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양피지 같은 색감의 엷은 아이보리색 드레스. 밑단에는 검푸른 염료...로 추정되는, 흘러가는 듯한 선이 무늬를 만들고 있다. 허리께는 평소에 들고 다니던 노트 표지와 비슷한 색감의 물빛 리본이 감싸고 있고, 늘 차고다니는 왼손의 백금색 손목시계와 오늘 처음 보는 백금 목걸이가 쌍을 이룬다.
그렇다. 아들레이드는 기어이 제 과제물과 여분의 노트를 재료로 드레스를 지어입고 왔다. 어머니 로히지아 헤이즐턴 역시 딸의 아이디어에 쌍수를 들며 주문해둔 드레스를 취소했고, 아버지 에른스트 크뤼거는 시내로 나가 목걸이를 사서 보냈다. 드레스의 디자인은 헬레나가 보내준 책자에서, 윤기가 흐르는 머리는 그웬돌린이 보내준 마법약을 개량해서 만들어낸 것. 어찌보면 오늘의 아들레이드는 그 모든 사람들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아들레이드는 최근 2년간 본 것 중에 가장 밝은 얼굴을 한 채, 잔에 담긴 버터비어를 홀짝대고 있다.)
@Adelaide_H 얼굴이 밝아 보이네요, 아들레이드! 머릿결도 평소보다 윤이 나는 것 같고. 제 착각인가요? (헤헤, 웃더니.) 혼자서 준비하신 거예요?
@jules_diluti 쥘도 반짝반짝 빛이 나네요, 보기 좋아요. (마주 웃는다.) 착각이 아닐 걸요? 윤기 나는 마법약이라는 걸 처음 써봤거든요… 많이들 도와주셨어요. 변환 연습은 프러드가 도와줬고, 목걸이는 아빠(papa)가, 머리는 그웬이… 그래도 드레스 재료는, 네, 전부 제 거랍니다.
@Adelaide_H 칭찬해 주셔서 고마워요! 실은 잘 어울리나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리고... 오호라, 온 가족이 총집합해서 힘을 합친 결과물이로군요? 어쩐지.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고 드레스의 밑단을 기웃거린다.) 이 옷은 꼭 양피지 같아요. 허리에 맨 리본도... 어디선가 봤던 색 같은데... 우와, 밑단은 잉크로 염색하신 건가요? (경탄성.)
@jules_diluti 양피지가... 맞아요. (조금은 장난스럽게 미소짓는다.) 염색한 건 아니지만 잉크도 맞고요. 리본까지 눈치 채다니, 눈썰미가 정말 좋은데요? (신데렐라의 요정 대모처럼가볍게 빙그르르 돈 뒤, 마법을 선보이는 시늉을 한다.) 과제를 연습한 양피지를 변신시킨 드레스랍니다.
@Adelaide_H 네에, 좋은 작가의 자질은 관찰력에 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걸 기억하고 있답니다. (나부끼는 드레스와 리본을 눈으로 좇으며 놀라워하는 듯한 소리를 낸다.) 양피지와 잉크 컨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정말로 그걸 재료 삼아 만든 거예요? 세상에. 이건... 국제 연금술 학회에 보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