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hweh_1971 안녕, 헨. (마법부 건물이 보이는 곳에 걸터앉아있다가 인사를 건넨다. 옆에는 처음보는 마법사 둘이 덜렁 서있다.) 저긴 어땠어? 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은데. 다들 말리더라고.
@yahweh_1971 아, 그래도 될까? 솔직히 둘이나 붙여놨으면, 가까이 가서 구경은 해도 되지 않나 싶었는데... 안된다더라. 너무 어린애같은 투정이었나. 하지만 난 아직 21살인걸. (일부러 낭랑한 목소리로 그리 말한다. 몸을 일으켜 당신의 손을 잡는다. 뒤에서 무어라 참견하는 말에, 소리없이 혀를 찬다. 다른 사람들은 못 봤겠지만, 당신에겐 분명히 보였으리라. 고개를 돌려 어색히 웃는다.) 위험하다는 건 저도 알아요. 네, 네. 하지만 잠깐 다녀오는 거니까요. 안 믿기신다면 동행하셔도 돼요.
@yahweh_1971 그럼. 네 말대로 아리땁고 혈기 왕성한 나이지. 더욱이 우리는 누가 억누른다고 눌려질 사람들이 아니니까... (그러곤 맞잡은 손에 힘을 준다. 걸음을 성큼성큼 옮기니 브레이즈 머리카락과 베일이 뒤로 휘날린다. 마법사들은 서로 수군대다가 거리를 두고 둘을 따라온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그들을 없는 사람 취급하며 말을 잇는다.) 헨은 취재차 여길 온 거니?
@yahweh_1971 (10년 전, 호그와트의 입학생이었던 때가 떠오른다. 한 손에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다른 손엔 '집요정들' 인형의 손을 잡고서 교내를 돌아다녔었지... 온기만큼 의지가 되는 기억이다. 적어도 이 참혹한 현장에서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주니까.) 아무리봐도 헨은 워커홀릭처럼 보이는데... 아니었어? (정장 바지를 한 손으로 올려 고정해, 피가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이런 곳을 구경하러 온 것도 놀랍지만... (물론 임판데도 이 상황을 살피러 왔다.) 네가 일중독이 아니라는 게 더 충격적인걸.
@Impande
설마. 날 정의하고 소개할 말이 '예언자일보의 기자'뿐인 삶은 사양하겠어. 요즈음 열심이었단 건 인정하지만...... (손끝에 살짝 힘이 실리곤 풀어진다. 내일이면 잠시나마 휴가를 얻을 테니, 진정 방관자로서 당신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이 격돌하는 풍광은 적잖이 마음을 찢어놓겠지만, 며칠간 늘어져 애도하고 괴로워하고 나면 일은 전부 끝날 것이었다. 어깨를 가벼이 으쓱인다.) 아, 저쪽은 피해야겠다. 아직 살아있나? (낯선 얼굴이 쓰러진 것을 힐끗 본다. 회색이었을 망토는 핏물에 척척하게 젖었다.)
@yahweh_1971 인정하지만...? ... ... 글쎄. 워커홀릭이라고 해서 정의할 말이 하나로 줄어드는 건 아니지. 나만해도 신발에 평생을 바쳤지만... 나를 소개할 말들은 신발장인 외에도 많잖아? (찔리기라도 했나. 회피하고 고립되어 있는 건 자신있긴 하다.) 그래도 너 자신을 챙길 줄 알아서 다행이다. (당신이 말한 곳을 바라본다. 확실히 사지가 멀쩡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이 거리에선 잘 모르겠는데. (심드렁하게 건물 잔해를 넘어간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참 화려한 방식을 선호하는 거 같아... (주어는 생략되었다. 모르가나 가민이라는 이름을 대놓고 꺼낼 순 없었나보지.)
@Impande
그렇다면 뭐가 사람을 정의하지? (관계와 일을 모두 제외한다면. 외견? 성격? '혈통'? 대화와는 어울리지 않게 조금 쪼갰다. 구두 끝이 콘크리트 부스러기를 뚝 밟아 부러뜨린다.) 챙긴다고까지 표현해도 될까...... 뭐, 지긋지긋한 야간 근무가 끝났을 때 산책을 선사하는 것도 하나의 복지지. 굳이 들여다보진 마,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니까...... (헐떡이는 생존자의 숨소리는 밤의 적막에 파묻힌다. 바람 소리나 조금 들릴 뿐이다. 이어 잠시 말을 골랐다.)
...... ...... 좋은 퍼포먼서야, 그 사람. (이름을 부르는 것이 껄끄럽진 않지만. 호의도 비난도 없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영리한 거지. 안타깝게도 못됐지만.
@yahweh_1971 존재 그 자체. (단언한다.) 이름 역시 정의에 많은 영향을 주지만, 나는 언어를 익히기 전에도 내가 임판데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행운이었지.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오랫동안 헤매던데. 나는 항상 제자리에 있었으니... (코웃음을 친다.) 그걸 사내복지라고 부를 수 있는진 별개의 문제겠지만 말이야. 내가 누굴 고용한다고 해도, 그것보단 더 대우해줄걸. (베일을 손으로 만지작거린다. 뭐... 저 사람은 날 쉽게 알아보겠네) 잘 보이지도 않으니까 걱정마. (어둠은 온 세상을 삼킨다. 빛에 민감한 눈동자로도, 피에 얼룩진 잔해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 곳에서는 진심도 금방 묻혀 사라지려나.) 나는 그 사람이 늘 자신을 위해 공연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 선악은 정당화를 위한 도구일 뿐, 결국엔 만족감만이 기준인... (하지만 정녕 나는 그와 다른가. 돌아올 대답은 없기에, 우두커니 허공을 올려다본다.)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