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24일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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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_diluti

2024년 07월 24일 00:42

(초콜릿을 받아들고 만지작거리면서 교실을 나선다. 한참 걸어가더니, 우뚝. 다시 몸을 돌려 교실을 향하기 시작한다.) 다시 해봐야겠어요.

LSW

2024년 07월 24일 01:15

@jules_diluti 두려움을 다시 마주한다고요. 굳이?

jules_diluti

2024년 07월 24일 11:45

@LSW 음, 다른 아이들이 보가트랑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니까... 제 두려움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최소한 맞서 싸울 순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해보려구요.

LSW

2024년 07월 24일 14:21

@jules_diluti 쥘의 두려움이 더 사소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덜 끔찍하긴 하죠. ...구경해도 돼요?

jules_diluti

2024년 07월 24일 20:08

@LSW 응원해 주시려고요? (어조는 가볍다. 다른 이유라고 생각하는 듯이, 마치 그래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교실의 문을 열고.) 네, 괜찮아요. 몇 번 실패할지도 몰라요.

LSW

2024년 07월 24일 21:00

@jules_diluti 몇 번째에 성공하나 세고 있을게요. -부담 주려는 건 아니니까. (뒤따라 들어가서, 옷장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선다.) 그러니까... 응원이라고 봐도 좋아요. 꼬마들은 공포에 맞설 힘이 없지만 어른은 그렇지 않거든요.

jules_diluti

2024년 07월 25일 00:02

@LSW 또 그 꼬마 소리. 두고 보세요, 제가 이번엔 기필코 성공하고 말 테니까요. (지팡이를 앞으로 곧게 가리키고, 숨을 들이마신다. "알로호모라." 옷장 문의 잠금이 풀리며 보가트가 튀어나오고, 우드워드 교수님의 형상으로 변해 그의 글을 줄줄이 깎아내리기 시작한다. "리디큘러스." —휙, 보가트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한다— "리디큘러스." —이어서 그의 어머니. 누나. 로즈워드 교수님. "리디큘러스!" —잠시 레아의 얼굴로도 변했다가—)

리디, 리디큘러스! (—펑, 하고 피냐타가 터지듯 색색의 종이가 흩날린다. 박수 소리가 쏟아진다. 그의 글을 칭찬하고, 추켜세우고, 사인해달라고 청하는 사람들— 그중엔 그의 아버지도, 당신도 있다. 마침내 성공이다. 식은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헐떡이며 지팡이를 내린다. 당신 눈치 슬금 보더니 웃고.) ...이런, 민망하네요.

LSW

2024년 07월 25일 03:22

@jules_diluti (뒤에서 지켜보다 콜로포터스 주문을 외운다. 보가트가 되돌아간 옷장이 잠긴다.) 이거 저도 사인해주겠느냐고 물어야 할 분위기인데. "사인해줄래요?" 다 큰 쥘 린드버그.

jules_diluti

2024년 07월 25일 19:17

@LSW (이제는 그 나름대로 민망함의 원인이 된 보가트를 향해 손을 훠이훠이, 내젓다가 콜로포터스 주문 하나에 해결되자 뒷목을 문지른다.)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 정말이지! 허를 찔린 기분이에요. 보가트가 보여주는 '두려움'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결하는 방식에서도 속내가 이렇게 티가 나네요. 방금 본 건 잊어 주세요. ("...사인해달라고 놀리지도 마시고요!" 덧붙인다.)

LSW

2024년 07월 26일 10:13

@jules_diluti 잊는 건 생각해보죠. (짤막하게 답하고는 홀로 팔짱을 낀다.) 보가트는 그런 점에서 참 흥미로워요. 그걸 상대하고, 직면하고 무찌르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어쩌면 거의 대부분을 보여주잖아요. 유머는 사람이 세상을 대하고 문제에 대처하는(cope with) 방식인 반면 공포는 외부 자극을 피하려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니까. (쥘이 했던 건 한 마디뿐인데도 말이 많았다-제법 들떴다는 뜻이다. 헛기침한다.) ...어쨌든 쥘을 조금 더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이게 당신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jules_diluti

2024년 07월 26일 18:19

@LSW 그렇죠. 그래서 가급적이면 소수 인원으로 진행하는 편이 나았겠다고 생각해요. 밴시나 미이라, 떠돌이 개를 무서워하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저희가 겪어온 일들이 있잖아요? 통상적이지 않은 공포와 그에 대응하는 유머... 즉 방어기제를 다른 사람들 앞에 내보이고 싶은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신이 헐벗은 기분이잖아요. (뜸.) ...저도 처음엔 굉장히 부끄러웠고요! 레아는 보가트 수업을 하면서 그런 게 신경 쓰이진 않았나요?

LSW

2024년 07월 27일 03:29

@jules_diluti ...사실대로 말하자면 좀 불쾌했어요. 하지만 수업이니 어쩔 수 없죠. ('조금' 보다는 '제법'이었으나 그걸 의식하려 하지 않는다. 더구나 자신의 보가트를 쥘도 보았을 거란 생각을 하니 기분이 가라앉는다. 목소리가 느릿해진다.) ...더구나 보가트는 여럿이서 있을 때 대응하기가 쉽다잖아요. 만약을 대비해 그런 식으로 이때까지 수업을 해온 거겠죠.

jules_diluti

2024년 07월 27일 17:46

@LSW 흠, 그렇겠네요. 하지만 같이 수업을 진행할 사람을 고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만일 제가 다른 친구를, 예컨대 레아 윈필드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레아가 지켜보는 앞에서 보가트가 레아로 변해요. 그러면 얼마나 민망하겠어요? (신발코로 앞의 조약돌을 톡, 찬다.)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고요.

LSW

2024년 07월 27일 17:48

@jules_diluti ... ...제가 무서웠어요? (다른 거 죄다 흘려듣고 그것만 귀에 들어왔다.)

jules_diluti

2024년 07월 27일 21:51

@LSW 모르겠어요. 무의식은 누구도 모르는 거니까. (고개를 모로 기울이며 당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당신은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부딪힌... (말을 고른다.) ...거부였어요. 그러니 내심 무서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LSW

2024년 07월 27일 23:43

@jules_diluti (4학년 학기 초 대연회장에서 이야길 나눌 때 그가 지나가듯이 언급한 것에서 짐작하기는 했다. 당시 그의 말대로 레아는 쥘을 그리고 쥘에게 드는 감정들을 '참고' 있었고... 지금도 사실 별반 다르지는 않다. 의외라 느낀 점은 쥘이 그것을 입 밖에 냈다는 것이다.) 그랬군요. ...제가 쥘의 첫 고난이었다, 이런 뜻인가요?

jules_diluti

2024년 07월 28일 02:37

@LSW 고난이라고 하니 좀 이상하네요. 고난은 극복해야 할 것 같잖아요. 저는 레아를 극복하지 않았어요. 여전히 낯설고, 자주 의지되고, 항상... (말끝을 흐리더니 어깨를 으쓱한다.) 음, 어쨌든 레아는 레아예요. 중요한 건 그것 뿐이죠. 다른 건 제가 부여한 의미일 뿐이니까. 하지만 충격이긴 했어요. 그래서 무서워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고. 이야기 끝. 혹시 상처 받았어요?

LSW

2024년 07월 28일 03:13

@jules_diluti (눈을 두어 번 깜빡인다.) 아뇨.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에도 '그랬군요' 정도로만 대답할 수 있지만 예의상 그러지 않을게요. (이건 나름의 농담이다... 그러나 웃음기가 하나도 없는. 자신의 뒷목을 만지작거린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쥘의 두려움이 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에는 저보다 더 큰 두려움이 있었으니까요. 그게 보가트라는 형태로 나타난 거고. (하고는 또 생각한다.) ...쥘에게 전 그런 사람이에요? 의지할 수 있고 낯설고... 그런 것들이요.

jules_diluti

2024년 07월 28일 14:03

@LSW 저도 여기서 "아마도요"나 "그러게요" 정도로만 대답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게요. (농담에는 농담으로 응수한다. 이쪽의 얼굴에는 엷은 웃음기가 서려 있다.) 당신에게 많은 걸 배운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상하죠. 마냥 편하고, 손바닥처럼 훤히 들여다보이고... 그런 사람에게 의지된다고 느끼는 게 '보편적'이잖아요. 저는 그렇지 않나봐요. 다른 사람들이 제게 바라는 모습을 레아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낯선데, 애써서 부응할 필요가 없는 건 되려 편안해요. (빠안.) 오독인가요?

LSW

2024년 07월 28일 20:08

@jules_diluti -아뇨. 정확히 봤어요. (생각보다 순순히 인정했다.) 편안하다고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 (갑자기 어떤 생각이 들었다. 쥘 린드버그의 앞에서는 내내 써 오던 가면을 내려놓아도 되는 것인가,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는 내내 노심초사하게 된다. 그러나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해를 끼칠 마음이 들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말해 레아 자신도 쥘을 어느 정도는 편안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쥘의 안을 전부 들여다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다시 연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전 예상가는 쪽이 훨씬 편하거든요.

변칙적인 건 꾸준히 신경써야 해서. (굳게 닫힌 옷장을 응시한다. 그런 점에서 레아 자신의 보가트는 아마 한동안은 그런 모습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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