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k (어떻게 이렇게 변함없을 수가... 먹던 음식이나 계속 먹는다. 못 들은 척...)
@Edith 어, 머레이. 오랜만이다. (소리 지르다 말고 이디스를 발견하자 그의 옆자리로 옮겨 간다.) 그간 뭐 하고 지냈냐?
@Ludwik 오랜만이야, 칼리노프스키. (이제 막 본 척.) 늘 똑같지 뭐, 집에 다녀오고... (사실 사교회인가 파티인가에도 갔었지만... 루드비크에게는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간극.) ...그랬지.
@Edith 아~ 나 이번 방학엔 너네 집 꼭 놀러 가고 싶었는데. 탄광도 가 볼 겸. (슬리데린 학생 앞에서는 드물게도 재잘재잘, 즐겁게 떠들어댄다. 이 감정은 루드비크 혼자만의 것일 확률이 높다.) 다음 방학엔 가도 돼?
@Ludwik 시간이 되면. (얼버무렸다.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해 말하자면, 이디스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내키지 않는 대화에서 벗어나려 화제를 돌린다.) 넌 방학 때 별 일 없었어?
@Edith 약속한 거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소년은 가 보지 못한 곳만을 꿈꾸었다.) 나는 잠깐 가족 여행을… 다녀왔어. (그가 아는 것은 과거뿐이다. 한데 이번만은 말을 흐리고 있었다.) 어디 먼 데는 아니고, 바르샤바로. …스코틀랜드에서 보자면 먼 곳이긴 하네.
@Ludwik (결국 마주 약속하지는 못했다.) 바르샤바라, 좋았겠는 걸. 넌 늘 폴란드를 그리워했잖아. (언젠가 당신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린다.) 그럼 삼촌도 만났겠네? 네가 예전에 말했던 그분 말야.
@Edith 좋았지. (평소라면 ‘너도 약속해달라’고 졸랐을 텐데, 묘하게 떨떠름해하기만 했다.) 삼촌이랑은 자주 만날 수 없었으니까. 조선소 일로도 바쁘시고, 노조에서도… 음. (슬며시 이디스를 돌아본다. 광부 아버지에게서 자란 노동계급 소년. ‘얘한테라면 물어 봐도 되지 않을까?’) 있잖아. 너희 아버지도 노동조합 활동을 하셔?
@Ludwik 노동조합? (그 단어는 몹시 친숙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입에 담을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둘뿐이고, 칼리노프스키니까...’) 음... 그런 셈이지. 얼마 전에도 파업을 했다고 들었는데. (남의 일인 양 말했지만 사실 방학 때 신문깨나 읽기는 했다.)
@Edith 영국에서는 노동조합 단위로 파업이 일어나면, 음… 군대가 총을 쏴서 진압하기도 해? (최대한 여상하게 물으려 애썼다. 그래도 될 화제가 아님에도, 단지 이상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래서 노조에 속한 노동자들이… 그, 뭐랄까, 반체제적인?… 반동적인 일을 하게 된다거나… 그런 일도 자주 있는 편이야?
@Ludwik (예상 외의 이야기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글쎄, 내가 아는 한에서는... 그 정도 큰일이 있었다면 엄청난 화제가 됐을 거야. 정치인들은 그걸 원치 않을 걸. (이 시대 영국 노동자들의 연맹은 전례 없이 강성했다. 이디스가 본 그들은 하나같이 자긍심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시대의 끝을 알리는 징조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시대는 격동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결국 누군가는 패배하고 누군가는 승리할 것이다...) 왜, 그쪽 상황이 안 좋대?
@Edith (마거릿 대처의 임기까지 몇 년 남지 않는 지금의 영국은, 노동자들이 꿈을 꾸던 시대의 끝무렵에 와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폴란드는?…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난 잘 모르겠던데, 삼촌 말로는 그렇다더라고. 정부가 노동조합을 때려잡고 있다고,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이번에 바르샤바 가서 만났을 때 전해 들었어. 사람도 몇 명이나 죽었다고 했는데, 그게 진짜인지 모르겠어. …내가 그리워했던 곳과 사랑했던 사람이 점점 변해 가는 건 정말 이상한 기분이야. 물론… 어쩌면, 우리 삼촌이 반동분자들의 선동에 물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스스럼없이 중얼거렸다.) …그게 다는 아니었긴 한데 아무튼 그랬다고. 음, 이건 너니까 말해 주는 거야. 다른 녀석들한텐 말하지 말아 줘.
@Ludwik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알고 있다. 그곳에 남았더라면 넘을 수 없었을 견고한 계층의 벽. 그곳을 살아왔기 때문에 낙원이 아님을 알았다.
루드비크가 이야기하는 공산당은 그가 알던 것과 달랐고, 저 말이 진짜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겪어 본 적 없기에 가질 수 있는 순진한 환상. 그런데 폴란드를 고향이라 칭하는 당신의 말은 늘 그런 환상을 품고 있는지.)
말 안 할게. (간극. 문득 꽤나 오래 전 일이 떠오른다.) -너 예전에 폴란드로 돌아가서, 군인이 되고 싶다고 했던 거 말이야. 아직도 유효해?
@Edith (그러나 루드비크의 안에는 여전히 환상이 남아 있다. 언덕 위의 작은 집에서 내려다보았던 그 세계, 결코 속할 수 없었기에 선망하고 사랑했던 나의 조국, 이념, 도시.) …그러고 보니 어릴 때 그런 말을 했었지.
응. 난 그래도… 군인이 되고 싶어. 아마 내가 입대할 때쯤에 다 괜찮아지지 않을까?… (어리석은 말이다. 스스로 내뱉고도 불안했는지 실없이 이런 물음을 던졌다.) 우주 비행사 하려면 공군에 들어가야 되는 거 알아? 난 이 다음에 우주 비행사도 되고 싶거든. 폴란드 최초의 우주 비행사 말이야. 그러니까 입대해야지. … …뭐,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