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손을 흔들어 당신을 반긴다.) 안녕하세요, 줄리아! 마침 여기서 만나네요. 요즘은 좀 바쁘죠? 일하시는 중이었어요?
@jules_diluti (성가신 벌레가 달라붙었을 때 지을 법한 표정, 지금 줄리아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딱 그러한 류의 표정이었다.) 조금 전에 끝났어. 날 또 그 가문들의 사교 파티에 끌고갈 생각으로 부르는 거라면, 내 대답은 '싫다'라고 미리 말해둬야겠네.
@Julia_Reinecke 아이, 참. 언제까지 그렇게 피하실 거예요? 줄리아도 슬슬 미래를 생각하셔야죠. 업무에 열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에는 적당한 사교 활동만한 게 없어요. (당신을 따라가며 조잘거린다.) 줄리아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거잖아요. 혹—시라도 아이가 생기기 전에 마법부 고위직에 발 한 번 걸쳐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jules_diluti (정말이지. 저걸 실렌시오 시킬 수도 없고, 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가 결혼을 하든 이대로 혼자 살든, 승승장구하든 아니든 네 알바는 아닐텐데. 왜 이렇게 간섭을 하지 못해 안달인지. 지난 번에 얼굴 비췄으면 충분하잖아.
@Julia_Reinecke 그야 우린 친구니까요... ... 친구끼린 서로 돕고 사는 게 아니었나요? (눈썹을 슬퍼하는 듯이 추욱 늘어뜨린다.) 저번에 같이 갔을 때 재밌었고 말이죠. 아니, 문신을 받기 전엔 그토록 설 자리를 만드는 데 열심이셨던 분이 왜 문신을 받고 난 뒤엔 몽땅 만족한 것처럼 구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줄리아는 살면서 이루고픈 게 없으신가요?
@jules_diluti (‘너만 재미있었겠지.’ 라고 말하는 듯 한 번 눈을 굴리고 한숨을 내쉰다.) 이곳이 내 설 자리니까. 난 많은 걸 바라지 않아. 내가 그랬다면 후플푸프가 아닌 슬리데린에 갔었겠지. 안 그래? 난 너야말로 도대체 뭘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어. 쥘 린드버그. 그렇게 사교 파티에 가서 순수 혈통들에게 알랑방귀를 뀌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믿지도 않는 말을 지껄여서 얻으려는게 뭐지?
@Julia_Reinecke 기숙사는 사람의 자질에 대해 아주 조금밖에 말해주질 않는걸요. 저나 당신이나 슬리데린에 갔어도 잘 해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어깨 으쓱하고는.) 권력이죠. 어딜 가든 인정받고, 모두가 내 말을 청종하며... ...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 나는 꼭대기에서 본 풍경을 잊지 못해요. 그 힘을 계속해서 내 손아귀 안에 둘 수 있다면 이 정도 노력이야 아주 사소하죠. 이제는 모두가 날 알고 존중하니 전만큼 아부 떨 필요도 없고. 잔디밭 관리하는 기분으로 적당히 파티에 나가주기만 하면 돼요... 비슷한 처지의 친구랑 동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견딜 만 하고요!
@jules_diluti ...... (가만히 당신을 보다가 픽 웃는다.) 정말이지, 누가 알았을까. 언제나 다정한 쥘 린드버그, 친구를 걱정하는 쥘 린드버그, 상냥하고 착한 쥘 린드버그가 이러리라고 말이야. (빈정거린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그런 당신을 믿고 의지했을까? 그조차도 한때는 거기 속했었다. 당신과 멀어진 뒤에도 꽤나 오랫동안, 그 본질만큼은 의심하지 않았었지. 돌이켜보면 우스운 일이다.) 그래서, 그 비슷한 친구가 나이고? 나는 그럼 결국 네 들러리에 불과한 거 아닌가?
@Julia_Reinecke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싱글거릴 뿐, 별다른 말을 붙이지 않는다. 이런 일에 대해선 노 코멘트가 최선이다. 제아무리 관계가 무난한 수준으로 개선되었다곤 해도, 자신이 당신을 피조물 삼았던 때를─ 그리고 그 시절 당신의 '약함'을─ 상기시켜줬다간 꼼짝없이 크루시오를 맞고 말 테니까. 역린은 건드려선 안 된다.) ...서로가 서로의 들러리라고 생각하면 안 되나요, 줄리아? 제가 당신의 들러리가 되어줄 수도 있어요. 언젠가 결혼을 하시게 된다면 부케도 받아드릴 수 있는데.
@jules_diluti 나는 너 같은 들러리 필요 없어. 린드버그. (그의 세계는 단순했다. 모두에게 두려움과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강자와 나약해서 서로를 끌어안고 사는 약자. 상당히 흑백논리적인 이 세계관에 들러리가 들어갈 틈은 없었다. 그것이 그가 사교계에서 그다지 먹히지 않는 이유겠지.) 내가 결혼을 하더라도 네게 부케를 줄 일도 없고. (한숨을 내쉰다. 당신을 상대하는 일은 언제나 미묘한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너는 이미 약혼을 했잖아. 이름이 뭐였지? 다이애나, 뭐시기였던가.
@Julia_Reinecke (그렇다면 당신의 이분법적 세계 속에서 그는 어디에 위치하는가? 일신의 무력이 강대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강자에 편승해 교묘한 말솜씨로 약자들을 위한 감옥을 지어 올리는...) 다이애나 샬롯 앨봄이요. 나이는 좀 있어도 우수한 혈통의 집안 출신이에요. (뿌듯한 기색이다.) 전쟁이 끝나면 머지않아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으니까, 꼭 와주세요. 네? 축의금은 안 주셔도 돼요. 그리고 제가 부케를 받아드리겠다는 제안은 당신을 위한 거라고요. 저 아니면 누가 또 그런 역할을 해주겠어요? 저야말로 당신의 좋은 친구고.
@jules_diluti (어쩌면 그 점이, 당신이 짜증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 잔악한 다정이, 교활한 순진이, 결과적으로 강자에 봉사하는 그 '상냥함'이, 싫어서. 그런데 같은 편인지라 마음 놓고 증오하고 짓밟을 수도 없어서......) ...... 왜 그렇게 '좋은 친구'에 집착하지? 어차피 진짜로 그런 데 신경을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여전히 불쾌한 기색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됐어. '생각은' 해 보지. 안 가면 또 그만큼 귀찮게 할 거잖아.
@Julia_Reinecke (세계는 칼을 긋듯 나누어지지 않고, 때로는 깃펜과 양피지가 지팡이보다 강하며, 일신상의 무력을 제아무리 갈고 닦은들 '상냥하게' 강자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약자와 같은 편에 설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 살아있는 증거와 같은 청년은 방글거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좋은 친구'에 집착하는 이유라. 있잖아요, 우호적인 관계라는 건 좋은 거예요, 줄리아. 마왕님 정도 되는 분이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라도 영원히 강할 순 없거든요. 그럴 때 우리가 몰락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건 주변과의 인간관계죠. 거미줄처럼 빈틈없이 쳐놔야 해요.
우리는 4년 전 동맹을 맺었어요, 안 그런가요? 그 동맹이 실제론 그리 강하지 않더라도 주변에 자랑하고, 과시하고, 실제보다 튼튼한 것처럼 이야기해야 해요. 그래야 사람들이 함부로 '우릴'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순혈이지만 약한 나. 강하지만 혼혈인 당신.)
@jules_diluti ...... ('나는 그런 날이 온다면 차라리 몰락해버리고 싶은데.' 당신의 말을 들으며 그는 생각했다. '더이상 강할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그러나 그는 그것을 굳이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단지 불쾌감 어린 표정이 사라지고, 조용히 당신을 볼 뿐이었다.) 동맹이라...... 그래. 그랬지. 그게 네 이유였군. 계속해서 나를 닦달하고, 어디에나 끌고 다녔던 게 말이야.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하지만 제아무리 거미줄처럼 쳐놓는다고 해도 말이지. 너를 적대하는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을텐데. 안 그래? 네가 편을 정한 이상. 그런 건 어떻게 할 셈이지?
@Julia_Reinecke 피차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위협적인 친구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당신은 싸우는 것밖에 모르지 않고 적당한 연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손바닥으로 뒷목을 문지른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신기한 일이다. 가끔은 세상이 이토록 편할 수 없다고 생각되면서도, 가끔은 피로하기 그지없으니.) 그러면 더 큰 권력을 잡을 거예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마왕님께 더 큰 신임을 얻어내야죠. 절 제거하는 일에 너무 큰 위험이 따라와서, 그걸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