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by 그래요? (뒤쪽에서 뭔가 끼적거리고 있다가.) ...세실은 어떤 점이 마음에 드셨어요?
@callme_esmail (소리 듣고 뒤돌아서 척척 다가간다.) 너, 뭐 쓰는 건데?
@Ccby 어... ...(보여준다. 그냥 아무 의미 없는 낙서... 당신이 눈썰미가 좋았다면 수첩에 마법이 걸린 것도 알 수 있겠지만. 일단 한눈에 보기엔 그렇다.) 손이 심심해서요? 별 것 아니에요.
@callme_esmail (수첩과 에스마일을 의심스럽게 쳐다본다. 딱히 좋은 눈썰미로 눈치챈 건 아니지만, 교장으로부터 대충 ’주변인들을 의심하라‘는 수업을 들은 직후인지라… 왠지 수상하다는 생각으로 지팡이 꺼내서 수첩에 겨눠 본다. 혹시 모르지.) 아파레시움.
@Ccby (그 수업을 그렇게 해석한 것도 그와 당신의 성격의 차이를 반증하는 것이겠지만... 뻔뻔하게 눈 마주치다가, 글자가 드러나려는 찰나 수첩을 잡아챈다. 언뜻 보인 것들은 "11.05 17:30 -- 거리", "조력자 최소 3명 필요," ...그리고 "대령"을 포함해 불사조 기사단 몇의 코드네임.) ...왜 이러시는 거에요? (조금 언짢은 투. 실은 초조한 것이다. 당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callme_esmail (수첩에 적힌 글자들 몇 개를 보자마자 눈이 커진다. 잠깐 굳어 있다가 천천히 지팡이를 내린다. 에스마일과 수첩을 번갈아 보며…) 너… …뭐야? 네가… 저 이름들을 어떻게 알아?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건- (머릿속에서 모든 퍼즐이 맞춰진다. 서서히 표정이 일그러짐과 동시에 다시 지팡이를 올려서 에스마일을 겨눈다.) 그래, 역시 숨어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던 거였군? 네가 죽음을 먹는 자들의 끄나풀이었어… 네가…
@Ccby (...당신이 눈이 커질 때 이미 무언가를 직감하고, 한숨 쉬며 인정할 준비를 한다. 맞습니다, 사실 저도... 그리고 튀어나온 말은,) ...예? (겨눠진 지팡이-사시나무, 용의 심근, 그의 것보다는 조금 짧은-를 보며 순간 상처받은 얼굴을 했다. 곧 그것이 지워지고, 앉아 있던 의자에서 튕기듯 일어난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모욕적인데요. 브라이언트.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callme_esmail 넌 뒤에서 몰래 레아를 속여가며 여기에 오는 걸 포기하게 만들었어. 누르는 질 나쁜 순혈주의자 무리와 어울리고 있는데 넌 제대로 말리지도 않았고! 그것도 네가 주선한 거지? 요즘 뭘 하고 다니는지도 모르게 항상 수상하더니, 이런 지시를 받고 있었던 거야… 배신자처럼. (겨눈 지팡이를 거두지 않는다. 눈에 서린 분노는 옛날 3학년 때의 것과 비슷한 결을 띠면서도 끝도 없이 불어나는 오해처럼 깊어진다. 물방울은 언제 해일이 되고 이유는 언제 변명이 되는가?…) 아니라고 발뺌할 샘인가? 증명할 수 있어?
@Ccby ...그게 무슨... 그게 무슨, 지금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더듬거린다. 평소의 유창함은 잃은 지 오래다. 당신에게 스스로를 해명하지 않은 지 너무 오래되었고, 당신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 그는 지금 이 해일에 휩쓸리면 안 되는 것을 알고, 그럼에도 변명을 시도해야 함을 알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한 인간이 괴물이 되는가?) (...천장을 향해 고개를 젖히며 웃기 시작한다. 몇 년 전부터는 짓지 않은 종류의 웃음. 다시 당신을 마주하며 양손을 들어올리나, 항복의 제스쳐와는 거리가 멀다.) 대단한 추리력이시네요. 세실. 감탄스러울 정도에요.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어떡하실 건데요? 당신이야말로 증명하실 수 있으십니까? 수첩이야 태우면 되는 것이고, 누구든, 당신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엔... 당신의 평판부터가 부족하실 텐데요. 자신 있으신가요?
@callme_esmail (경계를 놓치지 않고 지켜보다가 어느새 낯설어진 그 웃음소리를 듣자 더욱 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낀다. 그 다음 나온 말은, “만약 그렇다면…” 안에서 무언가가 쿵 내려앉는다. 먼저 멋대로 의심하고 단정지은 것은 자신이지만, 사실 에스마일이 평소처럼 대수롭지 않게 확실한 증거를 내밀면서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 후에는 또 무엇이 있지? 이미 머릿속에서는 어린 시절 소중한 친구의 모습이 희미하고 흐릿한 괴물의 형태로 덧씌워지고 있었는데도…) 네가 비겁한 자식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에스마일 시프. 우리가 전장에서 만난다면 넌 결단코 무사할 수 없을 거야.
@Ccby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전 전장에 나가는 담당이 아니니까요. 제가 뭐하러 당신과 지팡이를 맞대겠어요? (웃음소리가 잦아든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브라이언트(내가 한때 상상했었던 빛나는Dazzling 동지여), 사람을 의심할 땐 신중하셨어야죠. 알고 싶지 않은 걸 아시게 될 수도 있잖아요. 당신은 밤길을 조심하시는 게 좋겠어요. 낮에도 조심하시고... (당신을 그대로 지나쳐간다. 잠깐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것으로 바뀌었다. 아주 익숙한... 당신 자신의 것으로.) 아시다시피, 전 어디에나 갈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