지어 보인다.) (...그런데 들어가도 될지를 어떻게 물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손으로 안쪽을 가리키며 제스쳐해본다.)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0:29

@callme_esmail 오, 물론이지. 갑자기 왜 그래? 난 그냥....... 혹시 곤란한 사정이 생겨서, 당장 떠나야 하는데 찾아온 걸까봐. 문이 아니라 창문을 두드렸잖아. (그런데 문득 불안이 스친다. 다른 어떤 단서도 아닌 감으로. 다가선다.) ...무슨 일 있었어? 아냐, 일단 들어가자. 무슨 일이든 밖에 서서 얘기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10:42

@Furud_ens (이번에는 고개를 젓는다. 창문은... 그냥 문을 두드리는 것보다 소리가 조용할 것 같아서, 만약 당신이 자고 있다면 깨우지 않아야겠다는 정도의 분명치 않은 생각이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라도 하듯 잠시 서성거린다.) (손으로 펜을 쥐고 쓰는 흉내.)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0:49

@callme_esmail (눈이 커진다. 불안이 증폭된다. 언제나 어떤 일이든 당하고 나서도 거짓말처럼 찾아와, 평소와 같이 이야기하던 그들이었으나—그리고 그 사실에 묘한 부채감을 느끼던 프러드였으나— 이번에는 *뭔가* 평소와 같을 수 없다는 불안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올라 척추의 어드메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수첩과,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당신에게 쥐어준다.) 말을 하면 안 돼? 무슨 저주라도 맞거나 약이라도 먹은 거야...?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11:06

@Furud_ens (...같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당신이 고문 저주의 여파에 앓는 것보다는 부채감에 앓는 것이 따지자면 조금 낫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고맙다는 듯 끄덕이고 끼적거리기 시작한다.) "섹튬셈프라. 지금은 괜찮아요. 지혈은 해 줘서. 말은 못 해요." (...그리고 조금 고민하다가,) "당신은 괜찮아요?"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1:18

정신질환 비하적 욕설

@callme_esmail 미친 새끼들. (필적을 보자마자 앞뒤도 묻지 않고 욕설이 툭 튀어나온다. 그러나 이어서 쓰이는 문장에 다른 말도 못 한다.) ......나 괜찮아. 물론이지. 어, ... 좋은 소식도 있어. 이걸 말하기 적당한 때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난 네가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다소 횡설수설.) 당장 어쩌자는 말은 아닌데, 어쨌든, 어머니가 깨어나셨어. ....... (그리고 다시 침묵. ...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표정에 고통이 드러난다. 가장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말*로써 이루어진 당신의 삶의 수많은 부분들을 기억한다. 감히 말로 다 형언할 수도 없는. 아니,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몇 날 며칠 밤을 새서라도 다 이야기할 수 있는. 하지만 당신에게서는 *그걸* 빼앗아갔다고?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1:19

@callme_esmail 표정이 형편없이 일그러졌다. 처음 무사한 것을 보았을 때는 어쨌든 안도감이 더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 순간 어쩌면 거의 그 선고를 처음 들을 때의 당신에 가까울 정도로 이입해 마음이 겹쳐졌다. 이건, 차라리, ....... 고개를 숙인다. 당신의 어깨를 붙잡는다. 짓씹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에스마일....... ......고마워.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 있어 줘서. 그리고 여기까지 찾아와 줘서.)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14:27

트라우마 반응, 신체 결손 심리 묘사

@Furud_ens (...튀어나온 욕에 풋, 웃었다가 통증에 얼굴이 살짝 찌푸려진다. 사실 비교적 낫다 뿐이지 손도 아주 성한 것은 아니고, 어젯밤 본 장면들이, 그 처절한 소리와 냄새와 공기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손끝이 간헐적으로 떨리곤 한다. 그리하여 최대한 짧고 간결해진 문장들에는 담지 못하는 말들이 있다. 그는 이제 다시 얼굴을 가리게 된다면 목소리로 스스로의 감정과 상태를 표현할 방법을 잃었고, 밤의 어둠 속으로 자유롭게 웃음을 터트리던 자정을 잃었으며, 다시는 이전처럼 고향의 노래를 부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전하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에요, 생각하며 찰나 표정이 밝아진다. 그런데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해요, 웃어도 괜찮은데, 대답을 짐작하면서도 손을 뻗어 밀빛 머리칼을 넘겨 주고, 한참의 침묵 끝에 이윽고 어깨가 붙잡힌다. 그는 고개를 빳빳이 든 채 손을 쥐었다 편다. 눈물이 딱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닦아낸다.)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14:31

@Furud_ens (...당신이 무엇에 고맙다고 말하는지 알지 못하기에는 마지막의 대화로 깨달았다. 당신은 꾸준히, 언제나 그를 살리고 싶어하고 있었다고. 그 여행과 티타임은 그의 삶에 그냥 스민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명백한 의도와 바람과 함께 보내졌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그는 생각한다. 어쩌면... 어쩌면, 살아남기를 잘했을지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힘주어 끄덕이면 당신의 손에 움직임이 전해진다. 손을 뻗어 다시 펜을 쥔다. 그럼, 약속대로...) "뵈러 가도 되나요?"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4:59

@callme_esmail (문자가 말보다 나을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수첩 위에 검은 흔적으로 남겨진 그 한 문장이 짧은 순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선명하게 마음을 두드려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목을 울려 내는 소리의 영원한 공명처럼 시각으로부터 들어와 잊혀지지 않는 *목소리*를 그의 뇌리에 새긴다.) 만나러 가도, ....... (기쁨이 차오른다. 울먹인다.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 가능할 지 아닐지도 몰랐던 그 바람이 지금 분명하게 이루어져 있는 기적을. 분명히, 그는 기쁨을 느낀다. 순간 창 밖에서 서광이 비친다. 황금색 햇살이, 죽음을 먹는 자들이 가게까지 들어와 기사단 사람을 잡아가느라 깨부순 바람에 새로 갈아 깨끗한 유리창을 지나, 힘 있게 비쳐들어 그들의 발치에 머문다. 실내가 깊어 해가 문장까지 다다르지는 못한다. 고요하다. 먼지가 허공에 떠돌고, 프러드는 환하게 웃는다.) ...만나러 가도 되지. 네가 바라는 때라면, 할 수 있는 때라면 언제든.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15:00

@callme_esmail 어때? 에스마일. 그럼 지금은 수배된 건 아닌 거야? 네 모습 그대로 움직일 수 있어? 아니면 변장이나 다른 방법이 필요해? 난 어떤 형태든 괜찮아. 언제 어떻게 출발할지, 우리 다음 일을 의논해 보자.......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22:25

@Furud_ens ...(울지 마세요, 당신이 울면 저도 슬프다니까. 돌아왔는데도 우는데 만약 돌아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하릴없이 생각하며 어깨에 얹힌 손을 토닥인다. ...질문에는, 주머니에서 쥘에게 받은 문서를 꺼내면 당신이 욕설을 좀더 할 것 같아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변한다. 그의 모습 그대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오히려 권장될지도 모르지. 그가 돌아다니며 부서진 모습을 모든 이에게 보이는 것 자체가 그들의 목적이니까. 아이러니한 자유지만 어쨌든 자유이기는 하다. 부조리하고 고통스러운 삶도 어쨌든 삶인 것과 비견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잡혀가지 않고 고문당하지 않고 죽지 않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 그다음에는 그냥 그렇지 않은 세계에 마음껏 분노하고 싶었고. 그 모든 것보다 스스로의 생존이 당신을 더 기쁘게 한다는 것은 지금의 그로서는 불가해하지만, 깃펜을 든다.)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5일 22:26

@Furud_ens "오늘은 (말씀대로) 조금 자고 싶어요. 몸도 제대로 씻고 싶고. 그래도 어머니가 대화하실 수 있는 상태라면 최대한 빠르게 갔으면 좋겠어요. 선물도 하나쯤 들고." (...그런데 어머니가 그 저택에 계신다면 제가 들어가도 되는 걸까요? 그는 해소되지 않은 죄책감과 의문에도 불구하고 꼭 내일도 여기 있을 것처럼, 나이들 것처럼 이야기한다.)

Furud_ens

2024년 08월 25일 23:39

@callme_esmail 그럼 일단은 우리 집으로 가자. 씻고, 푹 자기도 하고, 그 다음에 선물을 뭘 살지 얘기해 보는 거야. 그리고, ....... (그리고, 말이 멈춘다. 자신은 정말 아무렇지 않지만 당신이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어서 말을 꺼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이제 옛날 일이기도 하고 이건 진짜 그냥 확인차 물어보는 건데, —정말로 나는 신경 안 써, 괜히 한 번 더 부연한다— ......베아트리스의 죽음도 네가 한 거야? 방문 방식에 참고만 하려고.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6일 17:24

@Furud_ens (...당신 집으로요? 그냥 몇 번 그랬던 것처럼 가게에서 재워 주셔도 괜찮은데. 생각하지만 사양하지는 않고. 당신의 서론이 길어지자 뭔가 이상함을 감지해 불안한 얼굴이 될 때쯤에 질문이 날아온다.) ... ...(몇 초 후 끄덕이지만, 급하게 양피지를 찾아 쥔다.) "죄송해요. 거짓말하려던 건 진짜로 아닌데. 당신이 알면 곤란해질까 봐-" (신경 안 쓴다는 말은, 잊어버렸거나 그것보다 죄책감이 더 크다.)

Furud_ens

2024년 08월 26일 17:41

@callme_esmail 오, 아냐. 아냐....... 진짜 괜찮아. 배려도 고마워. 솔직히 나도 첫번째 협력이 이모였으면 그때는 좀 부담스러웠을 뻔했어. (지금은 상관없다는 뜻이다.) 어쨌든, 내 말은...... 네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해도 로저조차 집에 들이기 싫다는 아우렐리아가 네게 또 무슨 소리를 할지 모르겠어서, —네가 괜찮다고 해도 내가 신경쓰인다고— 역시 어머니가 머무는 장소를, 부지 안이라고 해도 다른 건물로 옮긴 다음에 찾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안 마주치는 게 에스마일 너한테도 편하지 않을까?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6일 23:02

@Furud_ens (펜이 멈추고, 천천히 진정한다. 익숙한 상호작용이다. 그가 죄책감에 막 잠기려고 하면 당신이 끌어내는. ...문득 생각한다. 당신은 이 모든 게 지겨워지지는 않을까...? 당신이 그를 아낀다는 것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우리의 남은 관계가 그의 예상보다 길어질 듯하니 할 수 있는 걱정이다.) (끄덕인다. 당신의 외가가 할 반응과, 본인에 대한 염려에 정도는 다르지만 일단 모두 동의한다는 표시.)

"좋아요. 다른 건물이 있나요?" (...조금 망설이다) "사실 저라면, 이왕이면 아예 부지(상념이지만, 그런 게 있다니 신기하다) 바깥이 더 좋을 것 같지만. 어머님은 뭐라고 하세요?"

Furud_ens

2024년 08월 26일 23:17

@callme_esmail (문장이 쓰이는 동안, 그리고 머뭇거리는 동안에도 충분히 기다린다.) 숲이 되게 넓어. 사실 어디까지가 그 집 땅인지도 잘 모르겠고. 옛날에, 거기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을 때는 숲지기가 사는 오두막이 따로 있었다고 하는데 그쪽으로 할까봐. 오솔길을 좀 걸어야 돼서 서로 보이지도 않아. 사람들 얘기만 하니까 별로처럼 들리는데 숲을 보면 꽤 기분좋을 수도 있어. 나도 그랬으니까...... 방금 생각한 거라 어머니한테는 아직 안 물어봤긴 한데, 아마 그 쪽을 좋아하실... (문득 말이 멈춘다.) ...지는 몰라도 만나서 얘기하거나 가끔 보러 올 때는 기분 전환 삼아서 나가도 될 테니까.

callme_esmail

2024년 08월 27일 02:40

...가상의 약자에 대한 낭만화?

@Furud_ens (그렇구나... ...꼭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 나오는 곳 같다고 생각한다. 가문과 숲지기와 드넓은 땅... ...당신은 소설의 주인공인 두 서자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쯤 되려나? ...실제 사람에게 하기엔 좀 무례한 생각 같아서 머리 살짝 젓고,) "숲 좋네요." (금지된 숲 말고 숲은 오랜만에 가보는 것 같다. 선선히 끄덕이다가,) "왜 말을 멈췄어요?"

Furud_ens

2024년 08월 27일 13:46

@callme_esmail 당분간은, 어머니에 대해 넘겨짚는 걸 그만하고 싶어서.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겠지, 내 계획대로 따라 주겠지, 같은 거 말이야. 넌 어머니가 분명 나로 인해 기쁨을 얻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걸 알고 있었을 거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된 거, 조금은 더 의식적으로 도리언의 의견을 듣고 싶어. 진실이 어떻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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