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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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h

2024년 08월 18일 23:51

(다이애건 앨리의 작은 주점. 바 테이블에 앉아 주인과 이야기한다. 누가 봐도 퇴근하고 한잔하러 온 직장인 차림새...) 여기까지 올 시간이 없었습니다. 요즘 재판이 오죽 많아야지... 한 잔만, 안 센 걸로. 또 금방 가봐야 해서.

Ludwik

2024년 08월 18일 23:55

@Edith (힘없는 기색으로 주점에 들어온다. 이디스를 못 본 듯 주문부터 했다.) 한 병만. 제일 센 걸로.

Edith

2024년 08월 19일 00:17

@Ludwik (익숙한 목소리에 막 나온 잔을 입에 대려던 걸 멈췄다. 시선은 돌리지 않은 채 한 마디 한다.) 주정꾼을 두고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

Ludwik

2024년 08월 19일 10:41

@Edith (주인에게서 파이어위스키 한 병을 받자마자 “보드카는 없어요? …잔은 두 개 주세요.” 한다. 보드카 병과 술잔들을 움켜쥐고는 이디스 곁에 가 앉았다.) 오늘도 마시러 온 모양이네. …한 잔만 같이 마셔 줘.

Edith

2024년 08월 19일 22:09

@Ludwik 이봐, 난 바빠. (그러면서도 루드비크가 가져온 잔 하나를 집어들었다. 손 안에서 느리게 돌리며 유리에 빛이 산란되는 모습을 본다.) 한 잔만이야... 과음할 생각 없거든, 여기서는.

Ludwik

2024년 08월 20일 14:03

@Edith 마법부는 곧 무너질 거야. 그럼 네가 바쁠 일도 당분간은 없어지겠지… (중얼거리며 이디스의 잔에 보드카를 따랐다.) 그냥… 그럴 것 같아. 전부 무너져내릴 것 같다고. … … (뒤이어 자신의 잔에도 따르고는.) 건배사는 뭘로 할까.

Edith

2024년 08월 20일 23:45

@Ludwik 그래. 지금의 마법부는 무너질 거야. (그 이후의 세상에도 이디스의 자리는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그를... 기쁘게 했던가? 잔을 들었다. 최근 그의 미소에는 늘 자조적인 데가 있다.) ...부끄러운 생을 위해 건배할까.

Ludwik

2024년 08월 21일 13:29

@Edith 그 이후의 세상이 오기까지 며칠의 말미는 생기겠지, 아마도. 그때 푹 쉬어. (그것은 이디스를 기쁘게 하는가? …잔을 들었다. 이디스의 것과 약하게 부딪치곤, 닮은 미소를 지으며 입술만 움직여 속삭였다.) …부끄러운 생을 위하여. (보드카를 한 번에 털어 마신다.)

Edith

2024년 08월 22일 21:27

@Ludwik (대답 없이 잔을 약하게 부딪히고, 단숨에 잔을 비운다. 목구멍이 따끔거렸다.) 러시아 사람들 취향은 알다가도 모르겠어. (빈 잔을 손에 쥔 채 까딱였다. 얼음이 유리에 부딪혀 쨍한 소리가 난다.) ...루드비크. (사이.) '그때'가 오면 넌 어디 있을 거지?

Ludwik

2024년 08월 23일 16:42

@Edith 야, 보드카는 폴란드가 원조라고. (식도와 위장 구조가 느껴지는 시간이 지나고 나자 천천히 취기가 올라왔다. 이제 그는 어릴 때처럼 투덜거릴 수 있었다.) 하여간 영국인들… 스키 붙으면 다 러시아인 줄 알고… (이건 관계 없다… 중얼거리며 한 잔 더 따랐다. 호명에 잠시 옆을 돌아본다.) …암만 영국이 싫어도 고향으론 돌아갈 수 없으니 그냥 여기 있게 되겠지. 난… (투명한 알코올을 내려다본다.) 마법부 건물 근처에 있을 거야. 그냥. 그래야만 할 거 같아서. 눈 먼 주문에 맞아 죽을지도 모르지만. (이어서 던지는 농담.) 내가 죽으면 무덤에 술 한 잔 올려 줘.

Edith

2024년 08월 25일 20:59

@Ludwik 아하하... (나지막한 웃음.) 그 말 오랜만에 들어보네. (이어지는 루드비크의 말과 함께 생경한 괴리감이 그를 덮친다. 그의 앞에 앉아 있는 것은 슬리데린의 광견이 아니라 초라한 패잔병이었다. 학창시절 외치던 영웅과는 거리가 먼, 단지 자기혐오와 허무주의에 빠진 위태로운 청년.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상하게... ...화가 났다.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루드비크의 영웅주의에 동조한 적따위 없는데 같잖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뾰족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렇게 죽으면, 대체 어디에 의미와 진실이 있지?

Ludwik

2024년 08월 26일 14:29

@Edith (또 한 번 술을 털어 마시려던 손이 멈춘다. 천천히 잔을 비우곤.) 그래. 그렇게 죽으면 의미와 진실도 없어지지. 찾을 기회조차 없어지겠지.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면?

끔찍한 사실을 깨닫기 전에 도망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뭔지 알아? (“이해해?”라고 묻지 않았다. 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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