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2일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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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8월 02일 20:27

또 한 번 9월 1일… (무언가 생각에 잠겼던 그가 문득 제 손아귀의 종이를 내려다본다. 곧이어… 표정이 명료해진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2일 20:42

@Ludwik 네, 졸업까지 얼마 안 남았네요! 지금 기분은 어때요? 두근거려요? 떨리나요? 전 아직 성인이 되려면 한 달이 남아 있어서, 성인이 되면 기분이 어떤지 궁금한 거 있죠!

Ludwik

2024년 08월 03일 15:10

@jules_diluti 지금 기분은… (그 말에 반사적으로 스스로의 용태를 살필 뻔했다. … …얼마간 입을 다물었다가 답한 말은 군인의 그것을 닮아 있다. 개인을 지운 것이다.) 그저 그래. 졸업은 당연히 하는 거잖아. 하지만 졸업하면 마침내 전선으로 가게 될 테니… 기대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러곤 쥘을 흘끔거린다.) 한 달 뒤가 성인이야? 너 60년생이었던가?

jules_diluti

2024년 08월 03일 17:30

@Ludwik 반응 한 번 싱거우시긴. 입학할 때만큼이나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라고요. 이제 두 번 다시 이 안전한 요새로 돌아오지 못해요. 교수가 되면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루드비크는 그럴 생각이 없잖아요? 오직 제가 지닌 것들로만 세상에 뛰어들어서 온전한 개인으로 평가받는 것! 기대되지 않을 리가 있나요? "대령님". (빙긋 웃더니 다소 신경쓰이는 것처럼 자신의 턱을 쓸어내린다.) 그쵸. 별로 성인으로 보이진 않죠? 수염이라도 길러볼까. 루드비크는 면도 자주 해요?

Ludwik

2024년 08월 04일 13:54

맨박스

@jules_diluti (궁시렁거리려고 했지만 쥘의 “대령님” 호칭에 금방 마음이 풀어졌다.) 뭐어… 아주 약간 기대된다고 해둘게. 네 말대로 언덕 위의 집처럼 우리를 안전하게 가두던 곳에서 벗어나는 일이잖아. 드디어 어른이 되는 기분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일 같은 건 그다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제 턱도 조금 쓸었다.) 아무튼, 기왕 어른이 되는 거니까 스타일을 바꿔 보는 것도 좋겠지. 나도 수염 기를까 고민 중이야, 졸업하면 지금처럼 거의 매일 면도하기 힘들어질 테니… 너도 길러 보지 그래? 훨씬 남자다워지고 좋을 것 같은데.

jules_diluti

2024년 08월 04일 18:12

맨박스, 성별 이분법적 사고

@Ludwik 으음, 생각해 볼게요. (당신을 빠안... 히 바라본다. 호리호리한 자신에 비해 다부진 체구의 당신은, 키가 비교적 작음에도 훨씬 *남자답게* 보였다. 당신이 멋드러진 수염을 기르고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은 꼭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상상이 간다... 그에 반해 자신은.) 루드비크는 수염이 어울릴 것 같은데 저는 그냥 발모 마법약을 잘못 뒤집어쓴 새끼양처럼 보일 것 같단 말이죠. 이거 고민되네요. 그러고 보니 로신은 어떤 스타일이더라... 최근에 본 적이 없어서요.

Ludwik

2024년 08월 04일 21:43

맨박스, 성별 이분법적 사고

@jules_diluti (빠안…히 바라봐진다. 어색해하면서도 쥘을 마주 보면, …수염이 어울리진 않을 것 같다. ‘마른 데다 귀엽게 생겨서 그런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남자잖아.’ 상념은 로신이 화제에 오르자마자 깨졌다.) …아, 로신 말이지. 걘 콧수염을 기를 거라더라. 로신은 너나 나랑 다르게 키가 훤칠하니까 훨씬 어울릴 테고… … (다시금 쥘을 훑는다.) 넌 여기서 더 자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야 백인이니까. 지금은 몰라도 3년, 4년 뒤엔 수염이 어울리는 모습일지도 모르지… … 요컨대 너도 곧 남자다워질 거라 이거야.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00:38

맨박스, 키 콤플렉스

@Ludwik ('너나 나나 다르게 키가 훤칠'... 은근히 신경쓰고 있던 부분을 당신이 짚어내자 표정이 급속도로 서글퍼진다.) 고마워요... 그런데 정말 키는 왜 이렇게 마음대로 안 되는 걸까요? 최소한 170센치까진 크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요... 상대가 루드비크라서 얘기하는 거예요. ...물론 루드비크는 키가 크지 않아도 근육 때문인지 남자답지만! (고개 탈탈 털더니.) 그나저나 로신과 화해했나보죠? 당신이 빗자루로 얻어터지는 걸 봤을 땐 가망이 하나도 없어 보였는데.

Ludwik

2024년 08월 05일 09:15

맨박스

@jules_diluti (키 얘기에 주눅들고 남자답다는 말에 우쭐해지고… 참 바쁜 데다 알기 쉬운 반응이었다. 빗자루 얘기에 움찔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화해…한 건 아니거든!… 같은 기사단원이라서 어울리는 것뿐이야. 게다가 하필 2인조여서… 아니, 내가 원해서 맺은 게 아니라 윗선의 명령으로… (주절주절 변명한다…) 아, 걔랑 같이 삐라 뿌리러 다니고 그래. 네가 첨삭해 준 삐라 말이야.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12:29

@Ludwik 그렇구나. 잘 어울리는 2인조네요. (무사태평하게 말을 받는 중 나온 삐라 얘기에 정신이 확 쏠린다. 허리를 똑바로 피더니 두 눈을 강한 관심으로 빛낸다. 당신의 팔을 잡고 흔든다.) 그, 그래서요? 어땠어요? 현장의 반응은 좀 괜찮았나요? 성과라도 있어요? 사람들이 좋게 읽어주는 것 같던가요?

Ludwik

2024년 08월 05일 23:43

@jules_diluti 엇, (이런 반응이 돌아올 줄 몰랐는지 당황한 기색으로 마냥 흔들린다…) 아, 그 뭐냐, 자세한 반응까진 살필 겨를이 없었는데… 누가 우리 얼굴 보기 전에 튀어야 했거든.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본다. 사람들 반응은 주로…) 삐라를 보자마자 치우거나, 못 본 척하거나… 아니면 주머니에 넣어서 가져가는 사람도 가끔 있었어. 그걸 ‘좋게 읽어 줬다’고 해석할 수는 없겠지만… 정치적 견해에 따라 반응이 다르니까 말이야.

jules_diluti

2024년 08월 06일 01:28

@Ludwik 이런. (다소 낙심한 기색으로 머리를 감싸쥔다.) 역시 삐라라는 형식이 잘못되었던 걸지도 몰라요. 배포는 쉽지만 전달력이 떨어져. 좀 더 교묘하게 일상에 침투했어야 하는데. 신문에 싣는다거나. 아니면 시리얼 포장지에 은근슬쩍 넣어둬서 사람들이 아침 먹다가 호기심에 들여다보게... ... (혼잣말 중얼중얼... 후자는 법을 한 세 개는 어겨야겠지만...)

Ludwik

2024년 08월 06일 06:48

@jules_diluti …네가 이렇게까지 프로파간다에 진심이었던가…? (시리얼 포장지에 넣자는 건 꽤 그럴듯했지만…) 아님 다른 사람에게 네 글을 ‘읽히고 싶다’는 거야? 그런 거라면 역시 삐라는 형식부터 잘못되었지. 신문에 싣거나, 뭐, 눈을 확 사로잡는 어떤 형식을 만들어내거나 해야… 로신은 예언자 일보 편집실에 침입해서 불사조 기사단의 이념을 1면에 때려박자고 그러던데 그건 걔가 좀 이상한 거고. (로신 욕을 몇 마디 더 하다가.) 내 말은, 작가님. 펜을 쥔 사람으로서 세상과 싸운다는 건 많이 힘든 일이란 뜻이야.

jules_diluti

2024년 08월 06일 17:42

@Ludwik '읽히고 싶은' 편에 가까워요. 애초에 삐라는 루드비크 덕분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던 거라. 그래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전달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제 고용주- (이 지점에서 당신을 향해 손짓해 보인다-) 를 위해서라도 좀 더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하긴 해야겠어요... 혹시 로신에게 예언자 일보 편집실에 같이 침입할 사람이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전해주실 수 있나요? (되겠냐...)

Ludwik

2024년 08월 06일 21:59

@jules_diluti …고용주는 너무 자본주의자 같은 말이니까 호칭 좀 바꿔 줄래? 협업자라거나… (이런다.) …너의 ‘협업자’로서 조언 하나 더 하마. 로신 오하라 같은 바보 돼지와는 되도록 엮이지 말고, 직접 행동하기보단 펜을 들어. 작가가 가장 활약할 수 있는 무대는 종이 위잖아. 때로는 소설 한 권이 세상을 뒤흔들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건 아주, 아주 어려울 것이다.) 너, 머글 소설 꽤 읽는다고 했던가? 다른 사람을 사상적으로 뒤흔들 수 있을 법한 작품은 뭐 읽어 봤어?

jules_diluti

2024년 08월 07일 02:32

@Ludwik 바보 돼지라니, 두 분은 손발이 착착 맞는데다가 아주 사이가 좋아 보이던걸요! (투덜거리지만 당신의 의견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어요, 편집실 침입은 최후의 최후의 방책으로 남겨둘게요. 그러고 보니 새삼 루드비크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껴지네요. 전이라면 "두려워말고 돌격!" 이라고 하셨을 것 같은데, 이제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법도 고민하시고. 좋은 지휘관이 될 거라는 게 느껴져요. (잠자코 웃다가... 상기된 얼굴로 손을 꼽기 시작한다.) 음, 조지 오웰의 소설들이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적의 논리를 알아야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전체주의 체제가 개인을 옭아매는 방식을 보여주는 "1984"가 특히 좋고요!

Ludwik

2024년 08월 08일 10:51

@jules_diluti (로신 얘기에 화내야 할지, 어른이 됐다는 말에 우쭐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조지 오웰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표정이 굳는다.) 네가 트로츠키주의자라도 돼? …머글 정치에 관심을 가지더라도 그런 책은 읽지 마. 식민지 경찰로 일한 영국인이 쓴 책이 좋긴 뭐가 좋단 건지… … (불편해하는 기색을 내보인다. 〈1984〉는 폴란드에서 금서로 지정되어 있다.) 다른 좋은 거 많잖아, 난 영문학은 잘 모르지만. …애초에 그게 왜 네 취향이야? 넌 동화 같은 거 좋아하지 않았나.

jules_diluti

2024년 08월 08일 18:15

@Ludwik 트로츠키의 방식에는 문제가 많았고, 애초에 부르주아 계급 출신인 제가 이런 발언을 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 비민주적인 관료독재 체제에 대한 그의 비판은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가에 대한 비판과 작품에 대한 비판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읽어선 안 되는 글은 없어요. 무엇을 배울지가 문제죠. 독재에 저항하려면 독재를 알아야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루드비크가 '죽음을 먹는 자'들과 맞서 싸우고자 한다면 그들의 논리 또한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또박또박 이야기하더니 동화의 언급에 작게 웃는다.) 동화 졸업한지는 꽤 됐어요, 루드비크. 그러니까 당신과 "협업"을 했죠.

Ludwik

2024년 08월 09일 02:38

@jules_diluti 네가 나랑 협업하는 건 좋아. 난 그냥… (눈을 굴린다.) …그 책이 마음에 안 들어. … …됐다, 이 얘기 그만하자. 넌 어차피 이해 못할 테니까.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동화에서 아직 졸업하지 못한 이는 어쩌면 루드비크가 아닌가?…)

한마디만 하자면, 난 그들의 논리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 파시스트들 떠드는 소리가 다 거기서 거기니까.

jules_diluti

2024년 08월 09일 11:33

@Ludwik 그러면 그 책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 친구가 싫어하는 이야기를 길게 할 필요는 없죠. (순순히 수긍한다.) 하지만 루드비크, 그건 알아두셔야 해요. 적은 때로 굉장히 교묘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요. 파시즘의 뿌리- 그리고 죽음을 먹는 자들의 뿌리는 포퓰리즘을 뒤집어 쓴 권력욕이거든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자들과 맞서 싸우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불사조 기사단이 굉장한 영웅들인데도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는 이유죠. (뜸...) 애초에 장관이 그런 식으로 마왕을 우습게 보아선 안 되었던 거예요. 이건 세계 대전의 축소판과 다를 게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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