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W 임판데가요? (정신없어서 못 들은 듯) 그랬구나. 저도 가도 되나요?
@callme_esmail 글쎄, 그건 제가 아니라 임판데에게 물어야겠죠. 하지만 누구든 다 괜찮다고 하지 않을까요? 좋은 애니까. -데려다줄까요? (손을 내민다.)
@LSW 그것도 그렇네요... (손을 잡고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서다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휘청인다.) 음, 네. 그런데 신발끈이 풀린 것 같아서 잠시만요.
@callme_esmail 그럼 그냥 앉아 있어요. (에스마일의 어깨를 눌러 앉히곤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신발끈을 묶어준다. 리본 모양을 잘 만들고는...) 됐어요.
@LSW (...신발끈은 주저앉을 핑계였는데. 마침 내려다보니 진짜로 풀려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혹은 그가 방금 무의식적 마법을 쓴 건가?) ...리본 잘 묶으시네요.
@callme_esmail 리본을 잘 묶는 건 사소하면서 중요하거든요. 양쪽 끈의 대칭을 잘 맞추지 않으면 아래로 늘어지는 끈들의 길이가 서로 맞지 않아서 보기 좋지 않아요. 너무 꽉 묶어도 보기 별로고, 그렇다고 느슨하게 묶으면 잘 풀리죠. -이제 갈까요?
@LSW ...(눈 가늘게 뜬다.) 그거 혹시 뭔가의 은유인가요? 아닌가? 래번클로에 너무 오래 살았더니 별 생각이 다 드네... (드디어 일어날 만큼 심력을 회복했다. 끄덕이고, 당신을 따라 빈 교실을 나선다. 지나가듯이) ...헨이 그러는데, 당신과 정기적 티타임을 가진다면서요.
@callme_esmail 그냥 신문이 올 때마다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데, 그것만 하면 입이 심심하니까 간식과 차를 조금 곁들이는 정도예요. -그리고 저번에 헨과 제가 말을 은유적으로 한다 해서 하는 소린데, 이번엔 그냥 리본에 대한 이야기였답니다. 별 뜻 없어요. (복도에 발소리가 울린다. 메아리처럼.)
@LSW ...그건 티타임이 아니라, 시사 비평 클럽? 그런 것 아니에요? 저는 초대하지 않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그럼 거기에서 사회에 대한 통찰도 많이 하시려나요. (...교실 지나칠 때마다 한번씩 들여다 본다. 임판데가 그새 꽤 멀리 갔나?) 아하. 그래도 은유를 많이 하시는 걸 부정할 순 없잖아요. 두 분만 그런 건 아니고. 래번클로들이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callme_esmail 뭐, 그러다간 은유나 해대는 래번클로들의 시사 비평 클럽에 에스마일을 초대해 버리는 수가 있어요. (하고는... 레아는 잠시 멈춰선다.) 그냥 병동에 갈까요? 가서 진정 물약과 단것을 받아 먹는 것도 꽤 좋을 것 같은데. (레아는 에스마일이 이런 시덥잖은 화제를 '평소처럼' 꺼내는 것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아닌지를 가늠한다. 그의 얼굴을 보면서.)
@LSW ...가서 과자 먹다가 식곤증으로 드러누워서 코 골면 배경음악은 되겠네요. (냉소적으로 말하곤,) ...병동이라... 좋네요. 옛날 생각도 나고. 갈까요? (... ...어떠한 의도는 분명히 있다. 그런 것을 숨길 수 있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다.)
@callme_esmail (병동 방향으로 턱짓하고는 에스마일보다 반 걸음 앞서나간다. 평소라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조금 신경이 쓰였고, 그래서 조금 조급해졌다.) 코 골며 잠드는 건 병동 가서 해요. ...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옛날 생각이라는 걸 에스마일이 언급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LSW 그렇게 서두르실 것까지야... (유독 느릿느릿하게 걸어 병동에 도착한다. 벌써 진정 물약을 받아갈 사람은 다 받아간 뒤인지, 그날따라 병동에서 자는 학생도 없어 사위가 조용한 가운데 진정 물약을 하나 따 마시고, 하나를 당신에게 내미는) 레아는 괜찮으세요?
@callme_esmail (바로 받는 대신 에스마일의 표정-빌린 얼굴이겠지만-을 살피다가, 물약을 받는다.) 그냥저냥요. 지금도 고향에 잘 계셔요. 아까도 집에 편지를 부치고 왔고요. -건강하시진 않지만. (그렇게 주어 없이 꺼내는 건 자신의 할머니의 이야기다. 아마 4년간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할머니의 목장에서 살아왔다는 이야기 정도는 주변 친구들에게 했을 테다.) ...기사단이 두려운 거예요?
@LSW 당장 현실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그분이 오래오래 사시기를 바랄게요. (선선히 대답한다. 기억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에스마일과 첫 만남에서부터 할머니와 목장의 이야기를 했으니까. 처음으로 마법이 발현됐던 때를 기억하는가?)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꼭 예비 죽음을 먹는 자 같은데요? 말은 맞지만... (...그리고 뜬금없는 소리.) 학교 지하에 특이한 거울이 하나 있다는 소문 아세요?
@callme_esmail 고마워요. (하고는 거울 이야기를 곱씹으며 물약을 마신다. 골무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 꼬마 에스마일이 자꾸만 반짇고리를 자기 앞으로 소환했다던 것도.) -무슨 거울인데요?
@LSW 사람의 가장 깊은 소망을 보여주는 거울이요. 거울 위에 "이라이즈드Erised의 거울"이라고 쓰여 있는데, 소망Desire을 거꾸로 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웃고는, 침대에 걸터앉는다.) 그럼 배경 설명은 드렸으니... 저희 게임을 해 볼까요? 셋 중 거짓을 맞춰 보세요.
하나, 최근에 제가 힐데가르트 마치와 대화를 좀 했습니다.
둘, 저는 그 거울을 보면 보가트와 똑같은 모습이 나옵니다.
셋. 저는 어느 때보다 레아, 당신을 궁금해하고 있어요.
@callme_esmail (침대에 걸터앉은 에스마일을 내려다본다. 그 언젠가의 어린 날과 같다. 밤의 병동 특유의 어둑한 조명, 코끝에 감도는 알싸한 냄새... 레아는 바로 옆에 거치된 커튼을 곁눈질한다. 그 때는 자신이 에스마일을 가린 커튼을 치워냈다.) - (지금은 어쩐지 자신이 그 대상이 되기라도 한 기분이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내쉰다. 언젠가는 이 때가 올 것을 알았다...)
제 입으로 말해드리길 원하는 건가요?
@LSW ...강요하지는 않을게요. 하지만 그러기를 부탁은 드리고 싶네요. (진정 물약을 마셔서 그런지, 말투가 평소보다도 부드럽다.)
@callme_esmail (들켰으니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는, 애초부터 소문을 낸 것이 그를 상처입히기 위해서니까, 그때의 생각과 태도를 유지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때때로 머릿속에서 예행연습을 했으니 이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레아는 뒷짐을 진다.)
이유가 필요한가요? 아무에게나 자신을 찌를 칼을 쥐여주면 안 되는 거예요, 에스마일. (등 뒤의 손을 주먹 쥐었다 편다.)
@LSW (침대 외벽에 비스듬히 기대 있다. 오래 품었던 약간의 의문이 마침내 끝을 맺는다. 그 무게를 인지하듯 고개를 잠깐 숙였다가,) ...그래요. 저는 늘 사람을 못 믿는 게 문제였는데, 이번엔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을 믿었나 보네요. 그렇게 놀랍지는 않아요... ...하지만 레아, 왜요? 왜... ...? (올려다보는 눈에 있는 것은 고통보다도 이해의 부재다. 가슴팍에 꽂힌 날을 보고, 아직 아파하기에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처럼,) 저희는 친구가 아니었던 건가요?
@callme_esmail 친구예요. 난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하지만... (누르를 닮은 눈망울이 이쪽을 올려다보면 가슴이 빠듯해지는 기분이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것이 끝이다.)
('생각하지 마,' 되뇌이자 실타래를 되감듯 원인을 되짚으러 거슬러 오르던 것이, 거기서 멈춘다. 이제는 괜찮다. 되려 무감각하고 꽤 불쾌하여, 지금의 기분은 그 정도로...) - (목소리는 평소와 같이 무던하다.)
하필 당신이 제 친구였고, 하필 제게 비밀을 알려줘서였을 뿐이에요. (당신이 나와 가까워져서고, 내가 당신을 믿지 못해서다. 그러므로 당신의 탓이다. 길을 가다 개에 물린다면 그것은 개의 탓이 아니다. 개를 조심하지 않은 행인의 탓이라고, 그런 요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레아는 생각한다. 말한다 해도 이 악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건 에스마일의 인간불신처럼 아주 오래된 해로운 버릇이다. 레아는 에스마일의 귓가로 고개를 숙인다.)
@callme_esmail 전 악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예요, 에스마일 이브라힘 시프.
@callme_esmail 그러니까 사과는 하지 않을게요. 전 에스마일에게 미안해할 수 없거든요. (거짓말하지 않은 건 그에 대한 예우다. 레아는 지금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 '정말로.' 상체를 들어 자세를 바로한다. 흰 천을 쥔다. 금방이라도 커튼을 칠 것처럼.)
@LSW ... ...아... (눈이 커진다. 탄식인지 탄성인지 알 수 없는 소리. 허리를 편 당신은 문득 알게 된다: 에스마일의 눈매가 당신의 것과 닮아 있다. 그는 조금 허둥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서고, 당신의 팔목을 살짝 잡는다.) 잠시만, 가지 마세요. 레아. 괜찮아요, -정말로.
@callme_esmail (에스마일을 조금 늦게 돌아본다.) ...왜요? 화 안 나요?
@LSW ... (잠깐 시선을 내린다. 눈꺼풀이 반쯤 닫히며 그 아래에 아주 작은 그늘이 졌다가,)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에요. 소리를 지르고 싶기도 하고, 그게 다냐고 더 묻고 싶기도 한데. 레아 말대로, 당신을 좋아하고 믿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리고 잊으셨어요? 전 악의를 믿지 않는다니까요.
(웃음기가 어렸다가 지워진다. 호소하듯 당신을 본다.) 그러니 그걸로 절 떼어놓으려 하지 마세요... 제발. 당신도 저를 아직 친구라고 생각하신다면서요.
@callme_esmail (먼저 드는 생각은 의문이다. 피해를 입혔으니 비난과 미움이 돌아오는 게 당연하다. 에스마일은 그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두 번째, 연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없다. 셋째, 그럼에도 에스마일은 악의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순순히 용서를 빌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긴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이익이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레아는 반문한다. 어째서?) ...있잖아요. 에스마일. 세상에 마음이 정말로 비뚤어진 사람이 있어서, 마음 가는 친구의 등에 칼을 꽂게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것이 악의가 아니라면 뭘 악의라고 부를 수 있어요?
@LSW (당신의 손목에서 손을 뗀다. 이대로 가버리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안심이 되었는지, 하지만 여전히 표정이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대답한다.) ...레아는, 제가 상처받아도 그것을 느끼시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사과하실 수도, 미안해할 수도 없고... 그럼 악한 의도라고 할 수 없죠. 일부러 그러신 게 아니잖아요. 당신은 그냥... 당신이었던 것뿐이고, 당신이 저와 친구를 해 주셔서 제가 기뻤던 것처럼 당신이, 그렇게 해서 제가 상처받은 것뿐이잖아요. (어쩌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서일수도 있고, 어쩌면 그렇게 생각한다고 스스로 속이며 지푸라기를 붙잡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와 후자를 그렇게 명료히 구분할 수 있을까?) 정말로, 레아. 괜찮으니까요... 죄송해요. 레아가 이렇게 반응하실 줄은 몰랐어요. 원하신다면 몰랐던 것처럼 할게요. 예전처럼 지내면 안 될까요? 전 그러고 싶어요...
@callme_esmail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대전제부터가 잘못되었다. 레아는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건 고의가 맞았고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충동이다. 그저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했을 뿐이다. 옮겨서는 안 될 말을 옮기고, 힐데가르트가 그의 쿠피예를 벗기도록 유도하고, 그러고도 시치미를 뚝 떼고서 그의 곁에서 지내고. 에스마일은 레아의 의도를 선해했다.) - (이건 악의가 맞다. 마음 가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싶은 것을 악의라 부르지 않으면 무엇을 악의라 부를 수 있는가? 하지만 그의 말을 정정하는 대신)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관성적인 사과를 입에 담는다. 가슴께가 조금 아린데,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앞으로도 잘 지내요. 예전처럼... 친구로.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다.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면, 답답한 기분이 조금 가셨다.)
한 가지만 물을게요. 악의를 믿지 않는다고 하셨죠- 이번에도. ...왜 믿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