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07일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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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ac_nadir

2024년 07월 07일 08:59

(기차를 이렇게 오래 탄 경험은 많지 않다.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면 전부 짧은 축에 속했다. 복도로 나오면 창문 밖으로 흐르는 풍경. 기차의 진행 방향과는 역행하면서, 그는 객실의 창을 기웃거린다. 가민 교수의 해프닝에서 스쳤던 얼굴들에게 마저 인사할 목적이다.) 반가워. 기차가 오래 달리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니?

Ludwik

2024년 07월 07일 09:04

@isaac_nadir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놀다가 흘끔.) 영국 같은 쪼그만 나라에선 기차가 달려 봤자 금방이지. 곧 도착할걸? ...기차 처음 타 봐?

isaac_nadir

2024년 07월 08일 19:16

@Ludwik 아니, 처음인 건 아냐.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봐. (그는 "전쟁 난 거 같은 소리"의 주인공을 알아본다.) 너 아까 소리 지르던 애 아니니? (맞지? 라고 묻는 듯 그는 손을 내민다.) 아이작 나디르야. 기차, 자주 타니? (사이. 그의 시선은 어느새 당신 손의 물건으로 향한다.) 그거, 카메라. 맞니?

Ludwik

2024년 07월 09일 13:15

@isaac_nadir 소리 지르던 애라니! (또 버럭한다.) …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 이름 꼭 기억해. 그리고 기차는 이번이 세 번째야. (요컨대 그는 ‘마법사 집안에서만 자란 아이’였다. 아이작을 계속 흘끔거리며 제 손 안의 카메라만 만지작거린다.) …너도 순혈인가 그거야? 마법사 집안에서만 자랐냐. 궁금해?

isaac_nadir

2024년 07월 10일 16:45

@Ludwik 지금도 소리 지르는 것 같은걸. 하지만 그래, 루드비크. (쉽게 나온 말과 다르게, 그는 이후에 이어질 말을 망설인다. 이어지는 침묵.) 순혈은 아냐. 다만 마법사 집안에서만 자라긴 했지.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 대목을 넘기면 다음은 쉽다.) 응. 나, 카메라에 관심이 있거든. 내가 찍어 봐도 되겠니?

Ludwik

2024년 07월 11일 00:35

@isaac_nadir (마법사 집안에서 자란 아이가 머글 기술에 흥미를 보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루드비크는 기꺼운 마음오로 카메라를 아이작 손에 건네주었다.) 필름 카메라, 어떻게 다루는지 알아?

isaac_nadir

2024년 07월 12일 19:32

@Ludwik (고마워, 중얼거리며 받아든 카메라를 들고 웃는 것도 잠시, 그는 그 상태로 정지한다. 이후 느릿느릿 카메라를 돌리며 겉을 관찰한다.) 아니. 한 번도 직접 다룬 적은 없거든. (그러면서도 그는 당신 너머의 창문으로 카메라의 렌즈가 향하게 하고 뷰파인더를 눈에 갖다 댄다.) 셔터 버튼이 어느 거니? (그는 카메라를 통해 당신을 바라본다.) 이거야? (그의 손가락은 필름이송레버에 위치해 있다.)

Ludwik

2024년 07월 13일 10:17

@isaac_nadir …그건 필름 이송 레버야. (루드비크답잖게, 침착히 가르쳐 주었다. 아이작의 손을 움직여 셔터 위에 올려놔 준다.) 셔터는 이거. 시험 삼아 찍어 볼래? 어떻게 나왔는지 볼 수 있게 되는 건 한참 나중이 되겠지만…

isaac_nadir

2024년 07월 13일 13:19

*연령주의: 캐릭터의 감정이 특정 연령대의 것이라고 치부하는 묘사가 있습니다.*

@Ludwik (그는 당신이 자신의 손을 움직이도록 둔다.) 고마워. (작은 목소리. 당신의 말이 이어지면 그는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그래도 돼? 필름, 비싸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예의상 반문했지만, 그는 더는 이 기회를 늦출 마음이 없다. 당신의 마음이 바뀌기 전, 조금의 "어린애 같은" 조바심과 함께 셔터를 찰칵, 누른다. 준비고 뭐고 없었으므로, 분명히 사진은 당신의 모습이 오른편 절반이고, 바깥 풍경이 나머지 반이고, 죄다 흔들렸다.) ...... 찍혔다. (그 자체로 기쁜 듯 당신을 바라본다. 이 뒤로는 기대에 찬 목소리다.) 네가 찍은 사진도, 지금 있니? 궁금하다.

Ludwik

2024년 07월 13일 15:10

가정의 경제 사정에 관한 이야기

@isaac_nadir …우리 집 그렇게 가난하지 않거든. (사실 필름 구매가 어렵긴 했다. 엄마는 이런 ‘머글 장난감’에 뭐 하러 돈을 쓰냐는 입장이었으니 사 주지 않았고, 따라서 용돈을 아끼고 아껴서 겨우 한 통 사는 정도였다. 사진도 자주 안 찍었고. 그러나 어쩐지…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싶었다. ‘영국에 온 뒤로 내가 이상해졌어.’) 찍고 싶은 거 제대로 찍었어? 흠, 방학 때 인화해서 너한테 보내 줄게. 아마 초점 흐린 사진이 될 것 같긴 하지만… (말하다 말고 품에서 가족 사진을 꺼냈다. 삼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와 남자, 그리고 지금보다 두세 살 더 어려 보이는 루드비크가 그 안에 있었다.)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닌데, ‘잘 찍은 사진’은 이런 거란 의미로 보여 주는 거야. 머글 사진관에 가서 찍었어. 잘 나왔지? …나도 이런 느낌으로 찍을 줄 알아, 혼자서 꽤 연습했거든. 찍은 사진들은 다 집에 두고 와서 아쉽네.

isaac_nadir

2024년 07월 14일 11:39

타인의 가정의 경제 사정에 관한 이야기

@Ludwik ... 그러게, 아쉽다. 네가 무엇을 붙잡고 싶은지 알고 싶었는데. 넌, 사람을 많이 찍니? (말하며 시선은 뚫어져라 사진을 향한다. 그는 생각한다, 안 움직이네. 침묵.) 멋진걸... 잘 나왔구나. 너희 가족이니? (시선은 조금 더 머무른다.) 이분이랑 너랑 닮았다. (진심 반 예의 반으로 말하며 손가락은 여자의 얼굴 위에 떠 있다.) 어머니이신 거야? 이분은, 아버지시고? (남자를 향한 손가락과 짧은 침묵.) 너희 집이 가난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내 조부모께서, 필름도 카메라도 사줄 수 없다고 하셨거든. 그래서 무슨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한 거야. (그는 정말로 당신 가정의 경제 사정에 대해 예측하지 않았다. 당신의 한참 큰 교복을 보면서도, 아, 얘도 나처럼 물려받았겠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그는 카메라를 조심스레 당신에게 건넨다.)

isaac_nadir

2024년 07월 14일 11:40

타인의 가정의 경제 사정에 관한 이야기

@Ludwik 찍고 싶은 건, 글쎄... (그는 창문으로 다가가 이미 지나간 풍경을 유심히 바라본다. 당신을 향한 곁눈질. 다시 창문으로 향한 시선.) 응. 이 순간이 잘 잡혔을 것 같아. 초점이 잘 맞으면 좋을 텐데.

Ludwik

2024년 07월 14일 15:14

@isaac_nadir (‘내가 괜히 예민하게 대했나.’ 루드비크는 화제로 올려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구분을 잘 못한다. 잠깐 침묵하던 그는 이내,) 그건 그렇다 치고. …이쪽은 아빠가 아니라 내 삼촌이야. 크쥐시토프 삼촌. (화제를 옮기듯, 사진을 콕콕 가리키며 설명한다.) 옆에는 엄마가 맞고. 나랑 엄마가 닮았나…? 그렇단 말을 가끔 듣긴 하는데. (왠지 몇 마디 더 해야 될 것 같아 덧붙였다.) 우리집은 이혼해서 아빠는 딴 데 살거든.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소련 어딘가라곤 하는데, 소련이 하도 넓어야지.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몇 번이고 실수할 것이고, 셔터를 잘못 누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올바른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 사진만큼은 아니겠지만, 네 것도 나름 잘 찍혔을 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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