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ac_nadir (아이작이 제 옆에 앉자마자 불편해하는 기색으로 종이를 갈무리했다. 그의 시선은 아이작의 치마 언저리에 잠시 가 있다가, 다시 종이 안쪽으로 향한다.) …생일은 물론 지났지. 내가 기대되는 건… 전선에 나가는 것 말이야.
@isaac_nadir … … (아이작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하. 웃기고 있네… 근거는?
@Ludwik (이어지는 말은 섣부르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니까. 그러나 당신의 시선이 그에게 이전부터 겪었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자신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시선을. 그러니까, 그는 당신에게 되갚고 싶다. 당신을 당신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적어도 몇 년 전의 보가트 수업에서 목격한 것이 변함없다면 당신은 영웅이 되고 싶지 않은가?) 넌 카메라를 들었잖아. 알지 않니? 찍힌 대상만큼, 찍은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도 관건이잖니. (사이.) 내가 묻고 싶은 건, 전선에 나간 모든 사람이 영웅으로 여겨지니? (사이.) 그렇다면 너도 곧바로 영웅이 되겠지. 하지만 아니라면, 어떡할 생각이니.
@isaac_nadir (그제야 아이작이 왜 불쾌해하는지 깨닫는다. 이건 진심으로 묻는 질문이 아니라 그저 되갚음이다. ‘내가 뭐 했다고 이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는 억울해하면서도… 수치스러웠다. 왜? 대관절 무엇이 수치스러웠던가?…) …전선에 나가더라도 모두가 영웅이 될 순 없어. 영웅적인 희생을 택할 수 있고, 실제로 택하는 ‘정말로 남자다운’ 사람 한정이지. (빈정대듯 웃는다.) 물론 난 그럴 수 있고.
@Ludwik ... 남자만이 영웅이 될 수 있단 말이니? 그렇다면 난 결코 영웅이 되지 못하겠네. (전선에 나갈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비겁자라고 해도 좋을 얄팍한 마음가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당신의 칭송을 듣고 있으면, 대단히 잘못된 일처럼 느껴져서 죄책감이 든다.) 축하한다, 루드비크. 넌 네게 확신이 있어서 좋겠다. (그는 질투와 허탈감에 마주 웃는다. 아직 질문이 남아 있다. 단 이번에는 되갚음이 아니라 진심이다.) 하나만 더 묻고 싶은데. 네게 희생은 영웅이 되기 위한 수단에 그치는 거니? 그럼 20명이 희생당하기 전에 죄 없는 10명을 고르면 그게 "네" 희생이 되니? (사이. 그는 4학년 때 당신이 제시한 문답을 기억한다.) 난 아직 이해가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