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쿡쿡… 쿡… 엇 (못 본 척 지나가려는 쥘의 목도리 끝을 슬그머니 ―사실은 다소 콱 하고 ― 낚아챈다.)
소년이여… 네 '목적지'는 어디지이? (=나 길 잃었는데 같이 가자)
@jules_diluti 목적지가 없어어…? 그렇다면 어디로든 갈 수 있겠군, 황금 옷의 족제비여…. (체셔 고양이의 대사를 인용하며, 실수로라도 목을 조르지 않게 목도리를 놓아주었다. 대신 망토를 붙잡는다.) 어? 아니, 그… 나는 스마일이 아니고 우ㄷ… 엇… (얼굴 빨개짐…)
@jules_diluti 아, 엇, 웃, (뒤늦게 몰려오는 부끄러움… 우디는 우물쭈물 하다가 홧홧하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느리게 쓸어내리며 마른 세수를 했다가,) 제, 음, 제법이구나. (다시 컨셉을 되찾으려 해보지만 흔들린 멘탈에 말을 좀 절었다.)
황금 옷의 족제비여, 네가 가장 '안식'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지? (=쥘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야?)
@jules_diluti ('인형들의 주인'이라니 엄청나게 멋진 호칭이다. 다음번에 꼭 써먹어야지, 라고 몰래 생각하며 쥘의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대답 대신 그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필멸자들은 별에 이름을 붙이는 걸 좋아한다 했던가… 가장 좋아하는 별자리가 있나?
@jules_diluti 작은곰자리... (꼬리가 길어진 아기곰을 상상하다가, 그 작은 곰이 된 쥘을 상상해본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귀엽다! ...하지만 그 신화는 분명 아들이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하고 활로 쏘아죽이는 서사가 아니었던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몸은 거문고자리를 좋아하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는, 필멸자들의 어리석음을 잘 보여주더군... 처절하게 사랑하고 후회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모습을 말이야. 그리고 '베가'가 있으니까—.
@jules_diluti 아아… 인간들은 신에게 놀아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그러나 그 '신화' 마저 인간이 만들어낸 것..., 놀라울 만큼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흥미로울 지경이야. (기꺼이 초청을 받아 앉으면, 날이 좋아서인지 머리 위엔 반짝이는 별들이 환히 보였다. 우디는 손가락을 뻗어 몇 개인가 보이는 별들을 짚어본다.)
쥘이여, 그대는 '만나고 싶어도 평생을 만날 수 없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WWW 맞아요, 우디. 신화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죠. (고개를 든다. 당신이 짚어내는 별들을 눈에 담고, 손을 뻗어서 그러쥐는 시늉을 한다.) 인간들은 신의 사도를 자처하지만, 결국은 신이 인간을 대표하는 거예요. 세상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마음을요. 그렇다면 과연 신과 인간 중 어느 쪽이 창조주일까요? 닭이 먼저일까요, 달걀이 먼저일까요? ... (뜸을 들인다. 당신이 건넨 질문을 천천히 인지하고.)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야기를 하시려는 건가요. 음, 아니면... 죽어서 만날 수 없는 상대라거나.
@jules_diluti 신은 인간을 창조하고, 인간은 신을 창조하고…. 오오, 래번클로의 독수리상이 좋아할 만한 주제로구나. 하지만 세상의 진리에 통달한 이 몸, 다크플레임마스터에게는 어렵지 않은 질문이지... 다크플레임마스터가왜세상의진리를알고있냐면다크플레임드래곤이사실은태초에서부터시작됐는데어둠과빛두개로나뉘어서(어쩌고 저쩌고.. 이후 별로 안 들어도 상관 없는 다크플레임뭐시기 설정을 한 3분 정도 설파했다.)
아, 그래서… 내가 물어보려던거언…, 살아있음에도 만날 수 없는 대상이 더 그리울까, 죽어서 영영 만날 수 없는 대상이 더 그리울까… 였어어. 쥘은 작가니까아… 그런 것도 좋아할 거 같아서어.
@WWW (다크플레임마스터의 설정을 주의깊게 듣는다... 중간중간 끄덕이기도 하고, 감탄사를 흘리거나 맞장구를 치기까지 하면서. 정말로 흥미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설교가 끝나자 뒤로 느리게 눕는다. 깜깜한 밤하늘이 눈동자 속으로 쏟아지는 것만 같다.) 음... 역시 죽어서 영영 만날 수 없는 대상이 더 그립지 않을까요. 살아있다면, 살아만 있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니까. 설령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만날 수 있다는 그 희망 하나로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 하지만 종종 생각은 하게 되겠죠. (몸을 옆으로 돌려서 당신을 바라본다. 나직한 음성.) 그 사람은 지금 행복할까. 내가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만큼 그 사람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 ... 나를, 기억할까.
@jules_diluti (쥘이 경청해주는 게 기쁘고 좋아서, 우디는 으레 말수가 적고 조용한 아이임에도 떠들썩하게 된다. 동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공명하게 되는 걸까? 누운 쥘의 옆에 가만히 누워 옆얼굴을 바라본다. 눈을 깜박이다가, 배시시 웃어본다.) …그래? 나느은, 어쩌면, 살아있는 사람이 더 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어어. 살아있어도 '영영' 만날 수 없다는 건… 어느 한 쪽에서, 더이상 만나기를 원치 않는 걸 테니까아….
(우디는 쥘에게 조금 몸을 당겨 누워서, 이를테면 파자마 파티를 하다 같은 침대에 누워 잠드는 것처럼, 비밀 얘기를 하듯 소곤소곤 속삭였다.) 서로 보고싶어 한다면… 분며엉, 만날 수 있을 거야. 언젠가….
@WWW (당신이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다고 느낀다. 왜일까? 우린 아직 열네 살일 뿐이니까, 그럴 리는 없어. 생각이 많아지니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거야... 속으로 중얼거리고 당신의 어깨에 고개를 기댄다. 두 눈은 여전히 위를 향해있다.) 네, 분명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하늘엔 별도 달도 총총하고. 목소리가 나른한 속삭임으로 느려진다.) 만나고 싶다면 만나러 가요. 그 사람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설령 그쪽에서 만나길 원치 않는다 해도... ... 이야기를 끝맺어야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않겠어요... ... 우디가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거예요... ...
@jules_diluti (구름처럼 보드랍게 곱슬거리는 베이지색의 머리카락이 어깨와 뺨에 닿을 적이면, 우디는 문득 노란 맛의 솜사탕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둥글고 작은 그 머리를 다정하게 안고 쓰다듬었다. 꿀이 가득 든 유리 단지를 다루듯 조심스럽고 상냥한 손길이, 어색하고도 나긋하게 쥘을 쓰다듬으면서,) ……고마워어. (배시시, 흩어질 듯한 웃음이 새고 만다.)
있잖아, 쥘… 쥘으은, 내 친구잖아.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소곤소곤, 그것은 숨소리에 흩어지듯 아주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였다.)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를 물리치고…, 엄마 아빠를 찾아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동화를… 써 줄 수 있어?
@WWW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펜을 꺾을 생각을 했었는데. 그럼에도 여기 있는 당신은 너무나 연약하고, 슬프고, 또... 마지막 부탁을 하는듯이 느껴져서. 소년은 얕은 숨을 내쉰 뒤 미소를 짓는다.) 그럼요, 우디. 우리는 친구잖아요. 그런 것쯤은 지금 당장이라도 써드릴 수 있어요... (눈을 감는다. 목소리는 자장가처럼 흘러나온다.) "먼 옛날 헨젤과 그레텔이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두 사람을 몹시 사랑했지만, 매일 숲에서 일해야 했어요. 그래서 헨젤과 그레텔을 숲으로 데려가서 말했습니다. '여기 가만히 있어야 해.' 하지만 그날은 비가 왔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았어요..."
@jules_diluti (우디는 나른한 미소를 지으며, 쥘을 따라 슬며시 눈을 감았다. 속삭이는 소년의 목소리는 구름처럼 부드럽고 꿀처럼 달다.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어쩐지 하얀 머리의 남자아이와 노란 머리의 여자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거센 폭풍우 속에 놓인 아이들을 상상할 때면 두려웠는데, 우디는 그럴 때마다 슬며시 쥘의 옷깃을 잡아본다. 함께 있으니 두렵지 않았다.) 응... 그리고?
@WWW "...아이들은 배가 고팠고, 과자 냄새를 따라갔어요. 그곳에는 먹음직스러운 과자집이 있었죠. 벽을 뜯어먹기 시작하자 무시무시한 마녀가 나왔어요." (밤은 깊어 가고, 소년은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동화 속에서 두 아이는 마녀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살아남고, 이전에 떨어뜨려뒀던 과자 조각을 따라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들어가기 직전 헨젤은 그레텔의 소매를 쥐고 질문했어요.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부모님께서 우릴 다시 만나고 싶어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집을 나온지 너무 오래 되었잖아. 헨젤은 덜컥 겁이 났던 거예요."
@jules_diluti (가늘게 눈을 뜨면 한쪽 눈에 담기는 쥘의 모습은, 망설임 없이 이야기를 짓는 작가이자, 반짝이는 몽상가이자, 단 한 사람의 청자인 친구를 위해 동화를 들려주는 상냥한 아이여서···. 우디는 간간이 "응," "그리고?" "오," "우아." 하는 말을 하며 쥘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자연히, 사무치는 불안을 어쩌지 못하는 겁쟁이 헨젤에게 귀를 기울였다. 깨달으면 쥘의 옷깃을 잡은 우디의 손이 희게 질려 있었다. 우디는 평소와 다름 없이 차분하지만, 어딘가 서글픈 시선으로···)
···'웬디'는 ···뭐라고 했어? (밭게 들이쉬는 숨.) 아, 미안. '그레텔' 얘기야···.
@WWW "그레텔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학기 첫날부터. 통금도 지난 시간에. 틀림없이 혼나고 기숙사 점수도 깎일 텐데. 누님께서도 반항기냐고 오해할지도 몰라... ... 속으로 중얼거리지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당신이 들어주는 게 좋았다. 기뻐해주는 게 즐거웠다.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서, 이거로, 충분하다고.) "그레텔은... 헨젤을 향해 말했어요. 바보같은 소리 마, 부모님이 우리가 잠들었을 때 어떤 눈으로 보셨는지 몰라서 그래? 식사 시간에 입이라도 델까봐 수프를 한 김 식혀서 주는 마음을 알지 못하니?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뭐겠어, 꼬마 헨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갔지요. 그곳에는 헨젤과 그레텔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이 있었답니다. 어머니는 두 아이를 보자마자 눈물을 터뜨렸어요. 그리고 따뜻한 포옹을 해줬지요." (가느다란 숨소리.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속삭이듯 덧붙인다.) "그 뒤엔, 오래오래 행복하게."
@jules_diluti (우디는 문득 깨닫는다. 애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필사적으로 목숨을 걸고 폭풍우를 헤치고 은구두를 신고 간절히 바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입이 델까 한 김 수프를 식히는 데에 있고, 돌아온 아이들을 나무라는 대신 무사히 돌아온 것에 감사하며 속절없이 눈물을 흘리는 데에 있고, 늘 잠들기 전 자신에게 목 끝까지 이불을 덮어주던 휘트니의 손길과 입맞춤에 있고, 친구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혼날 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몰래 곁을 지키며, 책임지고 행복한 결말을 들려주는 그 상냥함에 있다.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날 밤, 그는 꿈을 꾸었다.
그날은 폭풍우가 지나고 맑게 갠 밤이었다. 별들이 달보다도 밝게 반짝였다. 헨젤과, 그레텔과, 요정들과, 작은 동물들과, 쥘과, 위즐과, 엄마와, 아빠와, 마녀가 모두 달콤한 과자를 나눠 먹고, 행복한 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워 떠들었다. 과자집보다도 달콤한 애정으로 가득한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