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me_esmail (다른 래번클로 학생을 데리고 시끄럽고 복잡한 병동에 온 차다. 익숙한 목소리 들리는 쪽으로 주의가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남의 일'이니 신경을 끄고 돌아갈까 하다가도 괜한 궁금증이 든다.) 기다려요. 놀라서 병동에 왔으면 환자답게 굴어요.
@LSW ...(맞은편의 상대는 숨을 들이키더니 곧바로 맞받아친다.) 전 놀라서 온 게 아니라고요, 고작 그런 이유로... (...)
@callme_esmail (허, 하더니 망설임 없이 침대를 가리는 천을 젖혀버린다.)
@LSW 하지 마- (손이 천을 그러쥐는 것을 보자마자 외치지만 이미 늦었다. 급한 대로 얼굴을 소매에 묻고, 다른 손으로 지팡이 쪽을 더듬거린다.) 나가요, 나가! 나가라고요!
@callme_esmail (이건-분명한-이상반응임이 틀림없다. 평소 같았으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방금 전의 사건으로 인내심이 꽤 닳았다. 레아는 푹 숙인 에스마일의 정수리를 보다가 커튼을 다시 친다. 드르륵.) 방금 일로 얼굴이라도 다쳤어요?
@LSW (소리가 나면 눈만 조금 보이게 내려 당신이 간 것을 확인하고, 숨을 거칠게 쉬다가) ...하, 그렇게 치려면 태어날 때부터 다쳐 있었다고 봐야겠죠... (주어가 본인이라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로-아니, 오히려 본인이라 할 수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다-험한 표현.) ...젠장. 망할. (그리고 약간 더 심한 단어들 중얼중얼.)
@callme_esmail ...자꾸 의미심장하게 말해서 사람 궁금하게 하는데 이러면 또 열어보는 수가 있어요. (커튼을 열려는 듯이 쥔다. 일종의 보여주기식 위협 행동이다.)
@LSW ...저도 심란해서 이럽니다. 이런 일이 자주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것도 최근에는... (이러면 더 궁금해지겠구나. 길게 숨 내쉰다.) 그냥 보여드려 버릴까, 싶네요. 이 안에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포자기한 듯)
@callme_esmail 보여줄 생각이 있으면 그렇게 하고. 아니면 계속 그렇게 커튼 뒤에 숨으세요. 대체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쥐고 있던 커튼의 천을 놓는다.) 당신은 생각보다 평범하거든요.
@LSW ...제 고통의 양이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많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그 방식이 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만큼이나 큰 어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체념조의 목소리) ...그럼 잠깐 이리 들어오시겠습니까?
@callme_esmail (어지간히도 궁금했는지 들어오겠냐는 말을 듣자마자 커튼을 젖히고 들어간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다시 커튼을 닫고.) 그러니까... 당신의 고통이 평범하지 않거나 가볍다는 게 아니라, 에스마일이 얼마나 '다르든' 그냥 평범한 열한 살 같았다는 뜻이었어요. (아픔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조심스러워진다.) ...힘들어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어떤 이유로든 간에.
@LSW ...(괜찮습니다, 약간 건성으로 중얼이며 이불 속에서 고개만 끄덕거린다. 긴장한 투로.) 놀... 놀라셔도 괜찮은데, 비명 같은 것만 지르지 마세요. (그리고 이불을 내린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callme_esmail (-천으로 가리지 않은 천의 얼굴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민낯에 무심코 한 걸음 물러선 레아는 눈을 여러 차례 깜빡인다.) 매번 단단하게 무장을 하고 다니길래 종교적인 신념이 투철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부은 눈가에 시선이 머문다. 걱정이나 안쓰럽다는 감정은 들지 않는다-고 레아는 생각한다. 그보다는 궁금증이 해소되었다는 후련함이다.
마음 같아서는 꼬치꼬치 캐묻고 싶다. 감정적으로 동요했을 때 다른 사람의 얼굴을 모방하게 되는 건가요? 가장 오랜 기간 지냈단 얼굴은 뭐예요? 나이든 사람의 얼굴로 변하면 몸도 따라서 늙나요? 원래 당신은 어떻게 생겼어요? 하지만 별로 적합하지 않다는 걸 안다.
이제 여기서는 힘들었겠다는 말을 건네는 게 맞을까? 고민하느라 약간의 간극이 있다.)
보다 보니 적응되네요. 하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까요... 범죄자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 종일 여기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는데.
@LSW ...(작은 웃음소리. 하지만 그 웃음이 눈으로도 보인 것은 처음으로. 얼굴의 실제 주인은 보인 적 없는 종류의 웃음이라-그의 웃음은 늘 오만하거나 냉소적이었으므로-오히려 낯설다.) 알라께서 저도 굽어살피실까요? (조그맣게 말하고는)
계속 이러면... (몸서리) 전 정말로 자퇴할 거에요. 아까 충격받은 아이들 보셨죠? 안 그래도 몇 번 뜯길 뻔 한 적이 있는데, 이대로 그렇게 됐다가는... ...(앞에 있는 게 당신이라 다행이라고 내뱉을 만큼 무심하지는 않지만 순간 그런 생각이 스치기는 한다.) ...당신은 괜찮아요?
@callme_esmail (선글라스의 검은 렌즈 탓에 에스마일의 눈을 자세히 볼 일이 없었다. 얼굴을 감싼 흑백 스카프는 또 어떻고. 교수-마왕은 이렇게 웃지 않았다. 그가 모르가나의 얼굴을 한 에스마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괜찮아요, 전. 조금 놀랐고... 기분이 영 별로라는 것만 빼면.
(이 말은 진실이다. 아주 괜찮다며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건 베일을 벗고 스스로를 내보여준 에스마일에 대한 레아 나름의 존중이었다. 어디까지나 '나름의.' 그는 에스마일의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는다.) 그리고 말이죠, 에스마일. 당신이 학교에 남아줬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제겐, 그러니까-... 일종의 '지표'거든요. (그게 무슨 뜻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비밀을 알았으니까 잘 지킬게요. 필요하다면 돕죠.
@LSW (끄덕인다.) 고마워요. (고개를 숙이고 두 무릎을 모으자 머리카락이 내려와 얼굴을 반쯤 가린다. 반쯤 뭉개진 목소리로) ...저랑 여기서 계속 이야기해 주시면... ...어쩌면 제가 당신한테 영향을 받아서, 당신으로 변할 수도 있어요. 부정적 영향만 받는 건 아니라서. 그러니까, 그게 괜찮으시다면...
(물론 몇 달간 당신과 대화하며, 이미 수백 번은 일어난 일이지만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다르니까.) 그래도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