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줄리아, 안녕. (양손에 책을 가득 든 채로 도서관 앞 복도를 지나고 있는 참이었습니다. 인사만 툭 던지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몰라 한참 고민하다가...) ... 괜찮으면 좀 도와줄래? (실없는 소리 하고는 책 쪽으로 눈짓합니다.)
@2VERGREEN_ ...... 안녕. (평상시와 달리 태도가 조금 얌전하다. 가만히 당신을 보다가.) 그래. (책을 몇 권 들어준다.)
@Julia_Reinecke 첫날부터 과제라니, 호그와트는 정말 발전이 없네. (아무렇지 않게 말 겁니다. 당신의 그 '무리' 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 어디 가는 길인데,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2VERGREEN_ (책 위치를 조정해 제대로 들고서는.) ...... 아니, 괜찮아. 너는 어디 가는 길이었어? (그 역시 여상하게 말을 건다. 마치 연회장에서 있었던 일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Julia_Reinecke 그렇다면 다행이다. 도무지 나 혼자서는 해결이 안 되길래, 책 빌려서 기숙사로 가는 길이었어. (... 그러나, 이제는 당신과의 이런 일상이 더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예전의 일들은 모두 지워져버린 것처럼...) 방학은 잘 보냈어? 편지하려고 했는데, 좀 바빠서... 결국은 금세 학교로 돌아오는 날이 되어버린 것 있지. (작은 웃음.) 아버지는, 잘 계시고?
@2VERGREEN_ ...... 그랬구나. (하지만 그다지 놀라거나 서운해하는 기색은 없다. 순수혈통우월주의자 무리와 함께 다니면서부터, 당신과의 편지는 점점 줄어들었지. 이제 그것도 좀 된 일이다.) ...... 아버지는, (다소 목소리가 차가워진다. 무관심, 혹은 냉대에 가까운 눈을 하고서는.) 잘, 계시지. 언제나처럼. 요즘에는 더 잘 지내는 것 같고 말이야.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Julia_Reinecke 다음 방학에는 꼭 시간 내서 보낼게. 그래도, '친구'였잖아? (... 이전부터 친구였던 걸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 의도를 읽을 수 없는 말을 툭 던집니다.) 다행이다. ... 음, 우리는 집에서 먼 곳까지 와있는 상태니까,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해서 걱정할 수밖에 없잖아.
@2VERGREEN_ ...... (가만히 당신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걱정, 해야 할까. (작게 중얼거리다.) ...... 아니야. (그러고는 말없이 걷는다.)
@Julia_Reinecke ... 난 우리 부모님보다는 당장 해야할 과제와, 시험과, 퀴디치 경기가 더 고민이야. (부러 가볍게 이야기해봅니다. ... 아버지를 걱정하는, 기 죽은 어린 소년의 모습보다는...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지금이 나은가.) 아, 맞아. 올해 퀴디치 경기 준비는 잘 되어 가?
@2VERGREEN_ 그래. 그렇겠지...... (잠시 아까의 말에서 연상되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가.) ...... 뭐라고 했어, 힐데?
@Julia_Reinecke 어? 올해 퀴디치 경기 준비는 잘 되어가냐고. 하나뿐인, 소중한 후플푸프의 수색꾼이잖아. (잠시 바삐 움직이던 발 멈추곤 우뚝 멈춰서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 왜?
@2VERGREEN_ ...... 아니야. 별 거. 그냥, 아빠 생각을 좀 했는데. (그러고는 화제를 돌린다.) 잘 되어가지. 헤일도 미슈스티나도 내가 못마땅한 모양이지만, 훈련에서는 별 말 없으니까. 뭐, 무난해.
@Julia_Reinecke 응, 그랬구나.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지만, 영 신경이 쓰입니다. 이제 와서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기, 있잖아... 괜찮아? 그러니까, 그렇게 미움받는 거. (한참 망설이다, 두루뭉술한 질문을 내뱉습니다.)
@2VERGREEN_ ...... (한참 동안 입을 다물다가.) 아니. (시선은 당신을 쳐다보지 않는다.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다.) 그건 갑자기 왜? (묘하게, 경계와 적대가 서린 목소리다.)
@Julia_Reinecke ... (그러니까, 이런 순간이 찾아올 거라고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당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고작 이런 질문에도, 이렇게나 날카롭게 다가올 거면서.) 나는 미움받는 게 싫거든. 너는 그렇지 않은 걸까... 궁금했어.
@2VERGREEN_ ...... (힐끔, 당신을 봤다가 다시 고개를 돌린다. 마찬가지로 이번 대답도 한 박자 늦게 내뱉고.) ...... 이 세상에, 미움받는 게 싫지 않은 사람은 없을걸. (그 대답은, 당신의 귀에 들릴락말락하니 조용했다.)
@Julia_Reinecke ... ... 그렇구나. 미움받는 게 싫다면, 사랑받는 것은 좋고? 이것도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일까? (나지막히, 다시금 질문 툭 던집니다. 마음이 울렁거려요. 이런 이야기를 해봤자 좋을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참을 수 없이, 제멋대로 이야기들이 튀어나옵니다.)
@2VERGREEN_ ...... (이번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사랑받는다는 것. 그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는 사랑을 받았을까? 그것은 '사랑'이었던가? 제 아버지가 자신에게 한 것은 사랑이었나? 그렇다면 그는......) ...... 물어보는 저의가 뭐야. 마치.
@Julia_Reinecke 저의 따위는 없어. (아니요, 있습니다. 이렇게 묻다 보면 당신이 왜 '이렇게' 구는 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봐서. 아주 깊은 어둠 속을 더듬어가며 헤매다 보면, 언젠가는... 그 끝에 닿을까봐서. 당신을 올곧게 바라봅니다.) ... 대답해 줘.
@2VERGREEN_ ...... (당신의 시선을 먼저 피한다.) 그게 어떤 것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그러고는 입을 다물었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 따위는, ...... 싫어.
@Julia_Reinecke ... ... (잘 안 들려. 얼굴 살짝 찡그렸다가 이내 한 발자국 더 다가갑니다. 여전히 당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빛은 변하지 않아서...) 싫은 건 싫다고 이야기해도 돼, 나는 네 친구니까... 듣고는 금세 잊어버릴게. (아니요,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당신의 말을 곱씹을지도 모릅니다.)
@2VERGREEN_ 왜 자꾸 물어보는 거야. (살짝 짜증을 낸다. 그러나 이것이 분노보다는 울먹임에 가까운 것 같다는 건, 기분 탓일까?) 싫다고. 남에게 의존하는 사랑 따위는. 그래서 기대는 것 따위는...... 됐어? 이제 들으니까 만족해?
@Julia_Reinecke 응, 고마워... ... 있잖아, 어렸을 때... 그러니까, 너랑 내가 처음 만났을 땐 말이야, 묻지 않아도 내가 줄리아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간극.) 그래서 묻고 싶었어. 나만 아직도 너를 '친구' 라고 부르고 싶은 걸까?
@2VERGREEN_ (가만히, 반응 없이 당신을 쳐다본다. 헤이즐색 눈동자는 일순간 흔들리는 듯 하더니, 당신의 시선을 피한다.) ......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가.) 너는 그때도 날 알지 못했어. 마치. 지금이랑 마찬가지로. 네가 알았다고 생각한 건, 전부 착각으로 이루어진 거겠지.
@Julia_Reinecke 응, 아마 그럴 거야. (... 그 눈이, 어린 나무의 밑둥같다고. 또 제멋대로 생각해버리고 맙니다. 잠시 마주쳤던 그 눈에, 어쩐지, 참을 수 없이 질문이 튀어나오고 말아서...) ... 아직도 '그 기분'은 떨치지 못했어? (연극제의 밤을 기억합니다. 그 때 제 품에 닿았던 온기도, 어쩐지 기쁜 듯이, 그 기분이 오래도록 바라왔던 것만 같았다고 이야기하던 어린 당신도, 모두 다.) 그 시간들도 전부 착각이었어?
@2VERGREEN_ ...... ('그 기분' 이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돌려 당신을 보았다. 눈동자는 떨렸고, 입은 무어라 말할 듯 벙긋거렸다. 그러다 이내, 이를 앙다물더니.) 그래. (겨우, 온 힘을 쥐어짜내 내뱉는다.) 전부 착각이야. (마치 금방이라도 울것처럼, 목소리가 떨린다.) 전부, 하나도 빠짐없이. (그 온기도, 그때 나누었던 대화도, 당신의 두려움도, 그의 수치심도, 괜찮다고 다독이던 서로의 목소리도 모두―) ...... (당신을 똑바로 쳐다본다.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다.) 질렸어. 이제.
@Julia_Reinecke 하지만, 줄리아. 그렇다면 왜 그 날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어? ('... 아니, 그 순간들만은 진심이었다고 믿고 싶어.'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말들이, 회피할 수 없는 말들이, 눌러담을 수 없는 말들이 입 밖으로 제멋대로 튀어나옵니다.) 나에 대해 질려도 상관 없어. 나를 미워해도 상관 없어, 하지만... ("괜찮아? 길을 잃은 것처럼 보여서.")
약한 건 악한 거야?
@2VERGREEN_ ...... (입을 꾹 다문다. 고개를 숙인다. 그것은 당신의 질문에 대한 외면이었다. 왜 그날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냐고. 그것은―) ...... (한 사람을 떠올린다. 그를 키워준 사람. 동시에 그가 키워야 했던 사람. 많은 것을 무서워하는 사람. 그래서 그 역시 많은 것을 무서워하게 만든 사람. 그는 그 '남자'가 준 불안과 우울을 호흡하며 자랐다. 약하디 약한, 그 사람의 이름은......)
몰라. 모르겠어. 나는...... (걷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달아나고 싶다는 듯이. 당신의 그 질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는 듯이. 이 책을 다 내던지고, 사라져버리고 싶다. 더이상은 견디지 못하겠다.) 그만해. 힐데가르트 마치. 그만, 그만 물어봐......
@Julia_Reinecke ... 아니, 내가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착각하고 있다면, 제멋대로 못되게 굴고 있는 거라면... 계속 물을 거야. 말했잖아, 나에 대해 질려도 상관 없고, 나를 미워해도 상관 없다고. (걸음 더 빨리 해 당신의 앞에 멈춰서버립니다. 똑바로, 시선을 조금 올린 채로 헤이즐색 눈을 바라보면서 말해요.) 네가 내 질문이 신경쓰여서, 도무지 잊히지 않아서. 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도록 계속 물어볼 거야.
줄리아 델피니 라이네케, 너는 네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
@2VERGREEN_ (당신의 녹색 눈은 너무나도 선명해서, 그것을 마주하기보단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아버리길 선택한다.) 모르겠다고 했잖아! (당신을 세게 밀친다. 이제는 그에게 '익숙해진 방식대로') 몰라. 몰라. 모른다고. 모르겠단 말이야. 나한테 묻지 마. 생각하게 하지 마. 그런 거, 묻지 말란 말이야!
@Julia_Reinecke (밀쳐지는 순간, 책이 안고 있던 책이 떨어지며 와르르, 시끄러운 소리를 냅니다. 벽에 부딪혀 작은 소리를 내다가...) 생각하기 싫지? 넌 모르는 게 아니야. 회피하는 거지. ... 생각하면 할수록 네가 찾아왔던 방법들이 잘못된 게 아닌가 두려워지니까. 왜 잉크워스네 무리와 어울려? 네게 모든 심부름을 시키고, 너와 같은 혼혈인 친구들에게 '잡종'이라고 불러대는 그런 무리와 왜 어울리는 거야?
... 나는 네가 모든 것을 두려워 했던 '그때' 로 돌아가라는 뜻이 아니야. 하지만 줄리아... 적어도... 적어도 이건 잘못된 거잖아.
@2VERGREEN_ ...... (말없이 당신을 노려본다.) 왜 이게 잘못되었는데? 네가 뭔데 여기에 간섭해? 네가 뭔데, 나한테 계속 잔소리를 하는 거야? 네가 뭔데! 자꾸만...... (묻고 싶지 않았던 것을 질문하고,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떠오르게 하고, 뒤로 버려둔 의문을 자꾸만 불러일으키고, 자꾸만, 자꾸만, 생각을 하게 하고......) ...... (거의 울 것 같은 목소리다.) 자꾸만 이러는 건데.
@Julia_Reinecke ... 난 네 친구잖아, 줄리아.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내가 '너의 친구'라고 생각한단 말이야... (노려보아도, 미운 듯이 쳐다보아도 멈출 수가 없어요... ...) 널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그렇잖아. ... 네가 너 스스로를 깎아가며, 그 사이에 섞여 소중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는 걸 보는 게... 너무 어려워서 그래. (... 마찬가지로 울 것 같이,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 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