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18일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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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h

2024년 08월 18일 23:51

(다이애건 앨리의 작은 주점. 바 테이블에 앉아 주인과 이야기한다. 누가 봐도 퇴근하고 한잔하러 온 직장인 차림새...) 여기까지 올 시간이 없었습니다. 요즘 재판이 오죽 많아야지... 한 잔만, 안 센 걸로. 또 금방 가봐야 해서.

jules_diluti

2024년 08월 19일 00:36

@Edith 술 많이 마시면 간 상해요, 이디스. 그 똑똑한 머리도. (당신의 곁에 털썩 앉으며 말을 붙여온다. 느긋한 태도로 수첩을 넘기며 덧붙인다.) 전 오렌지 주스 한 잔만 주세요... 네? 없다고요? 그러면 무알콜 칵테일로 아무거나... 감사합니다!

Edith

2024년 08월 19일 01:32

@jules_diluti 치료마법이란 그때를 위해 존재하지. (무심하면서도 묘하게 날선 말투로 대꾸했다. 말없이 술만 마시다가) ...할 얘기라도 있어?

jules_diluti

2024년 08월 19일 12:40

@Edith 마법은 만능이 아니라구요. 평소에 미리미리 건강관리 해두는 게 중요하지. 조깅이라도 시작해야 하나 싶은데 영 귀찮네요... 아, 감사해요. (바텐더에게 살갑게 인사하며 무알콜 칵테일을 받아든다. 당신 말에 웃으며 어깨를 툭 건드리고는.) 에이, 저희가 용무가 있을 때만 어울리는 사이예요? 좀 더 친하게 지내자구요. 저 고민 상담도 꽤 잘한답니다?

Edith

2024년 08월 19일 22:33

@jules_diluti (살갑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학창 시절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그럴 것이고...) 그런 생각을 했어. 어쩌면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넌 본래 이런 사람이고, 내 쪽이 보고 싶은 것만 본 거지. (반쯤 빈 잔을 내려놓았다.) 그럼 널 이전처럼 대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jules_diluti

2024년 08월 20일 14:32

@Edith 원하신다면 저희의 옛 추억들을 되살려 드릴 수도 있어요. 예컨대 제가 찻잔에 코를 깨물렸다가 당신이 떼어내준 거라던가, 부활절 연휴 때 집에 가지 않고 같이 공부했던 거? (어깨를 으쓱한 뒤 손을 뻗어 당신의 잔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아니면 당신 말대로 이전 일들은 전부 잊어버리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도 있겠죠. '비즈니스적으로'요. 양심 챙길 나이는 지났잖아요. 나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어요. 단순히 재물과는 차원이 다른 것들을요. 이디스, 선동에 필요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Edith

2024년 08월 21일 00:22

@jules_diluti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잊겠다고 한 적 없어. 잊지도 않았고. 다만 그 기억 속 인물의 본질이 굶주린 선동가였음을 인정해 주겠다는 것 뿐이야. (당신이 잔을 끌어당기자 눈에 띄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 너는, 그전까지는 양심을 챙기고 있었고? 비지니스에 대한 이야기라면 내 의사는 이미 밝혔던 걸로 기억하는데. (테이블에 팔을 기댄 채 이마를 매만졌다.) ...글쎄. 네가 더 잘 알 테니 말해봐. (건성으로 대답한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21일 13:07

@Edith 뭐, 기술적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깨를 으쓱인다.) 중요한 건 체제의 실패자와 영웅을 만드는 일이죠. 경계해야 하는 실수와 숭상할 미덕을 정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머글 태생들의 영웅이 될 거고요. 체제의 변혁이 아닌 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한... (잔에서 손을 뗀다. 두 손가락으로 프레임을 만들어서 당신의 얼굴을 그 안에 가둔다.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이상적인 예시. 그리고 최초의 영웅을 홀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권력을, 부를, 명예를,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쥐여줄 거예요. 결코 버림받지 않을 거고요. *안정적인 미래*. 당신이 프로파간다가 된다면 얻을 수 있는, 가장 달콤한 열매죠. 그걸 원하잖아요?

Edith

2024년 08월 22일 21:22

자기/타인에 대한 (사전적 의미의)혐오

@jules_diluti 허. (헛웃음을 뱉었다. 어쩌면 자조였을지도 모른다. 꿈꾸는 듯한 목소리가 거북하다. 익히 알아온 반발심이다. 당신의 손 사이로 비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여전히 그것을 혐오한다. ......그는 당신이, 그리고 자신이 혐오스럽다.

불현듯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샹들리에. 웃음소리. 그와는 다른 사람들. 테라스. 그곳에서 그는 한 남자와 서 있었다. 그게 몇 년 전이었더라? 남자가 쥔 크리스탈 잔에 빛이 쪼개졌다. 부, 권력, 명예. 그리고 당신이 말한 모든 것...) ...그래, 더없이 달콤하지. ("참 달콤한 말이야. 그렇지 않나?") 그만큼 역겹고. ("그만큼 역겹죠.") 하나만 묻자. (당신이 끌어당겼던 잔을 도로 가져와 단숨에 비운다.) 넌 왜 이런 일을 하지?

jules_diluti

2024년 08월 22일 23:45

@Edith (샹들리에와 웃음소리, 빛나는 몽상가들의 시대. 쥘 린드버그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 속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었고, 당신은 아니었다. 술을 들이키는 모습을 말끄러미 응시한다.) 백 번의 아부, 백 번의 노력보다 훨씬 확실하게 당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에요, 이디스. 그런데 당신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네요. (턱을 괴고 곰곰 생각하다가.)

생선 장수에게 왜 생선을 파는지 물어본 적 있어요? 바텐더에게 술은 몸에 해로운데 왜 이런 걸 파는지 따져본 적은요? 저는 글과 말, 마음, 때로는 사람을 매매해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냥... 타고났으니까. 재능에 맞는 일을 하고 그 성과를 목도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 (당신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그러니 믿으셔도 좋아요. 제겐 어떤 악한 계략도 없으니까요. 당신 앞에 앉아있는 건 그저, 영향력을 즐기는 사람일 뿐이에요.

Edith

2024년 08월 24일 20:57

@jules_diluti 자신을 과대평가하는군, 쥘 딜루티 린드버그. (내용만 봐서는 명백한 비아냥이지만 목소리는 늘 그렇듯 무미건조했다. 말의 저의를 모호하게 하는 것은 꽤 편리한 대화 방식이다.) 목적을 이루는 것이 반드시 행복으로 연결되지는 않지. (위글 딜루티의 말이 맞다.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이 세계는 그의 낙원이 아니다. 하지만 애초에 유토피아의 존재를 믿은 적 없다. 누군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낙원이라고 믿는다면 그건 그렇게 믿기로 결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은 이 세계에 완벽히 들어맞으며 결코 이 세계의 적이 될 일 없으리라 믿는다. 그런 오만과 순진함이 역겨웠다.) 넌 지금 행복해?

('어떤 악한 계락도 없다'라. 그래,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다. 언제나.) 생각 좀 해볼게. (그는 술값을 치르고 일어날 준비를 한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24일 22:45

@Edith 다들 제가 행복하냐고 묻는군요. 꼭 제 행복을 원치 않는 사람들처럼요. 이러한 삶의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다, 저토록 완벽하게 만족스러울 리 없을 것이다, 최소한 밤잠이라도 설치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처럼... 그 기대를 저버리게 되어 유감이에요. 최소한 나는 술에 의지해 젊음을 태워 없애고 있진 않아요.

(당신이 일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다 명함을 하나 내민다. 값비싼 재질의 종이와 금테. 그 위엔 '위글 딜루티'라고 쓰여있다. 간략한 주소 역시. 모피 코트를 정리하고 따라서 일어난다.) 생각 있으시면 이쪽으로 연락 주세요. 저한테 연락이 닿을 거예요. 그러니까, 대외적인 제 쪽이 아니라 '이쪽'일을 하는 저한테요. (그리고 미소.)

Edith

2024년 08월 25일 23:55

@jules_diluti (그는 명함을 받아들고, 짧은 눈인사를 끝으로 가게를 나섰다.)

(그리고 ‘위글 딜루티’ 측으로 서면을 통한 연락이 들어간 것은 종전 이후였다. 내용은 간결했다. 형식상의 말이 몇 줄 따라붙었으나 사실 첫 한 문장으로 충분할 것이다. ‘I tak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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