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복잡해보이는 표정의 친구들과 달리 줄리아의 안색은 편안해 보였다. 그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명랑한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품에는 녹색 눈의 토끼 인형을 안고) "너, 아까 제법이더라? 그렇게 깔끔한 마법도 쓸 수 있는지 몰랐어."
@Julia_Reinecke (물론, 한 학년은 서로에 대해 알고도 남는 시간이다. 웬디는 그런 줄리아의 반응을 보고 무엇인가를 확신한 듯, 눈웃음이 깊어진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가닥 손에 빙빙 감아 꼬면서, 눈높이를 맞추려 줄리아의 옆에 앉았다.)
"그래. 그치만 역할은 좀 이해하기 어렵더라. 기억 나니? 네가 '우리는 약해. 약하기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었어. 애초에 다른 선택지 같은 건 없었잖아!' 라고 했잖아."
@Julia_Reinecke "그래? 그거 신기하네. 메소드 연기 같은 건가? 뭐 아무튼." (아직, 그것이 주문이었는지까지 파악할 머리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주문'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과하게 몰입했다고만 생각하고 말았다. 줄리아의 안색을 살피듯 빨리 들여다본다.) "그냐앙…, 너라면 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Julia_Reinecke (웬디는 느리게 손을 뻗었다. 약간 흐트러진 줄리아의 머리를 정리해 주듯, 혹은 칭찬하듯, 다감한 손길이었다.)
"약한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말이야. 약하고 얕보이면, 자꾸 선택지를 빼앗기잖아? 그러면 나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거고. 그러니까… 나빠지기도 쉬운 거지." (손을 거두고, 두 손으로 자신의 턱을 괸 채 웃었다.) "가령… 강해지려 해 본다거나? 시도도 않고, 약한 채로 호의에만 빌붙어 자리를 빼앗으려 드는 건, 상식으로도 그거야말로 나쁜 거 아닌가? 너무 나태하잖아."
@Julia_Reinecke (명랑한 듯, 즐거운 듯, 혹은 그래야만 하는 듯… 인형처럼 생글생글 그린 듯한 미소를 지은 채로, 웬디는 줄리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가 중요할까? 결국 모든 건 네 선택이고 책임일 텐데." (그 말이 줄리에게 어떻게 들릴지 웬디는 알 수 없었다. 그러므로, 정말이지, 줄리아를 생각해주는 것처럼 구는 것이다. 고개가 모로 기울어진다.)
"글쎄, 의지만으로 그럴 수 없는 사람도 많겠지만… 적어도 줄리는 달라 보여서. 적어도, 너는 더 화려하고 반짝반짝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왕자와 거지' 라는 동화, 알아?"
@Julia_Reinecke "어느 쪽도 될 수 있다면, 나는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는 쪽이고 싶어. 그리고 그건 지극히 당연한 사람의 욕구잖아." (웬디는 여전히 생글거린다.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복잡해 보여서? 나라면 별 고민 안 했을 텐데, 끙끙거리는 게 자꾸 눈에 밟히니까아- 친구로서 넘어갈 수가 없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