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27일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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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7일 19:58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던 공포가 지나가고, 소란도 어느정도 가라앉았을 무렵, 연회장의 한쪽 구석에서 무언가를 쓰고 있다.)

2VERGREEN_

2024년 07월 27일 21:03

@Julia_Reinecke 줄리아. (조심스럽게 손에 종이 한 장과 깃펜을 쥔 채로 다가와서 묻습니다. 표정 한 번 슥 살피더니,) ... 나도 편지 써야 하는데, 옆에 앉아도 괜찮을까?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7일 21:10

@2VERGREEN_ (공포가 가셨지만 긴장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표정이다. 당신이 인기척을 내면 가만히 보다가.) ...... 마음대로, 해...... (조용히 옆으로 비켜선다. 잠시 입을 다물고는.) ...... 너도 부모님에게 쓰는 거야?

2VERGREEN_

2024년 07월 27일 21:42

@Julia_Reinecke ... (안 괜찮구나. 예상은 했지만, 유독 신경이 쓰여서... 조심스레 난 자리에 앉습니다.) 언니한테 쓰려고. 괜히 역에 데리러 나오지 마라고... ... '너도'라고 하는 걸 보니 넌 아빠께 쓰는 거겠네. (종이를 펼치고, 받는 이의 이름만 적어둔 채로 한참 손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7일 21:51

@2VERGREEN_ ...... 나도 덧붙여야겠다. (편지 끄트머리에 "추신. 이제는 저도 혼자 집에 갈 수 있어요. 데려오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라고 쓴 뒤에.) 맞아. 걱정,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내용을 보면, 일상적이기 그지없는 내용이다. 내용만 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있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2VERGREEN_

2024년 07월 27일 22:03

@Julia_Reinecke ... 나도 그래. 아직 전쟁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린 적 없어. ... 하지만, 또 아무 이야기도 안 드리기에는 죄책감이 드는 것 있지? 어쩌면 좋을 지 모르겠어. (당신의 편지를 한 번 흘끔 보았다, 제 것과 크게 다른 것이 없는 모습에... 작게 숨을 내쉬고는 바닥만 바라봅니다.) 이런 얘기 하면 안되는 건 알지만, 가끔은... 외로울 때도 있어. 가족들 중에서는 나만 혼자 이 세계에 동떨어져 있는 거니까.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7일 22:15

@2VERGREEN_ (잠시 당신을 보았다가, 시선을 피한다.) ...... (입술을 한 번 깨물었다가.) 힐데, 너는...... 네 가족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또다시, 침묵.)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다들 좋은 사람들 같던데. 네가 여기 혼자 있는게 외롭게 느껴질 만큼. (그 말은, 꼭 그는 다르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세계에 혼자 있는것이, 외롭지 않다고. 아니, 어쩌면......)

2VERGREEN_

2024년 07월 27일 22:22

@Julia_Reinecke ... ... (아, 또 잘못 이야기했구나. 다 들어놓고도. 당신의 질문을 들어놓고도 한참 천천히 눈만 깜빡이는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나온 말은,) 그냥... ... 알고 있어. 나도 운이 좋은 편이라는 거. ... 나는 가족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도, 미워할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다는 거. 이런 걸 가지고 외롭다고 이야기하는 건 배부른 소리라는 것도 잘 알아. (그리 애매한 대답을 남기고는 다시 입을 꾹 다물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쓰기 시작합니다.)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7일 22:33

@2VERGREEN_ 널 비난하려는 게 아니야. (당신의 손을 잡는다.) 그냥, 그냥 궁금해서 그래. 네가 네 가족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세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너는, 할 수 있다면 머글이 되고 싶어? 아니면, 네 가족들이 전부 마법사였기를 바라? 나는, 나는 그냥......

2VERGREEN_

2024년 07월 27일 22:51

@Julia_Reinecke 알아, 알고 있어. 알고 있어서 미안해하는 거야. (맞잡은 손이 차갑습니다. 손에 쥐고 있던 깃펜을 내려놓고, 몇 번 입을 달싹이다가...) ... 이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너무나도 소중해. 그래서, 너무나도 이곳에 남고 싶은데... ... (목소리가 형편없을 정도로 떨려옵니다.) 집에 돌아가 식탁에 앉았을 때 더이상 할 수 있는 얘기가 없을 때, 예전 학교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더이상 연락이 닿지 않을 때, ... 이곳에서 이렇게 '겪지 않아도 되었을' 전쟁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면... (간극. 그러니까, 당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자였습니다.) 아무 것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게 돼.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8일 00:26

@2VERGREEN_ (한참 동안, 대답하지 않는다.) ...... 그렇구나. (다시 손을 거두고.) ...... 나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이 세계는 내게 무엇과 바꾸더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거니까. 하지만, (입술을 한번 꾹 깨문다.) ......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이라고 느끼진 않아. 전쟁은, 테러는, 이런 건....... 누구나 피하고 싶은 거잖아. 누구나 도망치고 싶은 거잖아. 그러니까......

2VERGREEN_

2024년 07월 28일 01:42

@Julia_Reinecke ... ... 사람마다 놓인 상황과, 생각은 모두 다른 거니까. (말해놓고는 한참을 침묵합니다. 소매로 눈가를 벅벅 문질러 닦고는,) 너도... 두려웠겠다. 무엇과 바꾸어도 놓치고 싶지 않은 곳이라면, 그만큼 소중한 거라면...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을 거니까. (다시 고개를 들어 당신의 눈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도망치는 것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아. ... 이걸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을 텐데. (모든 것이 눈앞에 닥치기 전에 깨달았다면 좋았을 텐데.)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8일 02:12

@2VERGREEN_ (너무도 소중했고. 너무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 해서든 소속되고 싶어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어쩌면 그것도, 루드밀라를 놓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겠지.) ......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힐데. 지금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잖아.' 라는 말을 삼키지만, 아마 눈빛에서 드러났을 것이다.)

2VERGREEN_

2024년 07월 28일 04:21

@Julia_Reinecke (- 그리고 그 눈에 비친 무력감은 너무나도 쉽게 읽혀서.) ... 모르겠어. 어떤 애는 이런 상황에서는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래.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 결국 내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거니까.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뜹니다. 그러면 그 시야에는 당신이 가득하고,)

... 내 생각은 이래, 줄리아. 포기하지 않는 거야. ... 당장 거대한 전쟁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작은 하루하루에는 무언가 할 일이 생기잖아. 어제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교수님들을 도와 제자리를 지키고 아이들을 확인하는 게 할 일일 거고, 지금은 편지를 보내는 거지. 가족들이 위험해지지 않게. 다음 번에는, 또 다음의 해야할 일이 생기겠지. ...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 응?

Julia_Reinecke

2024년 07월 28일 21:27

@2VERGREEN_ ...... (당신의 말은 일견 옳게 들렸다.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 그것은 아마 우리에게 있어 최선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 하지만 힐데. 전쟁은, 크고, 전쟁은, 그런 작은 할 일들로는 막을 수 없어. (이것은 그의 깨달음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언제나 생각해온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것은 누구의 것이지?) 나는, 잘 모르겠어. 힐데. 그냥, 그것으로...... 뭐가 이루어질지.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 어차피, 어차피 내가 아니어도 그건, 가능하잖아. (그러고는 다시 입을 다문다.)

2VERGREEN_

2024년 07월 28일 21:33

@Julia_Reinecke ... 줄리아. (손을 올려, 당신의 양뺨을 붙잡고는 제 쪽으로 돌립니다. 올곧게 눈을 마주하고는 어딘가 결연한 구석이 있는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해요.) 무엇이 달라질 수 있냐고? 네가 살아갈 수 있잖아! 네 말이 맞아. 전쟁은 거대하고... 우리는, 어리고 작아. 하지만... (전쟁 속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의 일상 또한, 매일매일이 작은 전쟁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곳에서는 승리해야지...) ... 살아있으면 무언가는 바뀌어. 줄리아 델피니 라이네케가 살아가는 건, 너만이 가능한 일이야.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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