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08일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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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k

2024년 07월 08일 00:44

(아무렇게나 빠져나와선 낯설고 불안한 학교를 걷는다.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는 어느새 손에 쥔 채다. 산보는 정처없고, 처음 보는 건물에 적개심을 한껏 담아 노려보기나 할 뿐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나야.’)

jules_diluti

2024년 07월 08일 12:10

@Ludwik (반대 방향으로 총총거리며 지나가다가 당신과 어깨를 부딪힌다. 놀란 족제비가 캬악 소리를 내고, 그는 연신 사과한다.) 아이쿠, 미안해요, 미안해요! 다른 생각을 하느라 못 봤어요.

Ludwik

2024년 07월 08일 21:01

@jules_diluti (상념은 흩어지고, 그는 습관적으로 버럭 소리지른다.) 야, 똑바로 보고 다녀! 에이씨. 쯧. 하여간 후플푸프들은... (기숙사 배정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편견 발언을...)

jules_diluti

2024년 07월 09일 00:17

@Ludwik 후플푸프가... 그렇게 나쁜 기숙사는 아니지 않나요? (다소 시무룩한 어조. 나름의 반박이다. 높아진 언성에도 별다르게 위축되는 기색은 없다. 당신을 태평하게 마주보며 손가락을 꼽는다.) 루드비크랑 친-한 요나스도 있고요. (멋대로 해석한 친분이다.) 드럼을 세상에서 제일 잘 치는 레이먼드도 있고요. 배려를 누구보다 잘 하는 줄리아도 있고, 신기할 정도로 책을 잘 찾아주는 멜로디나, 자기한테 소중한 책도 기꺼이 빌려주는 아이작, 본받을 만큼 치열한 승부욕을 보여주는 발레리도 있다구요. 루드비크는 슬리데린이 후플푸프보다 우월하다고 보세요?

Ludwik

2024년 07월 09일 19:16

*동급생에 대한 험담, 국적 차별

@jules_diluti 나쁜 기숙사 맞거든!… 미슈스티나는… 물론… 좋은 친구지만. 메르체도… 좀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하지만. …근데 라이네케는 독일인이잖아. 난 독일인 싫어. 실버하트는 무섭게 생긴 바보 새를 데리고 다녀서 싫고, 나디르는 너무 어른인 것처럼 굴어서 싫고, 헤일은 날 놀려먹고 소리 질러서 싫어. 그러니까 슬리데린이 훨씬 낫지! 왜냐면 내가 슬리데린이니까! (전혀 논리가 안 맞다.)

jules_diluti

2024년 07월 09일 22:04

@Ludwik 슬리데린은 멋진 기숙사긴 해요. (손을 꼽는다.) 일단 선후배 사이가 제일 돈독한 것 같구요, 기숙사에서 호수가 보이는 것도 특별하죠. 사감 교수님도 무섭지만 멋있어 보이고요. 아, 재밌는 기숙사라는 장점도 있겠네요. 루드비크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후플푸프가 나쁜 기숙사일 이유는 없잖아요? 사람이 나쁜 면이 있으면, 좋은 면도 있는 거고. (턱을 한 손으로 괴더니 헤헤 웃는다.) 그럼 저도 싫어요?

Ludwik

2024년 07월 10일 21:31

@jules_diluti (아까 후플푸프는 그렇게 욕해놓고서 슬리데린 칭찬엔 우쭐해한다. 하지만 쥘의 마지막 질문에는…) 너는… 어, 싫지는 않지. 나쁜 애도 아니고. 근데 가끔 너무 ‘마법사’ 같아.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그 말만 던진다.)

jules_diluti

2024년 07월 11일 00:03

@Ludwik (턱을 괸 자세는 그대로지만, 웃음기는 가신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당신을 빠안히 바라보다가.) 당신은 마법사 집안이잖아요, 그런데도 마법사가 싫나요? (함의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머글이 좋아요? 내가- 우리가- 머글이었으면 하나요?)

Ludwik

2024년 07월 11일 13:08

@jules_diluti …난 내가 마법사 집안 출신이라고 말한 적 없는데. (‘척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던 걸까? 엄마가 말했던 것처럼 “피는 속일 수 없는” 걸까? 정말로?’ 긴장한 마음에 저절로 주먹을 쥐었다.) 근데, …그래. 난 마법사가 싫어. 이 학교도 싫어. 머글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니고 싶었어.

jules_diluti

2024년 07월 12일 00:18

@Ludwik 머글 세계에서 자란 머글 태생은 좀 더, 뭐랄까... '흥미'를 보이거든요. 마법 세계를 부당하게 생각해서 싫어하든, 열광하든... 아예 관심이 없지는 않아요. 일단 알아야 질색을 하든 경멸을 하든 하죠. (그는 늘 타인을 관찰하고 기억에 담았다. 그저 호기심 때문이라곤 해도. 그리고 소년의 시선 안에는 당신도 있었기에.) 루드비크가 마법사들의 세상에 익숙하다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요. 그런데 머글들의 세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모르겠네요.

Ludwik

2024년 07월 13일 00:00

@jules_diluti … … (한참 침묵한다. ‘난 결국 머글들과 똑같아질 수 없는 걸지도 몰라.’) 맞아. 우리집은 마법사 가정이고, 속된 말로 ‘순수혈통’이야. 그것도 무슨 15세기부터 이어져내려오는 어쩌고저쩌고 하더라. 난 그게, (가족에의 사랑과는 별개로.) 너무 싫어. 짜증 난다고. 후플푸프의 바보들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짜증 나!… 왜 머글과 마법사는 같이 살 수 없는 거지? (마지막 물음은 거의 혼잣말에 가까웠다.)

jules_diluti

2024년 07월 13일 20:42

@Ludwik (어렴풋이 이해한다. 당신에게 전쟁이 '위대해야만 하는 것'이듯이... ... 머글에 대한 선망 또한, 소년이 맥락을 모르는 이상 터무니없게만 느껴지는- 그러나 당신에겐 이상할 것도 없는 이야기겠지. 그래서 예의 '후플푸프의 바보'는 반박하거나 의문하는 일 없이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게요. 왜 같이 살 수 없는 걸까요? (그저 그렇게 운을 띄우곤.) 마법을 부러워하는 스큅도 많은데, 정작 마법을 쓸 수 있는 당신은 머글 세계를 바라죠. 머글 세계와 마법 세계의 경계가 흐렸다면 루드비크도 좀 더 행복했을까요?

Ludwik

2024년 07월 14일 00:36

@jules_diluti …어쩌면. (아니, 확실히 더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기숙사의 구분도 없고, 마법사와 머글의 구분도 없이… 모든 게 진배없었더라면.) 애초에 몇백 년 전의 마법사들은 왜 국제 마법사 비밀 법령 따윌 제정한 걸까? 그런 게 없었으면… 다 같이 잘 살 수도 있잖아. (이 말만은 동화 속 그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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