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밑단이라도 좀 자르면 움직이기 편하려나. 도와줄까?
@jules_diluti 이거 디핀도로 하면 네가 다치려나···? 얘, 혹시 모르니까 다리 조금만 들어보련. (의자에 앉은 쥘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드레스 밑단을 쥐었다. 팽팽하게 당겨 살이 닿지 않도록 공간을 만들고 주문을 왼다. 마치 재단한 것처럼 밑단이 깔끔하게 잘려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릴 지키라고 있는 게 호그와트고, 교수고, 기사단이잖니. 당황해서 하는 돌발행동이야말로 위험한 거란다. 좀 진정이 되니?
@jules_diluti 후후. 무슨 생각 하니, 우리 아기 족제비? (당신을 부르는 애칭도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다. 동그랗게 잘린 밑단 천을 모아 돌돌 말아서 부피를 줄였다. 그것을 쥘에게 건네며,) 위니? 위니는 걱정 안 돼. 워낙 강한 사람이잖니. 사실은 휘트니 쪽이 걱정이야. 그 사람은 좀 무른 구석이 있거든…. 울지도 않던 어린아이 하나를, 차마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본다.) 메이블 언니를 기숙사에서 봤단다. 같이 가 줄까?
@WWW (아기 족제비가 아니라 오소리라느니, 애초에 같은 또래고 사람인데 웬디는 너무한다느니. 그렇게 투정을 부리는 것도 이제는 옛날 일이다. 당신의 호칭을 수긍하듯 자연스럽게 천 뭉치를 받아든다. 울지도 않는 어린아이는 당신 본인을 가리키는 말일까. 폭풍우 형태의 보가트를 잠시 상기했다가, 현실로 되돌아오고.) 네, 교수님께서 알아차리기 전에 살짝 다녀와요. 전 무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앞서 걷기 시작한다. 문득 생각난 것처럼 묻는다.) 웬디는 강한 사람이 좋아요, 아니면 무른 구석이 있는 사람이 좋아요?
@jules_diluti (그는 서로의 존재가 자연스러워진 바로 그 순간을 유정하다 말한다. 어린왕자가 장미에게 길들여진 것과 같이, 또 쥘이 그가 쥘을 아끼는 방식을 받아들인 것과 같이. 샐쭉, 눈을 한번 접어 웃은 그가 천천히 기숙사로 향했다.)
왜 그런 게 궁금해졌을까? 글쎄… 네가 말하는 '좋아해'는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말하는 '좋아해'일까, 위니 선생님을 좋아하는 '좋아해'일까, 내가 우리 아기 족제비를 많이 아끼고 예뻐하는 '좋아해'일까?
@jules_diluti 어머, 하지만 위니를 좋아하는 좋아해랑 로스트비프를 좋아하는 좋아해는 다른데…. (그리고 그건 쥘을 좋아하는 좋아해와도 분명 달랐다. 톡톡, 검지로 뺨을 두드리며 생각하다가…)
역시, 강하되 나에게만 무른 구석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게 제일 좋지 않니? 후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쥘?
@WWW 글쎄요, 애정이란 건 제게 지금껏 당연한 거였거든요. 부모님의 애정. 누님들의 애정. 웬디가 제게 보여주는 애정이나, 친구들이 제게 다정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요.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어떤 애정을 각별히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굳이 따지자면... 상대의 인생에서 제가 아주, 아주 중요한 무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서, 더이상 뭔가 요구하지 않는... (남자다우라고 요구하지 않고, 성적을 잘 받으라고 요구하지 않고, 현실적이길 요구하지 않고. 나의 형상을 당신의 기대에 맞추어 바꾸려 들지 않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네요! (방긋 웃으며 당신을 돌아본다.)
@jules_diluti 어머, 사랑 받는 게 익숙한 응석꾸러기 왕자님이네…. (반쯤 농담이고, 반쯤 진담이었다. 즐거운 듯 후후, 웃음을 흘리며 자신의 두 손끝끼리를 맞댄다. 가만히 생각하며 그 옆을 앞질러 걷는다. 쥘과 마주 본 채로 뒷걸음질을 하기 시작했다. 산뜻하고 장난스러운 걸음이면서도 경박하지 않다. 뒷짐을 진 채로 눈을 접어 웃어 보인다.) 별 거 아닌 듯 말하면서 엄청 욕심 많구나? 우리 응석꾸러기 왕자님은. 모든 우열에서 첫 번째가 되고 싶다니….
하지만 알 것 같은 기분이야. 전부가 될 수 없으면 최소한 제일이라면 좋겠어…. 쥘은, 그런 거 느껴본 적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