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h (멀찍이서 이디스와 대화하는 무리들을 흘겨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가 다가오자 황급히 신경쓰지 않은 척하지만… 루드비크는 우스울 정도로 연기를 못했다.) …어, 머레이. 오랜만…은 아닌가?… … 저번에 사교회에서 만났으니까.
@Ludwik 네 시선이 저기까지 느껴지더라, 루드비크. (속닥이듯 말하며 조금 떨어진 자리로 걸어갔다.) –아, 그랬지. 넌 거기 있고 싶지 않아 보였지만.
@Edith 딱히 쳐다본 건… (연기해 봤자 안 먹히겠다 싶었는지 관둔다.) … …슬리데린 대다수는 날 싫어하니까. 나도 걔네 싫어하고. 아마 이번 졸업생의 절반 이상은 죽음을 먹는 자가 될걸. (‘너는?… 너는 어느 쪽 절반이 될까?’) …네 생각에도 그렇지 않아? 왜 저런 애들하고 어울리는 거냐. 사교회도… 음… 굳이 거기 가야 해?
@Ludwik 부정은 못하겠네. (근처 빈 자리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태연자약한 태도였다.) 그럼 너는 그 절반의 적인가, 루드비크? (루드비크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모를 리는 없지만, 부러 확인하듯 물었다.) -나라고 저런 애들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야. (슬리데린 테이블 쪽으로 고갯짓했다.) ......하지만 내 선택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
@Edith 그 절반의 적이다 못해, 그들 가족의 적이 될지도 모르겠다. (슬리데린 테이블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전부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죽음을 먹는 자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뻔히 봐놓고서 어떻게 감히 용서한단 말이야?… 하지만 저런 놈들한테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야. 난 당연히 저주받겠지. …그래도 상관없어. (결국 루드비크의 선택도 이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너도 그런 거야?… ‘상관없는’ 거냐고.
@Ludwik 그래. 용서받을 수 없는 적이지. (’용서받을 수 없는 ’너의‘ 적. 너를 영웅으로 만들...‘) 넌 전선으로 나갈 날을 고대하고 있을 거고... (질문인지 중얼거림인지 알 수 없는 끝맺음.)
...그래, 상관없어. (그 역시 고대하는 바가 있다고 말하는 듯이.)
@Edith (시선을 옮겨 이디스를 바라보았다. 같은 슬리데린 교복, 그러나 다른 시야…) 정말 상관없어? …그럼, 앞으로는 에버모어 가문이 하라는 대로 할 거야?
@Ludwik 그렇게 보여도 어쩔 수 없지만. (느릿하게 벽에 기댄다. 등 뒤에 버티고 선 벽은 차갑고 굳건하다.) 그와 내 관계가 수직적인 것만은 아니야. (‘그러니 내 선택의 책임은 앞으로도...’)
@Edith 수직적인 게 아니면?… (시선의 방향은 올곧다.) 설명해 줘. 왜 그 사람이 네 후견인이 된 건지, 너에게서 뭘 바라고 있는 건지. …나 그 정돈 들을 자격 있잖아.
@Ludwik 이해관계가 맞았을 뿐이야. 그 사람은 젊은 인재를 원했고 나도 그 사람을 통해 이익을 취하고. (그뿐이야. 덧붙인 말은 간결했다.) ...자격이라. (짧은 웃음이 스쳐지나가고.) 친구로서 말이야?
@Edith …그래. 친구로서. (사실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동지로서’였다. 그러나 어쩐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만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 난 개인적으로 에버모어 가문을 좋게 보고 있진 않지만, 그게 너까지 별로라고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야. … …어쨌든 우린 친구니까.
@Ludwik 우리가 친구가 아니면 달리 뭐겠어. (선선히 답했다. ’하지만 네가 친구 외의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면, 그건 아마 불가능하겠지.‘ 쓴맛을 삼켰다.) 하지만 내가 정말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른다면 어쩌겠어? 영웅의 친구로는 안 맞는 행보일 텐데.
@Edith 슬프겠지. (전쟁이 격화된 이후로는 드물게도 자기 감정을, 개인적인 이야기를 입에 담고 있었다.) 많이 슬플 거야. 그리고 너를… 조금은 증오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건 불가항력이니 날 탓하지 말아 줬으면 싶네. (최대한 실없이 말해 보려 애썼으나 잘 되지 않는다.) …너에게 증오심을 품게 되는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어쩌길 바라? (때문에 역으로 묻는 것이다. 이디스 앞에서는 ‘영웅다운’ 모습만 내보이기 힘들었으니까.)
@Ludwik (만약을 가정하는 데 큰 의미가 없음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디스가 목적한 삶은 결국 루드비크가 추구하는 바와 다르니까. 그는 결국 실망하게 될 것이다. 한때는 그것이 못내 억울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 와서는... 루드비크의 목소리와 머릿속 생각이 겹쳐 들렸다. ‘슬프겠지.’ -그렇기 때문에.)
그럼 증오해. (그 발화는 오히려 편안했다.) 전쟁 영웅에게는 그게 더 어울려...... 슬퍼하는 것보단. (이제는 영웅이 된 그의 모습도 기꺼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모순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타인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