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손에 들린 리본과 당신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 드레스 입게? 어, 나도 제대로 입어본 적은 없긴 한데...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지 않을까?!
@2VERGREEN_ 그... 그쵸?! 제가원래이런옷을입는걸좋아하는건아닌데파트너가입으면어울릴것같다고해서요핫참이걸또안입어볼수가없네요... (따발총처럼 이야기하더니 패닉한 얼굴로 옷을 냅다 들어올린다.) 도... 도와주세요. 이거 아래에서 머리부터 밀어넣어야 하나요? 아니면 위에서 발부터 들어가야 하나요?
@jules_diluti 아니, 천천히 얘기해도 되는데... 그리고 '이런 옷' 이어도 예쁘면 입을 수도 있는 거지! (중얼중얼 이야기하면서 옷 받아들고는 앞뒤로 막 살펴봅니다.) 아, 여기 뒤에 단추 있네. 그러면 머리부터 밀어넣는 것보다는 발부터 들어가는 게 맞지. (탈의실 안으로 반쯤 던져넣기!) 옷 끼워넣고 나와, 그러면 마무리는 내가 도와줄게.
@2VERGREEN_ 네에, 네. 고마워요! (탈의실의 커튼이 닫힌다. 그리고 우당탕, 쿵, 여기저기 머리를 부딪히는 소리와 감을 잡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소리... ... 잠시 후, 얼추 옷을 걸친 채 상기된 얼굴로 비틀거리며 나온다. 불만스레 종알거리는.) 대체 힐데가르트는 어떻게 그런 옷을 혼자서 입고 나온 거예요? 머리도 멋지게 틀어올리고.
@jules_diluti 내가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지?! (탈의실 안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리에, 소리를 빽 지르고도 영 불안한 듯이 기다립니다. 당신이 나오자마자 쪼르르 달려가 등 뒤에 달린 단추들을 잠궈주어요.) 내 옷은 이렇게 단단한 소재가 아니여서, 그냥 원피스를 입는 것처럼 머리부터 들어가도 되거든. 머리는... 사흘 동안 연습했어... (그 시간들이 생각난 것인지, 살짝 아득한 표정을 짓습니다.) 넌 어쩌다 드레스를 입게 된 거야?
@2VERGREEN_ 대단하네요... ... 힐데가르트는 은근히 끈질긴 면이 있다니까요. (혀를 내두르며 당신이 단추를 마저 잠궈주길 기다린다.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진이 쭉 빠진 듯.) 저는, 음, 뭐랄까... 귀가 얇아서... (한숨을 푹 쉬더니 손가락을 하나씩 꼽아본다.) 레아가 지나가는 말로 드레스도 잘 어울릴 거라고 했고, 그런가 싶어서 구경하는 셈 치고 옷가게에 갔는데, 옷가게 아주머니께서 이게 너무 잘 어울린다고 혀를 내두르시길래 휘말려서, 어어, 하다 보니까... 정신 차려보니 드레스를 산 뒤였어요. 샀으니까 입어야죠...
@jules_diluti 머리 묶는 건 한번 배워두면 무도회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도움이 될 거니까. (단추를 다 잠그고는, 허리께에 달린 리본을 다시 묶어주고 있습니다. ... 손길이 조금 엉성하기는 하지만요!) 아, 그런데 아주머니께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는 알 것 같아. 너 이거 엄청 잘 어울리거든... (이야기하며 리본 다 묶고는 손 탁탁 텁니다. 제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듯이 흠, 소리 내고는 뒤로 돌아보라고 덧붙입니다.) 이거 안 입었음, 원래 뭘 입으려고 했었는데?
@2VERGREEN_ 그냥, 정장 연미복이요? 다른 사람들 다 입는 거로요. 맞춤이 아닌 기성복이라면 호그스미드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미리 준비할 생각은 안 했어요. 결과적으로 잘 어울린다니 다행이네요! (태평하다... 어깨를 으쓱한다! 당신 옷을 눈여겨보고.) 힐데가르트는 옷을 미리 정해둔 거죠? 자수를 놓는 일이 보통 오래 걸린 게 아니었을 것 같은데.
@jules_diluti 그것도 잘 어울렸겠다. 하지만, 한번뿐인 무도회니까 이렇게 특별한 기억을 남기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 (자수가 놓인 부분을 만지작거립니다. 온갖 형형색색의 꽃이 가득 놓여있는...) 아, 다른 부분은 옷이 삭아버려서 엄마가 새로 만들어주신 건데... 여기 자수가 놓인 부분은 할머니한테서 물려받은 옷에서 떼어와 이어붙인 거래.그래서, 결론적으로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 (아, 작게 소리내더니 당신이 손에 들고 있었던 리본을 가져옵니다.) ... 머리도 묶어줄까?
@2VERGREEN_ 네에, 부탁드려요. (당신이 묶어주길 얌전히 기다리며 앉아있다. 두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로. 작게 조잘거린다.) 신기하네요. 안 그래도 퀼트를 좋아하거든요. 옛날 미국 사람들— 근원을 따지고 들자면 이집트에서 시작했다고 듣긴 했어요—은 작은 천을 모아서 누비이불을 만들었는데, 그게 역사를 전승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비밀리에 지도로 쓰이기도 했대요. 힐데가르트의 자수는 과거에서 왔고 옷의 다른 부분은 이번에 새로 지은 거니까, 과거와 미래를 접붙인 셈이에요... ...
@jules_diluti 다 묶지는 못하겠다. 길이가 그 정도는 안 되어서... (머리칼의 절반쯤을 들고는 리본과 사투 아닌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무언가 불만족스러운 듯 풀었다, 다시 묶었다...) 퀼트라면 알고 있어. 작은 천조각들을 모아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거 말이야. ... 그런 역사가 있는 줄은 몰랐지만. 그러고 보면 사실 많은 건 퀼트와 비슷할 지도 몰라. 각자의 작은 부분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개체를 만드는 거니까. (당신의 어깨를 두들깁니다. 왼쪽이 조금 더 커다랗긴 하지만, 그럭저럭 봐줄 만한 리본이 완성되었습니다!) 다 됐다. ... 그리고 그 이야기, 엄마가 들으면 기뻐하실 것 같아. 집에 가면 전해드려야겠다.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고...
@2VERGREEN_ (머리카락이 자꾸 들렸다 놓았다, 하는 감촉이 나쁘지 않다. 빗질을 받는 족제비처럼 편안한 얼굴이 되어 말이 조금씩 늘어진다...) 흐음, 힐데가 기분 나빠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힐데의 할머니가 살던 곳에선 다른 이름으로 부를 것 같은데, 멋대로 제가 아는 문화를 끌고왔을까봐...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작은 부분이 모여서 하나의 큰 걸 만든다고 하니까... 꼭 저희 얘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꾸벅 졸려다, 당신이 어깨를 두들기는 손길에 퍼뜩 깨어난다. 거울을 보고 작게 경탄성.) 우와, 고마워요! 벌써 완성된 거예요?
@jules_diluti (보송보송한 머리카락... 좀 위글의 털같기도 하고... 만지작거리는 게 나쁘지 않았는데. 가끔씩 머리를 묶어주겠다고 부탁이나 해볼까, 생각하며 입을 쩝 다십니다.) 그러게, 우리 얘기에도 해당되겠다. 하나하나의 학생들이 모여서 한 학년을, 한 학교를 이룬다든가... 함께한 작은 시간들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추억을 형성한다든가. (좀 뿌듯한 표정 짓고 있습니다.) 괜찮아? 고맙다니, 별 말씀을. 이 정도는 친구한테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
@2VERGREEN_ 어쩌면 그게 교수님들께서 저희에게 뮤지컬을 시킨 이유인지도요. (...특히나 저번 연극제가 얼마나 안 좋게 끝났는지를 떠올리면... 덧붙이다가 당신이 싫어할 화제라는 것을 떠올린다. 흘금 곁눈질을 하더니 미소를 짓는다.) 저희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기억하길 원하시는 건지도 몰라요. 힐데는 쥘이, 쥘은 힐데가 필요한 거죠. 서로를 기준 삼아 세상을 이해하면서. 어쨌든! (손뼉을 짝 친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의상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