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야, 뭐 해? (어느새 후플푸프 자리까지 와서는 냉큼 자기가 푸딩을 먹어버린다.) 이제 4학년씩이나 됐으면서 왜 그런 표정이냐.
@jules_diluti 네가 안 먹는 걸 내가 먹었을 뿐이야. (가볍게 받는다.) 그러게 넋 놓고 있긴 왜 있냐. 방학 때로 돌아가고 싶기라도 해? 애들이 흔히 그러긴 하더라, 신학기 되면. (그토록 호그와트를 경멸하면서도, 자긴 한 번도 학기의 시작을 꺼린 적 없었다는 듯한 말투다.)
@jules_diluti 하지만 이 학교엔 ‘전 여자친구들’도 있지.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힘들어 죽을 노릇인데, 학기의 시작이 마냥 기껍기만 하겠어? …그건 내 잘못이긴 하지만. 내 말은 그러니까… 방학 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애들과 난 다르다고. (그러나 여전히 마법사들과 자신 사이에 선을 그으려고 했다.) 물론 너랑도 조금 다르고. 난 개학을 기다린 적은 없었어. 음… 엄마한테 혼나더라도. 혼은 맨날 나는 거니까. (쥘의 표정을 살핀다.) 뭘 어떻게 혼났길래 그래? …맞기라도 했어?
@Ludwik ...솔직히 그건 루드비크의 업보 같아요, 헉. (자기도 모르게 말해놓고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당신의 눈치를 슬슬 살피다가... 기왕 말해버린 것 몇 마디 소심하게 덧붙이기로 하고.) 좀 장기 연애를 해보시라구요. 그리고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빗자루로 두들겨 맞은 거예요? 그렇게 헤어지는 사람은 난생 처음 봤어요. 여자친구에게 카이사르 연기라도 부탁한 줄 알았다니까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어 혹시 맞은 거냐는 질문에 눈이 커지고.) 아- 아니요? 부모님이 자식을 때릴 리가 없잖아요. 그냥, 어. (눈을 굴리다가.) 제가 쓴 글을 찢어버리시더라구요. 하, 하지만 좋으신 분이에요! 절 걱정해서 그런 거겠죠. 공부는 뒤로 하고 잘 하지도 못하는 것에 매달리고 있으니까.
@jules_diluti … … (평소라면 왁왁 소리라도 질렀을 텐데, 말없이 옆에 있는 주스만 마셨다.) 그래, 이번에는 되도록 남자답게 굴어서 좀 ‘정상적으로’ 오래 사귀어 볼게. 충고 고맙다… 그러니 나도 충고 하나 하자. 그런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우울해하지 마. 난 또 맞거나 ‘너 같은 걸 낳아서 후회된다!’ 이런 말이라도 들은 줄 알았네. 원래 엄마 아빠들은 다 그 정도 한다고.
@jules_diluti 남자가 남자다운 게 뭐가 어때서? (뭉툭하게 쏘아붙인다.) 그리고 부모님이 그런 말 좀 할 수 있지. 네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딴 애들한테 물어봐, 체벌이나 욕 정도는 어느 가정이건 흔하게 있다고. (구태여 딱딱하게 말한 건 ‘너무 남성적인 게 문제’라는 쥘의 말에 기분이 복잡해져서일까, 아니면.)
@Ludwik 그런가... ... (확신을 잃고 중얼거린다.) 다른 집은 다 그렇다구요. 그렇게 들으니 정말 별 것도 아닌 고민이었다 싶네요. (잠시 고민스런 낯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바닥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고는 의아하다는 듯이 되묻는다.) 루드비크가 남자답든 말든, 그건 루드비크의 문제잖아요? 연애를 잘 하려면 상대가 루드비크에게서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를 생각해 봐야죠. 훗. 제가 말이죠, 이래뵈어도 로맨스 소설을 스무 권도 넘게 읽은... (자신감을 되찾으며 뿌듯하게 팔짱을 낀다. 참고로 이쪽의 연애 경험 횟수는 0회.)
@jules_diluti (그는 생각한다. ‘내 고민도 어쩌면, 별것도 아닌 것일지도 모르지.’ 그러고 보면 연애는 참 시답잖은 일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와중에 이런 치정에 열중하는 자신은 우습지 않은가… ‘하지만 그만둘 수도 없어. … …’) 난 로맨스 소설은 안 읽어서 잘 몰라. 〈안나 카레니나〉, 〈병사의 발라드〉 같은 로맨스 영화라면 본 적 있지만… 음, 안 읽어서 문제가 생기는 건가? …몇 권 추천해 주든가.
@jules_diluti 〈병사의 발라드〉도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니긴 하지… 난 좋았지만. 어쨌든 이건 로맨스보단 전쟁영화에 가까워서 넌 안 좋아할 것 같다. (그러곤 쥘을 흘겨본다.)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황당하네…! 그래서 〈오만과 편견〉은 어떻게 끝나는데? 네가 맘에 들어하는 걸 보니 해피엔딩인 것 같긴 하다. 너는 언제나 그런 동화 같은 거 좋아하잖아.
@Ludwik 루드비크는... 오만 반 편견 반? (팔짱을 끼고 목소리를 굵게 깐다.) "나는 위대한 혁명 영웅인 칼리노프스키 대령 동지요. 아가씨같은 제국주의의 돼지 겸 반동분자와 겸상하게 되어 마음이 편치 않소만, 내 넓은 마음으로 아량을 베풀어주지." (목소리가 본래대로 돌아간다.) 보통 이런 말을 한 다음엔 여자 쪽에서 울면서 빗자루로 팬답니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 이게 중요한 부분이에요.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은, 아주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거든요. 결국 두 사람은 진실을 깨닫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죠. 사랑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답니다...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준다.)
@jules_diluti …하???????????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너 진짜 이야기 짓는 데 소질 없다! 그… 그런 바보 같은 얘길 대체 누가 읽어?! 또 내가 왜 제국주의의 돼지 겸 반동분자랑 사랑을 하냐? 아니그리고난또왜빗자루로맞아?!?!? (태클 걸 게 한두 개가 아니었는지 소리만 버럭버럭 질렀다.)
@Ludwik 소... 소질이 없나요? (억장이 반으로 접힌 표정을 짓는다... 꽤나 슬픈지 구질구질하게 덧붙인다.) 하, 하지만... 뭔가를 좋아하면 안 되는데 좋아하게 된 상황, 이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정말로 재미있다고요.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은 곧잘 "싫어하는 감정"과 혼동되기도 하고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당신을 가리킨다.) ...헉, 어쩌면 루드비크도 남몰래 제국주의를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사실 이쪽은 '제국주의'가 뭔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다.)
@jules_diluti … …그딴 게 뭐가 재밌는데! (이내 한 번 더 고함을 질러야 했다.) 너 지금 내가 제국주의자라는 거냐!!!!!!!!!!!!!!!!!!!!!!!!!!!!!!!! (사 자 후 . . .) 하… … 아 혈압 올라… 아 힘들어… 아무튼 넌 로맨스 소설이나 동화는 쓰지도 말어…
@jules_diluti 네 말보다 너무하기야 하겠냐? (흘겨본다. 목소리는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으휴. 제국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너한테 사상 선언문은 무리일 테고. 군가? 난 군가 좋아하긴 해… 아름다운 노랫말이 많으니까. 근데 넌… 너한텐 안 되겠다. 또 뭐 있냐? SF?… (들어본 적 있는 장르냐고 묻는 눈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