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난 질소만 마셔도 배부른 체질이라... 잠깐, 그 맨드레이크 얘기 혹시 소문났어? (퍼득 고개를 들고 당신을 본다.) 안 되는데, 내 춤 실력이 소문나선... 음, 식사 말이지. 알겠어. (그제야 책을 덮는다.) 쥘이었군. 어때, 방학은 잘 보냈고?
@jules_diluti 안 돼. 이거 공중 부양 마법으로 떠 있는 거란 말이야. (물론 그럴 리가 없다... 애초에 그는 지금 앉아 있다.) 그 용도로 개조한 신발 깔창이라면 빌려줄 수 있지. 비결은... 로스트 비프야. (자기가 포크로 다 헤집어놓은 로스트비프 접시를 당신에게 밀어준다.) ...묵비권을 행사하겠어. (그리고 시선을 피한다.)
@jules_diluti 내 일반 마법 자유 과제를 그걸로 해야겠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 문장 제법 예술가 같았어, 쥘 작가님. 하지만 이건 그냥 소화 잘 하고 많이 먹으라는 내 학기 첫날의 배려야. (친절한 태도로 새 포크까지 가져다준다.) 그냥 시집? 그런 책도 읽어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넌 시도 좋아해?
@jules_diluti 추상적인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시가 네게 어떻게 느껴질지 잘 모르겠는 걸. 아마 너도 이미 아는 시일 거야. 명백히, 문학에 대한 관심은 나보다 네가 더 깊으니까... (읽던 페이지를 도로 펼친다. 낭독하기를,) *그리고 나는 그 눈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들 모두를—*
*당신을 공식화된 문구로 고정시키는 눈들을,*
*그리고 내가 공식화되고 핀 위에 펼쳐질 때*
*그때 어떻게 내 생애와 습관의*
*모든 꽁초들을 뱉어내기 시작하겠는가?*
*그리고 내가 어떻게 마음먹어 보겠는가?* (T.S.엘리엇, J.알프레드 프루프의 연가)
@jules_diluti (턱. 숙련된 손놀림으로 그걸 받아 쳐내려다가, 순간 위로 띄워올려 도로 손에 쥔다. 블러저용 몽둥이를 쥔 것마냥 과일을 가만 들여다본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에서 삶을 지속할 이유를 찾는 사람이 있을 거야. 반면 거대한 신념에 투신하는 것이 자기 삶의 목표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에게 권태는 먼 이야기고, 그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 있어. 바쁘단 말이야, 즐거움을 빛바래도록 놔 두기엔. (결국 당신의 말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 아니... 맞나?)
@HeyGuys 신념에 투신하거나 바쁜 상태로도 권태로울 수 있어요. (그의 시선이 몇몇 동급생들의 얼굴 위를 차례차례 옮겨가다가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에 머무른다.) 매 순간이 작은 즐거움으로 차있어도 권태에 짓눌릴 수 있고요. 이브는 권태로워서 선악과를 먹었을 거예요. (바구니로부터 본인 몫의 사과를 집어든다. 새빨간 표면을 이리저리 살핀다.) 조심해야겠네요, 가이. 맨드레이크와 캉캉 댄스라도 추지 않으면 충동적으로 과일을 입에 댈지도 몰라요. 지루함과 지겨움은 사람을 미치게 하니까.
@jules_diluti (복숭아를 껍질째로 베어문다. 입안이 까끌거리고, 과즙은 어울리지 않게 달다.) 지나칠 정도로... 구체적인 비유네. 넌 마법사 집안 애면서 성경 이야기 같은 걸 다 알고. (농담을 한 마디 끼워넣은 뒤, 말을 잇는다.) 어떻게 삶을 지루해할 수 있겠어? 포탄과 폭죽, 만찬과 저주가 오가는 이런 때에? 이브에게는 풀 한 포기조차 자신만을 위해 조성된 낙원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단 말야. 투쟁은 피로할지언정 권태로울 수 없어. 그걸 지겨워하는 순간 모든 게 끝장나는 거야. 그들은 그걸 알고 있지. 그래서... (말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잠깐의 간격. 문장이 바뀌어 있다.) 넌 조심해야 하는 상태야?
@HeyGuys 나름 성경도 읽었답니다? 5학년 때인가, 하라는 표준 마법사 시험 공부는 안 하고 머글 세계의 베스트셀러란 베스트셀러는 전부 섭렵했지요. (자랑스럽게 말하더니 사과를 한 입 베어문다.) 어떤 자극도 오래 지속되면 질려요. 권태는 낙원에도 찾아오지만 지옥의 밑바닥에도 깃들죠. 머리 위로 살인 저주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리고 하늘에 어둠의 표식이 떠있어도 두려움조차 못 느낄만큼 모든 게 지겹다고 느낄 수 있단 얘기예요. 피로와 권태는 맞닿아 있으니까. 하지만, 당신의 말도 맞아요. 권태가 찾아오는 순간이 모든 게 끝장나는 순간이겠죠. (뜸을 들이더니.) 전 괜찮아요.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많거든요.
@jules_diluti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하지만– 네가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말로 걱정하는 게, 단지 말뿐일 거란 생각은 안 드네. 네 주변이든, 누구든. 권태로움에 미쳐가는 누군가에게 안부를 전해줘. 전쟁의 잔혹함에 무뎌지고 있다면, 반대로 일상의 다정함에서 새로운 감정을 찾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는 어깨를 으쓱하고, 복숭아 심을 주문으로 소멸시킨다.) 자...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여기로 흘러온 거지? 좋아하는 시 구절? 아깐 내 이야기를 했으니까, 이번엔 네가 들려줘. 좋아하는 시 없어, 린드버그 작가님?
@jules_diluti 글쎄다... (부스스 웃는다. 곧 말을 멈추고 당신의 낭독에 귀기울인다.) 네가 좋아할 만한 시네.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감상은 짤막하다. 그는 자신이 느낀 바를 말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네가 추구하는 작품성과도 맞닿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