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generosewell (찻집에서 여유로이 차를 마시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익숙한 얼굴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서 당신에게 다가간다.)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안녕, 로즈웰. 웬일이야?
@Julia_Reinecke 라이네케잖아. 안녕. (자연스레 당신의 맞은편 자리로 가 앉는다.) 오늘 휴가를 써서, 잠시 나와봤어. 오후엔 들어가봐야 하지만. 여기 앉아도 될까?
@eugenerosewell 물론이야.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앉으라고 손짓한다.) 마법부 직원은 바쁘네. 하루 휴가도 못 낸 거야? 정말이지, 안 들어가길 잘 했다니까.
@Julia_Reinecke 고마워. (슬쩍 앉는다.) 아, 내가 말을 잘못했네. 하루 휴가야. 이따 들어가는 건, 집에서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 (너도 알 것 아니냐는 눈짓을 해 보였다) 마법부는... 바쁘지. 운신하기 불편하기도 하고. 부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내가 있는 부서는 특히 그래. 아무래도 위즌가모트 부속이니까.
@eugenerosewell (당신의 말에 눈썹을 한 번 까닥이더니, 이내 눈이 부드럽게 휜다.) 그렇군...... 사실 너라면 굳이 마법부에 취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말이지. 그렇지 않아도 영향력은 충분하잖아? 좀 귀찮지 않아? 번잡스럽고.
@Julia_Reinecke 사실 취직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지. 하지만 아버지께서... (이 말을 꺼낼 때 그는 어딘지 슬퍼진다.) 또 작은아버지께서 직장은 있는 게 좋다고 하시더라고. 무직이라고 하면 체면이 안 설 때가 있는 법이라고... 그리고, 음. 나중에 위즌가모트 의원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eugenerosewell ...... 아. (당신이 '아버지'를 언급할 때, 살짝 눈을 내리깐다.) 내가 괜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네. (조용히 차를 홀짝인다. 당신이 부탁한 '그 조사'는 여전히 진척이 쉽게 나지 않았다.) 언제나, 유감이야. 그 이야기는. (찻잔을 내려놓고는.) ...... 완전히 다른 세상 이야기 같네. 나는 가게에서 손님들이랑 다투기나 하는데 말이야. (웃는다.) 뭐, 너한텐 잘 어울려.
@Julia_Reinecke 아니야, 그 이야기가 거기로 흐를 줄 누가 알았겠어. (옅게 웃어보이고) 아무래도 난 앞에 나서서 싸우는 것과는 맞지 않지. 전투든 실랑이든... 그런 의미에서 잘 들어온 직장이라고 생각해. 참, 그러고 보니 저번 13번지 의뢰 말인데. 어제 가 보니 무사히(...) 문을 닫았더라. 네 덕분이야. 보수는 저택에서 치러도 될까?
@eugenerosewell ('무사히'란 단어가 시체가 벽에 걸리고 가게가 악마의 화염에 휩싸인 것을 의미한다면, '무사히' 문을 닫기는 했을 것이다.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차를 들이키며.) 당연하지. 오늘 일 마치고 찾아가든 할게. (생긋 웃는다.) 확실히 너랑은 안 맞을 것 같긴 해. 가게 손님과 실랑이 하는 유진 로즈웰이라니...... 그건 예전에 시프가 하던 코미디에서나 나올 것 같은 모습인걸. 리디큘러스 주문을 맞은 보가트에서도 가능하려나? (그렇게 농담을 늘어놓으며 가볍게 낄낄거리다가.) 안 어울리지. 응. 그런 걸 보면, 각자에게 걸맞은 자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단 말이야. 누군가는 앞에 나서고, 누군가는 뒤에서 조력하고, 누군가는 짓밟고, 누군가는 짓밟히고. 그렇지?
@Julia_Reinecke 오, 가게 손님과 실랑이를 하는 건 정말 피하고 싶은걸. 누군가의 보가트가 나라면... 리디큘러스 주문을 맞으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네. (농담 받아주며 웃다가) 그렇지.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 빼앗는 자와 빼앗기는 자는 정해져 있기 마련이야. 우리가 피식자가 아님을 감사할 뿐이지. 어디에 감사할지는 모르겠지만.
@eugenerosewell 감사할 것까지야. (찻잔을 내려놓고는.) 피식자는 피식자인 이유가 있지. 나약하고, 지팡이를 휘둘러서 자신을 제대로 방어할 줄도 모르고, 사람을 쉽게 믿고, '정의'가 승리할 거라고 헛되이 희망하고, 자신은 안전할거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그런 인간들이 당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거야. 오히려 그렇지 않다면, 그거야말로 무언가 잘못된 거겠지. (두 손을 무릎에 기댄 채로 여유로이 당신을 바라본다.) 마찬가지로 너와 내가 포식자라면, 그건 순전히 우리가 강하기 때문이야. 거기에 감사할 이유는 없지. 누군가에게 빚을 진 게 아니니까. (잠시 눈을 굴리더니.) ...... 뭐, 생각해보니 너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타고난 부분도 있으니.
@Julia_Reinecke ...그래, 나는- (자신이 로즈웰의 자손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한다. ) 타고난 것이 있으니까.(타고난 것으로 여기까지 왔으니까, 라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강한 건 사실이지. 물려받았든 어쨌든, 그건 내 것이야. 그러니 포식자의 자리에 있는 거고. 네 경우는 스스로 이룩했으니 말할 것도 없어.
피식자들은... 그들을 동정할 필요는 없지. 네 말대로.
@eugenerosewell 결국 쟁취하지 못한 건 그들이야. (당신을 달래듯 이야기한다.) 남에게 기대느라, 남들 위에 서려는 노력도 하지 않아. 무력하게 짓밟히면서 눈물이나 흘리지. 아니면 그 애정 때문에, 연민 때문에, 그 모든 한심한 감정들 때문에 발목이 잡혀버리는 거야. 스스로 제 발에 족쇄를 차고 그게 자신들을 강하게 해주리라 믿는 그 착각이란! 결국 그 ‘선’이란 것 때문에, 살인 저주 하나도 제대로 못 쓰는 주제에. 뭘 알겠어? 온 마음을 다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 그게 얼마나 강한 힘을 주는지. 걔들이 뭘 알겠냔 말이야. (다리를 꼬고, 빙그레 웃는다.) 그러니 우리와는 다르지.
@Julia_Reinecke ...그렇지, 네 말이 옳아. 나도, 비록 '정식 일원' 은 아니지만,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 저주를 쓸 테니까. (이게 과연 진실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무용한 것에 발목을 잡히는 것은 어리석은 자들이나 할 만한 일이지. 나는 물려받은 것을 지키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해... 그것이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일이니까. 이제껏 누려온 것이 있는데 그것 없이 살아갈 자신은 없거든.
@eugenerosewell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지만, 그것이 진정한 공감과 호의를 의미하진 않았다. 그의 ‘강함’과 당신의 ‘강함’은, 그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하는 것과 당신이 지켜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달라서. 당신이 로즈웰이 아니었다면 면전에서 비웃음을 날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전히, 가까우면서도 가장 서로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라.) 그렇겠지...... (그는 찻잔을 들고 조용히 차를 들이켰다. 코끝을 감도는 향이 어딘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아무튼, 또 ‘걱정거리’가 생기면 언제든 이야기해 줘. 서로 돕고 사는 거니까. 그렇지?
@Julia_Reinecke ...그래, 그러지. 이야기를 들어 주어서 고마워. 라이네케. 너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내게 말해. 가능한 것이라면 뭐든 구해 줄 테니.
@eugenerosewell 물론이야. (잔을 내려놓고 힐끗 그 안을 들여다보자, 김이 나던 차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럼, 이만 일어나야겠네.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를 가볍게 손으로 쓸며 움직인다.) 조금 이따가 보자, 로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