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옆에서 꾹꾹 찌르려다가 마음을 바꿔 그냥 작게 헛기침한다.) ...아버지는, 많이 괜찮아 보이셨는데요. 마지막으로 뵀을 때 말이에요.
@callme_esmail ...... (웅크린 자세에서 고개만 살짝 들어 인기척이 난 곳을 쳐다본다. 당신을 노려본다기에는, 여전히 보가트가 만들어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얼굴이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는.) 그야 그렇겠지. (그는 당신이 가르쳐준 대로 심호흡을 한다. 우리 사이의 악연에도, 이 행동만큼은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그가 지금도 노란 리본을 하고 다니는 것처럼.) 저건 더 오래 전 일이니까. 저건...... (무언가 입을 벙긋거리다가, 가빠지는 숨을 참을 수 없었는지 거칠게 숨을 내쉬고.)
@Julia_Reinecke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잠시 멈췄다가.) ...하지만 그건 오래 전 일이잖아요. 사람은 아프고 죽기만 하지 않아요. 성장하고, 회복하기도 해요. 당신의 아버지도 분명 그럴 거에요. (어조는 달래는 듯하다.)
@callme_esmail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시 내쉬고. 호흡을 가라앉히려고 애쓰며 당신을 노려본다.) ...... 나도 알아. 시프. (최근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행복해 보였지. 적어도 이전보다는. 언제라도 위태롭게 깨져버릴 것만 같던 그날보다는......) 하지만 그렇다고 잊을 수 있는 건 아니야. (그 날의 기억을. 그 날의 버림을. 그 날의 촉감을. 질감을. 공기를. 냄새를. 감각을. 감정을. 모든 것을―) 너는 그럴 수 있어?
@Julia_Reinecke ...잊을 수는, 없죠. 잊는다면 그건 죽는 거나 다름없어요. 그런 기억은 제 일부가, 사람의 일부가 되니까. (마른침을 삼킨다. 어떤 촉감을, 감정을, 상념을 떠올리는지 알 수 없다. 질문 하나. 침묵당한 기억은 어디로 가는가?) ...잊으려고 하면 안 돼요. 라이네케.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에요. 행복한 기억, 아니면 최소한 더 나은 기억들이 생겨날 날들을 생각하면서... (하지만 목소리가 조금 공허하다. 우리에게 그런 날이 올까요?)
@callme_esmail (무존재로. 다시 말해 온 몸으로, 뼛속 깊이, 모든 곳에 골고루 퍼져서.) 아빠가 나를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걸, 모든 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렇게 세상 자체를 등져버릴 수 있다는 걸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당신을 쳐다보지 않고 이야기한다. 목소리에는 울분이 차 있다.) 더 나은 기억들이 생겨날 걸 기대하면서? 언제든지 그 사실이 떠오르는데도, 그게 가능할 거라고 믿어? 너조차도 확신할 수 없잖아. 시프. 그런 주제에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거야?
@Julia_Reinecke ...네. (그러나 이것만은 진심이었다. 조금 측면에 서 있던 것을 완전히 당신의 정면으로 옮긴다. 얼굴에 그림자가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시라고요. 세상을 기대할 수 없다면, 당신을 버리는 게 아무렇지 않다면 그건 아버님의 문제입니다.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불안하지 않을 수도 없을 거고. 당신의 아버지니까... ...하지만 아직 그 안에 갇혀 있으면서 그걸 전부 지워버리면, 당신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