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8월 04일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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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_diluti

2024년 08월 04일 22:34

(다소 침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별로 친구들을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요.

LSW

2024년 08월 04일 23:08

@jules_diluti 믿는 게 편하긴 하죠.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01:20

@LSW 레아는 불편한 선택을 좋아하나요?

LSW

2024년 08월 05일 01:43

@jules_diluti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데 익숙한 사람은 다시 말해 자신이 상처입을 일에 언제나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레아에게 어떤 점에서는 의심하는 쪽이 더 편했다. 지금의 맥락에서는,) 적어도 쥘을 의심하진 않을 거예요. 당신은 그러기엔 너무 물러 보여서.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03:00

@LSW (잠시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듯 침묵한다. 그러더니,) 불편한 선택을 하시네요. (그리고 웃는다.) 고마워요. 사실 레아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요. 당신이 '뒤를 돌아볼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고 싶은데.

LSW

2024년 08월 05일 18:33

@jules_diluti (한참 기억을 더듬은 끝에야 오래 전의 어느 대화를 떠올렸다.) 무슨 뜻이죠? 그건.

jules_diluti

2024년 08월 05일 22:16

@LSW 당신은 쉽게 후회하지 않을 사람처럼 보이고, 저 역시도 미래의 레아가 뒤를 돌아보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지만... ... (눈을 깜빡인다.) 당신 역시 아주 약간 무른 구석이 있단 뜻이에요. 그래서 언젠간 뒤를 돌아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LSW

2024년 08월 06일 01:41

@jules_diluti (쥘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뜬다. 요지를 이해했으나...) ...그러니까... 지금은 비록 순한 양처럼 굴고 있지만 언젠가 아주 약아빠진 여우가 되어 돌아와서 제 뒤통수를 칠 거다, 그런 뜻인가요. (부러 단순한 어휘로 그 말의 뜻을 누르는 것은 쥘의 발화를 그리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다.)

jules_diluti

2024년 08월 06일 11:48

@LSW 아~니요~! 방금 전까진 제가 너무 물러 보인다더니!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여우로 만들어 버리다뇨. 너무해라. (기함하며 팔짝! 뛰어오른다.) 그냥, 언젠가 한 번은 당신의 선택들을 돌아볼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그건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당신은 오르페우스가 아니고, 지나온 길을 검토하는 건 래번클로에게 좋은 덕목 같거든요.

LSW

2024년 08월 06일 18:24

@jules_diluti 알아요. 쥘은 여우보다는 족제비죠. 무르다기보다는 정확한 단어를 고르자면 '순진하다'에 가까웠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고. ... (하지만 돌아보는 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정도는 있었다.) 정말 나쁜 일이 아닌 걸까요. 그러니까, 자기반성을 하는 사람이 발전도 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랬다가 이제까지 내가 틀린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잖아요. 돌아가기엔 너무 늦고.

jules_diluti

2024년 08월 07일 00:22

@LSW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돌아가기엔 너무 먼 거리를 온 사람이 자기가 잘못된 방향을 택했다는 걸 깨닫고 버틸 수 있을지. 아니면 차라리 끝까지 모르는 게 그 사람에게 나을지. 나한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깨우치고 미안하다고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하지만, 제가 그 입장이라면 뒤를 돌아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요.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과서가 담긴 가방을 어깨에 들쳐맨다. 당신을 바라보고.)

끝까지 잘못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과 바꿀 수 없는 잘못으로 괴로워하는 사람, 어느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세요? 레아는.

LSW

2024년 08월 07일 18:24

@jules_diluti (마찬가지로 짐을 품에 안았다. 쥘을 보던 레아는 먼저 등을 돌려 앞서나간다.) 괴로워하는 쪽은 적어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알고 또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기회가 있어요. '마음이 남아있는 것이다...' 라고 표현할게요.

전 그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무엇이 보편적으로 옳은지에 대한 감각이 있으니까. ...전자는 그 감각을 잃어버린 거고요. (교실 입구에서 멈춰 있던 레아는 쥘을 돌아본다. 몹시도 평이한 투로,) 참, 얼마 전에 제가 망설이던 편지 있잖아요. 지금 보내러 갈 건데, 같이 갈래요?

jules_diluti

2024년 08월 08일 09:51

@LSW 그 감각을 원치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죠. 본인이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혹은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워서. 과오와 가책에 대한 감각을 마취시키기로 결정한 거예요. 결국 인생의 끝엔 모두가 혼자니까. (저만치 앞서 걷던 당신이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지켜본다.) 철저히 홀로 된 사람에게 세상의 보편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러더니 얕은 숨을 들이마신다.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재촉한다.) ...네, 같이 가요. 그거 결국 보내기로 결정하신 거군요?

LSW

2024년 08월 08일 11:13

@jules_diluti (보내는 것이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생각해요? 마지막 순간에 남는 건 자기자신뿐이라고. 당신이 하는 말치고는 제법 비관적인데. (머잖아 부엉이장에 다다른다. 이번에는 쥘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부엉이에게 다가간다. 망설이던 것에 비해 그 동물에게 편지를 맡기는 건 쉬웠다. 그것을 날려보내는 것도.)

jules_diluti

2024년 08월 08일 18:20

@LSW 비관적인가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달을 보길 좋아하는 사람은 달의 뒷면조차 인정해야 하잖아요. 희망도 마찬가지예요.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죠.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문다. 당신이 부엉이를 날려보내는 것을 지켜본다. 날개를 퍼덕이며 저 멀리, 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날아가는 새의 모습... ... 이어 기묘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기분이다. 잠시 후 입을 뗸다.) 자, 이제 돌아가요. 여긴 좀 추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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