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VERGREEN_ 아냐. 나도 어색해. 무척이나... (그도 모로코 의복을 입긴 처음이다. 동병상련을 느끼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네게 무척이나 잘 어울려, 힐데. 특히 이 자수가 예쁜걸. (당신이 걸친 흰 천 위 자수들을 멀리서 가리킨다.) 언제부터 준비한 거니?
@isaac_nadir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입어보겠냐 싶은 마음이 들어서 고른 거지만... 그래도, 너도 잘 어울린다. (머리 긁적이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 다른 옷은 새 거지만, 이 부분은... 좀 오래된 거야. 엄마 말로는, 엄마 때부터 - 그러니까, 나한테는 할머니 때부터 - 있었던 거래. 50년은 족히 됐을 거야.
@2VERGREEN_ 고마워. 네 옷은 역사가 있구나. 그래서 더 멋진 걸지도 모르겠다. 머리끈과도 잘 어울리고. (웃음.) 맞아, 앞으로 이럴 기회가 얼마나 더 있겠어? (미소를 그친다.) ... 내 말은, 항상 교복을 입으니까. 학교에서 나가면, 이런 식으로 특별한 일은 잘 없고. 뭐, 결혼식에나 입지 않을까. (고개를 살짝 내젓는다.) 할머니께선 어떤 분이셔?
@isaac_nadir 아마 그렇겠지. 생각보다 '우리' 옷을 입는 게 어렵지 않아?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입게 되니까. (손 뻗어서 옷감을 만져봅니다.) 보기보다는 소재가 얇구나. 신기하다. (뜸. 한참 고민하다가,) 사실 잘 몰라, 직접 뵌 적은 없거든...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엄격하고 무서운 분이셨다고 해. 왜, 아무리 어린아이들이어도 음식 투정을 하거나, 제멋대로 뛰어다니는 걸 용납하시지 않는 어른들 있잖아.
@2VERGREEN_ 아. 어쩐지 내 조모와 아주 잘 지내셨을 것 같다. 그분도 정확히 그런 분이시거든. (보가트 수업 때 들었겠지만. 문장은 짧게 뚝 끊긴다.) ... (그는 '우리'라는 말에 답하지 않는다. 모로코 의복을 입었다고 그가 '그들' 혹은 '우리'가 되는가?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실상 오늘의 옷은 그의 뿌리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어머니에게 보내는 헌사다. 모른다는 그 사실을 시인하고 싶지 않아 그는 침묵한다.) 겨울철은 보통 더 두껍게 만든다고 하던데, 이번엔 얇은 걸로 맡겼어. 입어 볼래? 지금 옷 갈아입기 번거로우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빌려줄게.
@isaac_nadir 음, 자연사 박물관. (보가트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반사적으로 툭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할머니 이야기를 하실 때면, 어렸을 때 항상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고 하셨어. "마르타 코흐! 네가 부끄러워 참을 수가 없구나!" 응, 이런 걸 생각해보면... 잘 지내셨을 지도 모르지. (뱉어놓고 나니,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았던 것 같아 괜히 애꿎은 머리카락만 괴롭히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흠, 내가 빌려 입었다간 바닥에 질질 끌려서 밑단이 엉망이 될 거야. 오늘 하루 동안은 입고 돌아다녀야 할 건데, 망가뜨리기는 미안하니까, 사양할게. (싱긋이 웃습니다.)
@2VERGREEN_ 너 좋을 대로. 마음 바뀌면 얘기해, 그 정도는 왠지 나도 마법으로 고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니까 말야. (마주 웃음을 보낸다.) 아, 그래. 몇 명이 자연사 박물관이 의아하단 반응이더라.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얼마나 좋은 곳인데. (그는 무언가를 궁리하는 것처럼 짧은 정적을 만든다.) 있잖아, 나중에... 만약 기회가 되면, 그리고 네가 괜찮다면 말인데, 너희 집에 가도 되니? 방학에.
@isaac_nadir 전혀? '너다운'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햇어. 네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 모여있는 곳이잖아.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즐거움이니까, 네가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게 나타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 (그 말에는 살짝 눈 동그랗게 뜨고는, 놀란 듯한 표정 짓다가, 이내 장난기가 가득한 웃음을 짓기 시작합니다.) ... 네가 온다면, 나는 너무 좋을 것 같아. 그대신 제발 내 성적을 어떻게든 좀 구원해보라는 엄마가 계실 텐데, 그래도 괜찮겠어?
@2VERGREEN_ 네 집에 갈 수 있다면, 물론이지. 그런데 나도 성적에 자신 있는 과목은 많지 않아서 말야... 그게 좀 걸린다. 아, 아들레이드랑 과목 교환해서 공부하는데, 너도 그 애랑 함께 뭔가 하지 않니? 난 변신술을 도움받고 있는데, 셋이 같이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는 당신의 수락이 무척이나 기쁜 듯 웃는다.) 맞아, 내가 즐거워하는 곳이야. 나중에 그런 곳에서 일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사이.) 넌 나중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결정했니?
@isaac_nadir 흠, 사실 그건 엄마 잔소리고. 나는 아무래도 상관 없거든. 언제든지, 네가 있고 싶은 만큼 있다 가도 돼. (아들레이드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반가운 듯이 이야기합니다.) 나는 산술점. 첫날 수업 들어가자마자 앉아있는 걸 보고 부탁했지. 혼자서라면 분명히 한참동안 헤매다가 포기할 걸 알고 있었거든... (마지막 질문에는 한참 고민합니다. 흠, 하고 이상한 소리 내다가 결국은...) ... 아직 결정하지 못해서 걱정이야.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게 그렇게 많았는데, 지금은...
@2VERGREEN_ ... 잘 모르겠지. 뭐가 되고 싶은지도, 뭐가 될 수 있는지도. (그것은 당신의 말과 마음을 추측한다기에는 자기 얘기를 하는 것에 가깝다. 자기중심적 사고라는 것을 의식하지도 못한 듯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 시기엔 다들 그럴까? 딱, 입학과 졸업의 사이에 있잖아, 우리. (사이.) 예전에는 뭐가 되고 싶었니? 물수제비 세계 챔피언, 이런 거? 그랬어도 너라면 멋졌겠지만.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 좀 더 밝은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