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주워먹으며 기숙사 배정식을 보고 있다. 지금 먹어둬야 한다. 왜냐하면, 곧 있으면 이 평화는 깨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핀도르에 온 걸 환영해! 우리 기숙사는 동쪽 탑에 — 오, 거기 안경 낀 친구는 벌써부터 왜 우니? 어... 엄마가 보고 싶다고. 알겠어, 그... 초콜릿이라도 먹을래? (설명해야 할 것은 태산이고,) 우리 기숙사는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아니, 테오? 시어도어 밀러! 학기 첫날부터 지팡이 빼들고 싸우지 마! 지금 멈추지 않으면 10점 감점할 거야! 니콜, 너도야. 얼른 그 반짝이 폭탄 집어넣지 못해?! (지팡이를 겨누고 장난감을 꺼내드는 후배들을 말리다 보면, 저녁 식사를 즐기지 못하게 된 것이 벌써 올해로 3년째! 전쟁 속에서도 어린아이들은 여전하고,
힐데가르트는 이것이 학교에서 맞는 마지막 9월이라는 감상에 잠길 새도 없다.)
@2VERGREEN_ 힐데가르트! (손을 흔들면서 나타난다. 방학 전에 비해서도 밝고 활기찬 모습. 옆에 다가와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한다.) 뭐예요~? 이런 책임감 있는 모습! 매년 보는 거지만 새삼스럽게 멋있다니까요. 누가 알겠어요, 힐데가 전엔 아주 와일드하고 사고뭉치였다는 걸...
@jules_diluti 어? 어어, 그랬지. 리-지! 신입생들 괴롭히지 마! 찰리, 경고하는데 너 그걸 다 먹었다가는 과식으로 병동에 가야할 거야. (... 한참 잔소리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가 당신 방향으로 휙 돌아본다! 피곤해 보이는 낯으로 키득키득 웃으면서...) 칭찬은 고마워. 그리고 그때는... 이런, 네가 이야기하게 두었다가는 나를 향한 신뢰도가 확 떨어지겠다! (장난스럽게 너스레 떨면서 쿡쿡 찌르기.) 방학 동안 잘 지냈나 봐? 얼굴이 좋아 보여.
@2VERGREEN_ 그쵸? 안색이 좋아 보이죠? (반색하며 되물었다가 잠깐이지만 '리지'라고 불린 학생을 향해 주의를 돌린다.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 리지, 장난 적당히 치지 않으면 밤에 머리가 없고 몸만 있는 그리핀도르 귀신이 찾아간대요. 아니면 머리만 있고 몸이 없거나. 그때그때 바뀌더라고요. 어쨌든! (다시 당신을 본다. 한쪽 눈 찡긋하고.) 이 정도면 힐데의 신뢰도에는 문제 없죠?
@jules_diluti 오, 그거 좋은 경고였어. (여전히 웃는 낯으로, 겁먹은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지는 학생들 바라본다. 그 유령이 우리라는 걸 쟤네는 절대 모르겠지...) 응, 저번 학기보다도 훨씬 더 밝아보이거든. 어떤 좋은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된 건지, 얘기해주지 않을래? (습관적으로 접시에 케이크 담았다가, 당신의 눈치 살피고는 다시 덜어낸다.) 여기는 왜 이렇게 단 음식밖에 없는지, 원.
@2VERGREEN_ 그쵸, 너무 말 안 듣는 것 같다면 불러주세요. 머리 없는 유령 배역은 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로즈워드 교수님께서 설마 두 번 기절하시기야 하겠나요? (농담한다. 케이크를 도로 가져가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 안 가져가셔도 돼요! 배려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이제 다시 단 걸 사랑하는 쥘 린드버그라고요. 섬세하셔라. (한 조각 크게 떠서 자기 그릇으로 가져간다.) 어, 방학 동안 집을 나왔어요! 독립 맛보기? 우드워드 교수님 댁에서 지내면서 소설도 원없이 썼고요.
@jules_diluti 아, 정말이지. 로즈워드 교수님을 한 번만 더 기절하게 만들었다가는 우리 둘 다 졸업을 얼마 두지 않고 퇴학당할 각오를 해야 할 거야. (어라?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한 너스레인가, 생각하다 거짓이 아니라는 걸 눈치채자마자 안심하고 웃는다.) 우드워드 교수님 댁이라니, 즐거웠겠다. 게다가 소설도 원없이 썼다니, 완전 네가 꿈꾸는 삶 그 자체잖아. ... 실례가 안 된다면 나중에 네가 쓴 소설, 보여줄 수 있어?
@2VERGREEN_ (입 안에 넣었던 케이크를 꿀꺽 삼키고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와, 물론이죠! 소설의 초반부는 이미 다 써서 퇴고하고 있어요. 아마 일 년, 아니면 이 년 안에 완성할 수 있을걸요. 졸업하기 전에 꼭 보여드릴게요. 그게 무슨 내용이냐면, 혹시 "삭개오 이야기" 아세요? 성경에 나오는 건데... ... (그러고 보니 종교가 있던가. 이름이 힐데가르트인 걸 보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당신을 바라본다.)
@jules_diluti 그 정도 속도라면 졸업하기 전에 충분히 완성할 수 있겠는 걸? 기대하고 있을게. (당신을 따라서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 짓다가... 금세 표정 바꾸어 씩 장난스레 웃으며 대답한다.)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간 부자에게 예수가 이렇게 말했지.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이래 뵈어도 이 정도는 알고 있다고. ("나는 종교가 없지만." 덧붙이고는.) 그래서? 그 이야기를 기반으로 쓰기 시작한 거야?
@2VERGREEN_ 우와, 아시네요? 거기서 출발한 이야기에요. (6학년 들어서 교양 삼아 읽은 책 중에 성경도 있었거든요, 덧붙인다.) 그 일화는 마냥 해피엔딩이잖아요. 삭개오는 회개하고, 그 덕분에 구원을 약속받죠. 돈을 억울하게 강탈당한 사람들은 전부 돈을 돌려받았고요. 하지만 말이에요, 힐데가르트. (목소리를 낮춘다.) 만약 그 이야기가 진짜라면 어떨 것 같아요? 그렇게 깔끔하게 끝날 수 있을까요? 삭개오가 돈을 돌려주려 갔는데, 그 사람이 궁핍과 분노에 시달리다 죽은 뒤라면. 회개한 고리대금업자는 사람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힐데의 생각이 궁금한데.
@jules_diluti 우리 아빠께서 교회에 다니시거든. 어렸을 때는 곧잘 따라다녔고, 재미로 성경을 통째로 읽은 적도 있고... (당신의 질문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겨가며 고민한다. 한참 침묵하다가 나온 답은.) 회개와 용서와 구원은 모두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 회개하는 자에게만 용서받을 기회가 생기고, 용서받은 자에게만 구원받을 기회가 생긴다고. (간극. 당신의 금안을 빤히 바라보며 다시 말 잇는다.) 그러니까, 회개가 용서의 한 조건은 될 수 있겠지만... 그게 곧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이야. ... 너는 어떻게 생각해?
@2VERGREEN_ 어려운 말이네요. 저는 말이죠, 사실 그 누구도 삭개오의 회개를 바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재밌게 풀어서 말하자면 본인 외에는 수요가 없는 공급이라고 할 수 있죠. 건드릴 수 없는 위치라면 차라리 마음 편히 미워할 수 있는 게 낫잖아요? 그런데 상대방이 회개한다면, 그래서 누군가에게 용서받고, 속이 편해지고, 인간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의 시선은 문득 가민 교수가 앉았던 자리 위에 머무른다.) ...속이 뒤집힐 사람들이 꽤 있을 걸요? 그러니까... 애초에 완벽한 용서나 구원은 불가능했다는 얘기죠. 여기까지가 비관적인 얘기고. (쭉 기지개를 켠다.) 작가가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저는 어떻게든 용서로 끌어갈 거예요.
@jules_diluti 동의해. '누구도' 대신에 '대부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 제외하고 말이야. (그리고, 그의 시선은 모르가나 가민이 지나가고 남은 자리에 서있는 아이들의 틈으로 향한다.) 남에게 용서받고, 속이 편해지고, 인간이 되어 더이상 미워할 수 없어서 죽을 만큼 괴로워져도... 적어도 삭개오가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가서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테니, 그 희망에 서서히 치유 받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제법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다가, 이내 원래대로의 장난스러운 음성으로 돌아온다.) 작가라고 꼭 낙관적인 이야기만 써야하는 건 아니잖아. 뭐, 희망찬 소설만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야.
@2VERGREEN_ 안돼요! 이 이야기는 낙관적이어야 해요. 청춘의 사랑 요소도 듬뿍 들어가야 하고요. 설레는 마음으로 힐데가르트에게 완성본을 보여줬는데 "쥘, 이게 뭐야? 차라리 자본론을 읽을래." 같은 소리를 들었다간 제가 두 번 다시 슬픔으로부터 회복할 수 없을 거예요. (가슴을 아픈 척 부여잡고 엄살을 부린다. 그렇게까지 상처는 아니었을 테지만! 웃음기 담긴 눈으로 당신의 얼굴을 응시하다가 아이들의 무리를 바라본다.) 그러면요, 힐데. 갑자기 가민 교수가 울면서 잘못했다, 미안하다, 두 번 다시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를 용서할 수 있어요? "죽을 만큼 괴로워져도".
@jules_diluti 윽. 그거 좀 잊어주면 안될까? 내가 쥘의 소설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하겠어? 하나뿐인 친구인데. (그리고 시선을 또다시 움직인다. 아이들의 틈에서, 제 옆에 서 있는 친구의 얼굴로. 이번 대답에는 지체가 없다.) 할 수 있어. ... 그게 거짓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말이야. 누가 들으면 아직 덜 잃어서 할 수 있는 소리라고 할 지 모르지. 친구가, 동료가, 가족이 죽은 사람들의 마음은 모르잖아. (그러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유년의 일상을 묻는 마음은 알고 있다. 하루하루가 두려움이 되는 감각이 어떤 것인지도. 그리고, 그것이 당당하게 '그를 용서할 수 있다'고 말하는 데에는 부족한 경험이란 것도. 다시 시선을 돌린다.) ... 대체 왜 그런 거냐고 한 대 치긴 치겠지만?
@2VERGREEN_ 힐데는 잊어달라는 게 많네요. 알았어요, 알았어. 하지만 다음부턴 선택하셔야 해요? 전 모든 걸 잊고 살 순 없단 말이에요. (자신의 얼굴에 맞닿는 시선을 느낀다. 말간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당신을 눈에 담는다.) 신기하네요.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다니, 힐데가르트 마치는 정말 강한 사람인 것 같아요. 가족을 잃은 당사자가 아니라도, 왜 하필 나냐고 물을 만도 한데. 우리 모두가 그렇죠. (...) 모두가 당신만큼 강했더라면 세상에서 고통의 굴레가 끊어졌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아서 모두가 그토록 위안을 희구하는 거지만요.
@jules_diluti ... (당신이 웃음을 짓는 것을 가만 보면서 입술을 삐죽이다 장난스레 웃는다.) 난 강하지 않아.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는 또다시 즉답한다. 천문탑 위에서 어렵사리 꺼냈던 그 말이 떠오르고, 제 눈에 가득 담기는 당신의 노란 눈은 그날 보았던 눈물에 아롱진 별들만 같아서.) 왜 하필 나냐고 묻는 것과,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누군가를 용서하는 건 다른 층위의 문제라고 생각해. 전자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문제고, 후자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문제니까 말이야. (간극.) ... ...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다들 비겁하다고 하기만 하지... 너처럼 들어주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아. 쥘 린드버그는 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
@2VERGREEN_ 비겁하다니!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일과 견딜 수 없는 일이 있어요, 힐데. 다른 사람이 견디지 못하는 걸 당신이 견뎌낼 수도 있는 거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거예요. 똑같은 삶을 살아본 것도 아니면서 상대를 백 퍼센트 안다고 자부하는 건 오만이죠.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라고 강요하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당신을 바라보며 잠자코 웃는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변 사람에게 다정한 것, 저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것도 변명인지도 모르겠지만! 1학년 때 힐데가 제게 해주셨던 말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저는 타인을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고.
@jules_diluti 하지만 쥘, 그건 평화로운 시대의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시대니까... 무언가를 빼앗기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더 대표되어야 하는 것은 맞아.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 그래도 정말로 고마워. 위로가 된다. (느리게 눈을 깜빡인다. 평소 자주 생각하기라도 한 주제인지 고민하지 않고,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 변명이 아니야. 다들 잊고 살아서 그렇지. 네 말대로 사람들이 서로에게 조금씩만 더 다정해진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기만 하지. 인간의 본성을 따질 수 있다면, 그것은 화합이 아니라 분열에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
@2VERGREEN_ 개인적으로 인간의 본성이 빛에 있냐, 어둠에 있냐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빛과 어둠은 생각보다 그렇게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니까. 빛도, 어둠도 뒤섞여서 존재하죠. 여러 개인은 뭉쳐서 사회를 이루려고 하지만, 그 사회 안에서도 뒤떨어진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배척당하고, 한편으로 소외당한 사람의 편이 되어주는 이도 있으니까...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분열에 있다면, 우리는 본성을 거스르고 있는 거네요. 그건 정말로 멋진 일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웃으면서 손바닥을 보인다. 하이터치를 권하듯이.)
@jules_diluti 난 정말 너랑 친구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가 잊고 살고 있는 당연한 것들을 항상 다시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주잖아. 맞아, 무엇도 정답과 오답으로 나누어지지 않지. (천천히 다시 웃음을 되찾고는, 내민 그 손에 조심스럽게 손을 맞부딪힌다.) 난 너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 함께 파도에 저항해주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거든. 훨씬 더 든든할 거고... 외롭지도 않을 테니까. (간극.)
... 그러니까 열심히 글 좀 써줘, 네 글을 읽고 깨닫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니까. (부딪혔던 손 들어 당신의 어깨를 몇 번 토닥인다.) 그게 문학의 순기능 아니겠어? 나약해 보이기도 하는 활자로 사람을, 세상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 것 말이야.
@2VERGREEN_ 그렇게 할게요. 숨 닿는 데까지 글을 쓸 거예요. 희망과 용서를 이야기할 거고, 세상을 움직여서... (당신이 두드린 제 어깨를 바라보며 잠시 뜸을 들인다. 그러더니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본다.) ...그치만 정정하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네요. 사람을, 세상을 바꾸어놓는 건 문학이 아니라 말이에요. 가장 단순하고 다정한 말이요. 당신이 그런 말로 절 바꿔놓았거든요. 기억나세요? 그때, 1학년 연극제 이후... 차라리 나약한 제가 임페리우스를 당했더라면 나았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당신이 뭐라고 했는지. 힐데가르트가 제 말을 필요로 한다고 해줬어요.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 있는 거예요.
@jules_diluti ... (잊고 있었는데. 당신의 말에 흐릿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고, 여전히 제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당신을 눈에 담는다.) 그때 마셨던 허니듀크 핫 초콜릿, 정말 맛있었는데. 다시 먹으니까 그 맛이 안 나더라. (장난스레 이야기하고는 작고, 길게, 숨을 내쉰다. 어쩐지 숨이 막혀오는 세상 속에서, 당신의 이야기는 그나마 숨쉴 곳이 되어주는 것 같아서...) 참 신기하지 않아? 난 그때 그 말이... 이렇게까지 큰 의미를 가지게 될 줄 생각하지 못했거든. 그저 그 순간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했던 것 뿐인데.
아, 그리고 나도 정정하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단순하고 다정한 말이 세상을 바꾸어놓는 것은 맞아.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고 이렇게 이 자리에 서기를 선택한 건 너지. 너를 만든 건 내 말이 아니라 너야, 쥘. (느릿하게 웃는다.) 새삼스레 느끼는 거지만 난 여전히 네 말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
@2VERGREEN_ 그리고 당신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저는 여기 있을 거예요. 다음에 한 번 같이 허니듀크 핫 초콜릿을 먹으러 가야겠는걸요. 누구랑 같이 먹는지가 맛을 크게 좌우하는 법이죠. ("제가 맛있게 타드릴게요," 소년은 한쪽 눈을 찡긋하며 웃는다. 그는 지금 기분이 좋다. 당신이 웃는 모습과, 느슨하게 긴장을 풀고 숨을 내쉬는 소리로 인해. 그러다 어느 순간 미간을 미세하게 찌푸리며 머리를 기울인다. 코를 간지럽히는 향에 작게 킁킁거리는 소리를 내며.) 그러고보니 힐데 곁에 있으면 싱그러운 향이 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음? 이거 담배 냄새인가요? 담배 피는 사람 곁에 있었어요? 아니면... 아, 실례... (에취이.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길게 재채기한다.)
@jules_diluti ... 좋아. 이렇게 된 김에 다음 호그스미드 주말에는 같이 나갈래? 솔직히 이제는 몇 년째 가는 거라서 조금 지루해지긴 했지만, 친구들이랑 같이라면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거든. (―그리고 그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웃으며 당신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킁킁대고 냄새를 맡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 꼭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하는 위글 같다고 생각하면서. ... 이어지는 말에는 눈에 띄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담배 냄새라니, 무슨 뜻이야? 아닌데? 근처에도 간 적 없는데?! 착각하는 거 아닐까? (손을 내저으며 부정한다. 빨리 다른 화제로 돌리는 편이 낫겠다. 고민을 해 보지만... 왜 이럴 때 꼭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거지?)
@2VERGREEN_ 좋죠! 이제는 절약하고 돈을 아껴야 해서 전처럼 산더미같은 과자를 살 순 없겠지만. ("독립해야 하거든요", 덧붙인다.) 이젠 거의 마지막인데, 학창시절 추억을 남긴다고 생각하면 빠질 수야 없죠! ...그런데, (눈이 가느스름해진다. 의혹의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이 냄새가 제 착각이라고요? 아닌데. 아닌 것 같은데. ...힐데 담배 펴요?!? 언제부터요?! 참고로 거짓말 하면 자고 있는 위글 데려와서 냄새 검사 들어갈 거예요.
@jules_diluti 나도 마찬가지야. 제대로 된 소비 습관을 지금부터 연습하지 않았다가는... 나중에 분명히 빈털터리가 되어버릴 거야. ... 나중에 독립하고 나면, 나 불러주면 안 돼? 두 손 무겁게 해서 놀러 갈게. (윽. 작은 소리 내면서 눈 슬금슬금 피한다.) 알았어, 알았어. 사실대로 말할게. 여기는 열일곱 살부터 성인이잖아. 두어 달 정도 됐지... 딱히 펴도 문제는 없다고! (그 말인 즉: 성인이 되자마자부터... 라는 뜻이다. 결국 금세 시인한다...) ... 근데 위글 영감님의 냄새 검사라니, 그건 좀 괜찮을 지도? (저기요.)
@2VERGREEN_ 당연하죠! 물론 절약도, 셋방살이도 오래 가지 않을 거예요. 저는 마법 세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고, 그런 다음엔 마당이 딸리고 멋드러진 집에서 살게 될 테니까요. 그래도 힐데는 언제든 환영이니까 찾아오세요. 위대한 작가의 소박한 시작을 보여드릴게요. (근거 모를 자신감을 한껏 눌러담은 말을 늘어놓더니 팔짱을 낀다.) 자백을 하시다니, 위글 영감님의 냄새 검사까지 갈 것도 없겠네요. 그리고 위글은 담배피는 사람에겐 앞다리 킥을 날려요. 싸움박질을 일삼는 사람에겐 뒷다리 킥을 날리고요. 지금까지 힐데는 위글에게 응징당할 일이 없었겠지만... 건강을 챙기라고요, 건강~! (딱콩.)
@jules_diluti 제발 그 원대한 꿈을 이루어주면 안 될까? 얼마 전에 교수님들과 진로 상담을 했는데, 냉정한 표정으로 '이대로 가면 학생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겁니다.' 라고 하시는 거 있지? 그렇게 되면 빌붙을 곳이 필요하거든. (제법 억울했던 것인지 우다다 말하고는... 킥킥 웃으며 한 대 맞는다. 아프지도 않으면서 짐짓 머리를 문지르면서 엄살을 부린다.) 아얏! 알겠어, 알겠어. 줄일게. (끊겠다고는 한 적 없다.) ... 흡연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고 해도... 싸움박질 하는 녀석들이 몇 명인데, 위글 뒷다리가 남아나지 않겠어.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네 명이 넘어가는데? (레이... 헨... 브라이언트... 그리고 칼리노프스키...)
@2VERGREEN_ 훗... 그럴 땐 말이에요, 성적이 필요없는 직업을 할 거라고 호언장담 하면 된답니다. 제가 그랬죠... "린드버그 학생, 마법 세계의 A는 최고점이 아니란 걸 알고 계시죠?" 물론이죠, 교수님, 하지만 전 작가가 될 테니까요. "쥘, 진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작가가 될 거예요, P가 3개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쥘"... 결국엔 두 손 드시더라고요. (자랑이다...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힐데도 그냥 사탕 가게를 물려받겠다고 하면 교수님들도 납득할 거예요. (당신이 나열한 이름에 별안간 아련한 얼굴이 된다.) 헨은 이미 당했고... (?) 루드비크는 위글과 무슨 일이 있어도 만나지 못하게 해야 해요. 흡연도 하는데다 싸움박질도 하다니, 위글이 어느 다리로 때려야 할지 감을 못 잡을 거예요...
@jules_diluti 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었어. 꼭 기억할게. 솔직히 교수님들께서는 어쩔 수 없는 사실을 말씀하시는 거였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좀... 많이 아프더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살짝 빛내면서 당신이 하는 말을 듣고 있다. '교수님들과의 대화에서 이기는 방법은 기세구나...') ... 그럼 이제 나도 만나면 얻어맞을 차례인 거야? 앞다리로? 오히려 좋은 것 같은데. (당신의 아련한 얼굴을 바라보면서 웃지 않으려 이를 꽉 깨물어보지만, 이건 불가항력이다. 순간 머리 속에 위글에게 걷어차이는 헨과 잔뜩 얻어맞는 루드비크의 모습이 떠오른다.) ... 칼리노프스키도 담배 펴? 끊어야겠다. (그리고, 당신이 알려준 사실은 의외의 효과를 내기도...)
@2VERGREEN_ 아니, 그런데 힐데 성적이 저보다 좋지 않아요? 낙제해서 재수강하는 과목도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통과했으면 됐죠, 뭐. 저희가 오러를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높은 성적을 요구한다는 게 말이 안 돼요.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위글의 보송보송한 앞발에 얻어맞는 일이 때론 즐겁다는 걸 저도 알지만, 가급적이면 족제비 영감님을 고생시키지 말아주세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기세가 예전만 못해요. (입을 잠시 다문다...) ...식사 다 하셨으면 산책이나 가실래요? 담배 안 피나 감시하려고요.
@jules_diluti ... 그치. 딱 한 과목 낙제했는데 그게 하필 머글학이라는 게 문제지. 미들폰드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세상에. 나 그 분이 그렇게 웃는 거 처음 봤지 뭐야. ... 새삼 깨닫고 나니 메이 누님이 참 대단한 것 같아. 오러라니... (여전히 선선히 웃으며 말을 잇다가, 당신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엘도 그래. 한번 씩 깊게 잠들어서, 이름을 불러도 깨어나지 않을 때면...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건지... 왜 우리는 이별하며 살아야 하는 건지. (느릿하게 제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발걸음을 돌린다.) 좋아, 어디로 갈까?
@2VERGREEN_ 가끔은 잠꾸러기라고 놀리고 싶어져요. 그러면 끝이 가까이 다가오는 걸 외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름을 불러도... ... 이름을 불러도... ... (말하다 말고 입을 잠시 다물었다가, 감정을 추스르고 말을 잇는다.) 이름을 불러도 깨어나지 않을 때면, 처음엔 조금 울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젠 그냥 끌어안고 곁에 누워요. 만약... ... 언젠가 영영 잠들더라도... ...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거든요. 그동안 많이 고마웠으니까, 그 정도는 해야죠. 그래서 전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손으로 얼굴을 비비더니 환하게 웃는다.) 그건 됐고! 당연히 천문탑 아니겠어요? 저희에겐 추억의 장소!
@jules_diluti ... ... 나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너처럼... 준비를 할 수 있을까? 난 아직도 언젠가는 오고 말 그 날이 두렵기만 해. 그냥... 생각만 해도 울고 싶고. ... 난 너에 비해서 배려심 없는 친구인가 봐. 누군가 매일 죽고 다치는 전쟁통에 고작 이런 걸 가지고 슬퍼하나, 싶기도 하고. (그러나 당신과 달리 그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다. 마지막 말은 확신 없이 작게 덧붙인다.) 윽, 거기까지 올라가기 좀 귀찮긴 하지만 베스트셀러를 쓰게 될 작가님의 요청이라면... 올라갈까요? (당신의 해사한 웃음을 바라본다. 여전히 위글과 엘에 대한 이야기가 신경이 쓰이는 것인지 웃지는 못하지만, 목소리는 으례 그렇듯 장난스럽다.)
@2VERGREEN_ 누군가 매일 죽고 다치는 전쟁이라서 저희의 가장 오랜 친구인 위글과 엘을 보내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몰라요. 그러면 정말 혼자가 되어버린 기분일 것 같아서.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두려워해도 되고... 울어도 되지만요, 힐데. 우린 철저히 혼자였던 적은 없어요. 제가 슬플 땐 당신을 생각하고 힘을 낼 것 같아요. 그러니까 힐데도 친구인 절 생각하고 힘을 내세요. (당신을 향해 빙긋 미소한다. 계단을 올라가는 걸음이 다시금 경쾌함을 뒤찾고 돌벽에 부딪혀 메아리친다.) 그러게요. 저는 조만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텐데. 미리 사인을 받아두고 싶으면 기회는 지금이에요?
@jules_diluti ... 그러게, 죽음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의연하게 보내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매번 고마워, 쥘.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을 생각하게 되겠지. 당신이 해주었던 모든 말들을 떠올리게 되겠지... 눈가를 한 번 문지르고는 다시 따라 엷게 웃는다. 두 명분의 발걸음 소리가 탑을 가득 채운다.) 좋아, 다음 수업 시간에 사인해줄래? 네가 정말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값을 열 배로 쳐서 팔아버릴 거야. 비상금으로 쓸 만한 수단을 하나쯤 더 만들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
@2VERGREEN_ (탑의 꼭대기에 도달하고, 탁 트인 밤하늘에 펼쳐진 별의 지도를 보며 웃는다. 바람에 머리카락과 리본 꽁지가 이리저리 날린다.) 값을 열 배로 쳐서 팔아버릴 사람에게 사인을 해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하지만 힐데가르트는 제 초창기 팬이니까 해줄 수밖에 없겠죠. 이런, 뭔가 약점 잡힌 기분이네요... ... 당신이 슬리데린 학생이 아닌 거 정말 확실해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탑의 가장자리로 가서 난간에 등을 붙인다.) 알겠어요! 대신, 그렇게 팔아버린 뒤에는 새로 사인 받으셔야 해요.
@jules_diluti 장난이야. 하나뿐인 친필 사인인데 어떻게 쉽게 팔아먹겠어? 값을 백 배로 쳐준다고 해도 안 팔래. (바람에 날려 시야를 가리는 귀옆머리를 쓸어넘긴다. 어두운 배경에 별 몇 개가 반짝이는 것과, 그 아래에 서 있는 당신을 시야에 담는다.) 이런, 난 누가 뭐라고 해도 창립자들을 기겁하게 하고도 남을 그리핀도르라고. 이렇게 친구를 몰아가다니, 네가 슬리데린 학생이 아닌 건 확실하고? (당신의 옆으로 가 서서,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목을 빼고 하늘을 멍하니 응시하다 한 구석을 가리킨다.) ... 나중에 소재로 삼을 만한 이야기가 없음 별자리에 대해서 써도 좋겠다. 저기 봐, 저거 물병자리 아니야?
@2VERGREEN_ 네에? 백 배로 쳐준다고 하면 그냥 파세요. 누가 제 사인을 백 배로 쳐서 사주겠어요... ... 팔고 그 돈 절반 저 주세요. (뻔뻔스럽게 대답하며 눈으로 당신을 좇는다. 작은 체구에 비해 큰 존재감, 변함없이 구깃한 넥타이,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까지.) 제가 좀 더 유능했더라면 슬리데린에 갔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후플푸프에 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 순수 혈통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론 알 수 없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거든요. (고개를 뒤로 젖힌다. 밤하늘이 시야 안으로 쏟아진다.) 그러네요! 물병자리다. 바로 옆 저 별자리는 고래자리 같고요.
@jules_diluti ... 오, 그러면 서른 배를 쳐준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는 순간부터 잘 생각해볼게. ... 근데 우리 제법 자본주의에 너무 물들어버린 것 같지 않아? (마찬가지로 조금 뻔뻔하게 대답하다가, 결국 킥킥 웃는다.) 슬리데린의 쥘 린드버그라니, 그건 너무... 안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아. 넌 누가 보아도 노란 오소리거든. 새삼스레 네가 보냈던 시간들이 즐거웠던 것 같아서 다행이야. (당신의 말에 따라 시선을 옮긴다. 오늘따라 하늘은 맑고 높아서,) 어두운 편이라 평소에는 잘 안 보이는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인가보다. 별들이 엄청 잘 보여...
@2VERGREEN_ 아, 왜요? 저도 슬리데린 할 수 있어요! 교활한 웃음도 지을 수 있다고요. ('교활한 웃음'을 시도하지만 그냥 애처로워 보인다... 애쓴다...) 어, 역시 안 되겠네요. 힐데가르트도 타고나길 붉은 사자예요. 다른 기숙사에 가는 게 상상이 안 되고 말이죠... ... (말끝을 흐리며 당신을 따라 하늘을 감상한다. 별들은 눈물처럼 맑게 반짝이고.) 그러게요, 오늘따라 하늘이 엄청 맑아요. 바짝 다가온 저희의 졸업을 축하해 주는 걸까요? 앞으론 천문탑에서 이렇게 별들을 보지도 못할 거고, 예전같지 않을 테니까. (뜸을 들이더니 덧붙인다.) 있잖아요, 힐데. 저희 학년은 7년이란 긴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왔는데, 전쟁 때문에 깨지는 우정이 있을 거란 게 믿겨지지 않아요.
@jules_diluti (별 생각 없이 손을 뻗어 당신의 머리에 묶여 있는 리본을 만지작거린다.) 요즘 자주 생각하는 거거든. 우리가 지금의 기숙사가 아니라 다른 기숙사에 배정되었다면 어떨까? 한 인간을 네 가지 덕목으로만 분류하는 것의 타당성은 얼마나 될까? 들어 봐, 너만 해도 그래. 슬리데린의 쥘 린드버그는 정말 상상도 되지 않지만, 그리핀도르나 래번클로는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 않아? 물론 후플푸프가 제일 어울리기는 하지만 말이야. (당신을 향해 뻗었던 손이 멈춘다. 제 쪽으로 다시 무르고는, 한참을 침묵한다.) ... 그러게. 전쟁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뭐길래 우리들의 사이에 끼어들어 제멋대로 갈라놓고, 서로 미워하게 만드는 건지.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
@2VERGREEN_ 네, 다른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파헤치는 탐구심은 래번클로로 볼 수도 있겠죠. 용기는 잘 모르겠어요. 전 누구처럼 연회장 한 가운데서 신문을 불태울 용기는 아직 없어서. (짤막하게 웃는다.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친애를 담고 정답게 휘어진다.) 하지만 힐데는 좋은 후플푸프가 됐을지도 모르겠어요. 네, 틀림없이 그럴 거예요. (한동안 자신의 리본을 만지작거리는 손길을 잠자코 받아들인다. 그러더니-) 믿기지 않아도 우리는 이제 어른이니까. 저 바깥 세상에서 변하고, 위축되고, 겁쟁이처럼 굴거나 화를 내게 될지도 몰라요. 그래도 약속할게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든 미워하거나 책망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