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2일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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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eclark739

2024년 08월 02일 21:56

방학 때 계곡에 다녀왔는데, 물이 시커먼 색이었다. 죽음을 먹는 자가 들어가면 익사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어. 갈래? (방학 때 어딜 다녀왔어? 후배들에게 대충 거짓말을 하고 돌려보냈다.)

Impande

2024년 08월 02일 22:31

@Kyleclark739 (식사를 마쳤는지, 냅킨으로 입가를 슥슥 닦는다.) 시커먼 계곡이라니, 희한한 곳에 갔다왔네. 여전히 특이한 관심사를 가졌나봐, 카일.

Kyleclark739

2024년 08월 03일 00:13

@Impande 가볼래? 집요정 데려간다고 뭐라 하는 사람 없을 거 같은데. (그는 이제 막 식사를 시작하려는 듯 주전부리들을 산만하게 쪼개고 있었다.) 조용했어.

Impande

2024년 08월 03일 00:24

@Kyleclark739 사양할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곳인 모양이니까. (당신의 손을 보며 미간을 조금 찡그린다.) 어이. 거긴 몰라도, 여긴 너 때문에 시끄러워지고 있잖아. 좀 그만둬.

Kyleclark739

2024년 08월 03일 10:32

@Impande 그럼 안전이 보장된 곳은 어딘데, (쪼갠 주전부리 하나를 입 안에 집어넣었다.) 나는 네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

Impande

2024년 08월 03일 17:18

@Kyleclark739 그런 곳은 없어. 아직은... 말이야. (고개를 느리게 젓고는) 모두가 변했는데. 나 혼자 변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당신을 빤히 본다.) 너조차 많이 변했잖아.

Kyleclark739

2024년 08월 03일 21:15

@Impande 꿈 깨고, 졸업하고, 너무 먼 곳에 부푼 채로 있던 자아를 버리고 전쟁통에 내던져질 준비를 마친 정도지. 졸업하고 뭘 데려갈 거야? (그는 곧 질문을 바꿨다.) 어디 갈 거냐고 묻는 거야. 남들처럼 평범하게 묻는 거다.

Impande

2024년 08월 04일 22:52

@Kyleclark739 그것 참, 비참한 성장이네. 재미없는 어른이 될 준비를 끝낸 모양이야. 카일. '뭘?'(도끼눈을 뜨지만, 반감은 금방 가라앉는다.) 어디든지간에 상관없어. 나의 구두를 만들 수 있는 곳. 그 곳으로 갈거야. 너는 어디로 가려고 그러니.

Kyleclark739

2024년 08월 04일 23:21

@Impande 네가 만든 구두? 아니면 네가 신거나 신길 구두? (질문했다.) 내가 뭘 만들 수 있을지 가장 격정적으로, 결정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 네가 구두를 만들듯.

Impande

2024년 08월 05일 00:10

@Kyleclark739 둘 다. 나는 내가 만든 구두를 신기도 하고, 남에게도 신겨주기도 하거든. (눈을 데구룩 굴리더니.) 너 역시 장인인지는 몰랐는데. 뭘 만들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거야? 공예의 세계는 넓고 다양하다고.

Kyleclark739

2024년 08월 05일 01:41

@Impande 결국엔 오래 신는 신발이 최고더라. 진흙 위를 걷고 시간 위에서 살아남는... 우리 집에 있던 건 다 오래 가질 않았어. (눈꺼풀을 내렸다.) 자물쇠 같은 걸 만들고 싶다고는 생각해. 가장 최근에 만든 신발은 누구 줬어?

Impande

2024년 08월 05일 02:30

@Kyleclark739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더욱... 우리한테 구두를 맡겨야지. 뿌리 깊은 역사를 가졌다고. (그 뿌리 아래에 수많은 시체와 착취가 묻힌 건 둘째치고...) 자물쇠라, 어울리네. (기억을 다시 떠올리듯 눈을 여러번 끔뻑이더니.) 여름 방학 전에 요나스에게 줬던 게... 마지막이었던 거 같네.

Kyleclark739

2024년 08월 05일 11:51

@Impande 내가 네게 구두를 맡긴다 치면, 난 네게 뭘 해주면 되는 거지? (그는 구두 아래에 묻힌 역사를 알지 못한다. 구두는 구두다. 생활을, 삶을 이루는 물건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금방 닳아 없어짐에 있어도 아쉬움 하나 가져본 적 없었다.) 요나스에게 줬다면 꽤 멋진 구두였을 거 같은데. 너는, 장인이라 불릴 수도 있는 거겠지.

Impande

2024년 08월 06일 00:35

@Kyleclark739 여러 방법이 있겠지. 돈으로 지불하거나, 아니면 물질적이지 않은 걸로 지불하거나... (당신의 말에 기가 차다는 듯이 고개 저으며 웃는다.) 장난해? 장인이라고 불릴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나는 장인이야.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그렇게 불려왔다고. 그냥 멋진 구두일 뿐만 아니라, 주문한 사람의 모든 것에 맞춘 구두였지. 맞춤화란 그런 거니까.

Kyleclark739

2024년 08월 06일 00:57

@Impande 장인이면 부담도 심할 거 같은데. 대대로 내려오는 거면 그 뿌리 깊은 게 내 대에서 끊길 수도 있다는 생각 안 해? (장인이란 것에 대해, 그들이 만든 것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나 할 법한 질문이었다. 오래 가져본 물건이 없는 사람이.)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진 구두라는 거, 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Impande

2024년 08월 06일 23:56

@Kyleclark739 끊기면 끊기는 거지. 왜 그런 걸 걱정하니. (지나칠 정도로 명쾌한 대답이다.) 어떻게 기술이 영원할 수 있겠어. 뭐... 내가 아니더라도 구두를 만들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마법세계에 없어서 그렇지. (혹은 '사람'이 아니라 집요정이려나... 같은 생각을 한다.) 설명해준다고 해서 느낄 수 있겠니? 직접 받아봐야 알 수 있지.

Kyleclark739

2024년 08월 07일 23:44

@Impande 그래, 네가 걱정 안 하는데 내가 걱정하는 것도 웃기긴 하겠다. 끊기면 사람 아니어도 집요정들이 실컷 만들어줄 테고. (역시 무례한 발언이었다.) 직접 받아볼 만큼 인복이 많지 않아. 혹시 구두를 선물로 준다는 건 어떤 의미야?

Impande

2024년 08월 09일 04:42

@Kyleclark739 ...집요정을 누르면 신발이 나오는 마법 정도로 생각하는 건 아니길 바라. (아니면 내가 널 꽈악꽈악 눌러버릴거야. 건조한 얼굴로 농담하더니.) 보통 구두를 선물로 주면 도망가라... 같은 의미긴 하지. 근데 만약 너한테 수제맞춤화 사준다고 하는 사람있으면 결혼해라. (...) 그거 보통 일이 아니니까.

Kyleclark739

2024년 08월 10일 23:52

@Impande 기왕이면 좋은 신발로 눌러주길 바란다. 직접 만든 신발을 받진 못해도 그걸로 밟힌 사람은 되어봐야지. (장인의 충고니까 새겨듣겠어, 덧붙였다.) 수제맞춤화라... 결혼이랑 도망... 기왕 도망갈 거면 나한테 도망오라 이런 뜻인가. (...)

Impande

2024년 08월 11일 22:15

@Kyleclark739 ...지금 내가 신고 있는 신발로 밟아줘? (그러곤 한쪽 다리를 까딱거린다.) 최고급 가죽으로, 이 임판데가 직접 만든건데. (뒷말엔 표정이 더 일그러지지만, 어떻게든 포장해주려 애를 쓴다.) 그렇게도... 들을 수 있겠네. 내 말은 보통 정성과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 그 사람은 꽉 잡으라는 거였어. 혹시 네게 만약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 공방에 와라. 조금 할인 해줄게. (틈새 영업을 시도한다.) 사랑한다면 임판데 구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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