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19일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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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_diluti

2024년 07월 19일 20:12

으음... ... (그릇에 담긴 음식을 깨작거리고 있다. 평소에 좋아하던 푸딩조차 손대지 않은 채다.)

isaac_nadir

2024년 07월 20일 01:24

@jules_diluti 쥘, 왜 그래. 그새 무슨 일 있었니? (지속적으로 편지를 주고받은 당신에겐 의례적 인사가 없어도 좋다고 여긴 듯이, 본론부터 묻는 목소리엔 걱정을 싣는다.)

jules_diluti

2024년 07월 20일 09:50

@isaac_nadir 아, 안녕하세요, 아이작. (그 또한 인사는 생략하고는 당신의 말을 익숙하게 받는다. 마치 마지막으로 대화하던 때를 잘 눌러 압화로 만든 것처럼.) 별 건 아니고요, 그냥...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약간 고민하고 있었어요. (뜸.) 아이작은 꿈이 뭐예요?

isaac_nadir

2024년 07월 20일 17:47

@jules_diluti 꿈? (대답할 듯 반문했으나 그는 쉽사리 다음 말을 내놓지 않는다. 침묵은 이어지고, 그것을 깨는 것은 대화에 참여한 둘이 아닌 주스를 엎지른 신입생이다. 그는 당황한 신입생에게 무감각하게 손수건을 건넨다. 그러고도 말이 없다.) 나는, 내가 뭐가 되면 좋겠다, 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어서, 모르겠다. 호그와트를 졸업해서 사회에 나가야 한다고 배우긴 했는데 말야. (사이.) ... 생물과 관련된 일을 하면 어떨까, 가끔 생각해 보긴 하지. 음. (사이.) 쥘. 너 작가가 되려는 것 아니었니? 난 계속 그런 줄로 알았는데.

jules_diluti

2024년 07월 20일 20:37

@isaac_nadir (지팡이를 흔들어서 엎어진 주스를 치우려고 하지만, 마법이 잘 들지 않았는지 되려 액체가 지글지글 끓기 시작하자 이크, 소리를 내며 그릇을 그 위에 덮어버린다. 다시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그렇죠? 꿈이 확고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작가... ... 네, 작가가 되고 싶었죠. 그래도 제 꿈은 비교적 확고하다고 생각했는데. (뜸... 눈을 느리게 깜빡인다.)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글을 잘 쓰는 편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요.

isaac_nadir

2024년 07월 22일 18:18

@jules_diluti 난 네 글 좋은데. (나오는 말이 빠르다. 그가 읽은 쥘의 글이라면 대부분 당신이 보낸 편지들이다. 달콤한 환상보다는 부드러운 일상에 가깝고, 동화보다는 산문에 가까울지도 모르는 글. 그는 공백이 끼어든 당신의 말에서 느껴지는 무게를 곱씹는다. 그는 당신이 속상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당신이 덮어 둔 그릇을 슬쩍 들춘다. 끓던 액체는 이제 식어 바닥에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그는 고민하다 냅킨을 한 장 얹고, 다시 그릇을 덮는다.) 넌 어떤 글을 잘 쓰고 싶니? 그것부터 다시 생각하면 어때. (사이.) 내 말은, 내가 글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글에 종류가 하나만 있진 않잖니. 넌 무슨 작가가 되고 싶은 거야?

jules_diluti

2024년 07월 22일 21:46

@isaac_nadir (당신의 말에서 편안한 온기를 느낀다. 압화가 되는 꽃은 이런 기분일까. 나의 가장 근사한 순간을 알아주고, 쇠락하지 않게끔 붙잡아 주는. 그는 당신이 그릇을 덮는 손길을 눈으로 좇는다.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게 묘하게 아쉽다... ... 이어 입을 열고.) 소설 작가가 되고 싶어요. 물론 시도 좋고, 가사를 쓰는 것도 좋아요. '폴라리스'로 활동하면서 즐거웠거든요. ... 사실, 제 글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해준다면, 가리지 않고 어떤 분야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제 이야기가 독자에게 닿는다는 게 중요한 거라.

isaac_nadir

2024년 07월 26일 11:48

@jules_diluti 그럼, 기자만 아니면 되겠다. 그래도 신문에는 실을 수 있겠지, 칼럼을 기고한다던가. (농담조로 말하지만 시선은 담긴 것을 포착하려는 것처럼 당신에게 계속 머무른다. 압화하려는 것처럼.) 쥘. (사이.) 넌 좋은 작가가 될 거야. (미래는 모른다. 그러나 친구의 등을 밀어줄 수 있다면 예언을 흉내 내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폴라리스의 가사라면 외울 만큼 들었으니까, 알고 있어. 그러니까... (당신의 앞으로 푸딩을 슬쩍 민다.) 걱정하지 마. 지금부터 쓰는 것들은 완성하는 즉시 출판사로 보내봐. 덜컥 등단하게 될 수도 있어. 그럼 그게 네 재능의 인정이 되지 않을까. (미래는 모르니까.) 요새 소재는 어디서 찾니?

jules_diluti

2024년 07월 26일 18:39

@isaac_nadir 요즘이요? 방학 동안에는 쓴 게 없지만... 작년까지는 그냥 제 머릿속에서 찾았어요. 마법 생물들에게서 찾기도 하고. 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썼던 것 같아요. 이제는... 리얼리티를 좀 찾아봐야 할까. (기자는 하지 않을 테지만요, 덧붙인다. 당신의 예언 아닌 예언에 희미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아까보단 한결 누그러진 노란색 눈이 당신을 응시한다.) 아이작도 에스마일처럼 예언가가 될 셈인가요? 이제 보니 작가는 제가 아니라 아이작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도 고마워요. (당신이 내민 푸딩 그릇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숟가락으로 조금 떠서 입 안에 넣는다. 퍼지는 달콤함이 전만큼 싫지 않다.)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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