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05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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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_diluti

2024년 07월 05일 21:00

와아, 정말 정신없는 몇 분이었어요... 많이 놀라진 않으셨죠? (웃으면서 당신을 본다.) 반가워요. 전 쥘 딜루티 린드버그라고 하는데요. 이쪽은 제 족제비 위글이고요. 당신 이름은요?

Ludwik

2024년 07월 05일 21:04

@jules_diluti (위글 봤다가 쥘 본다.) ...마법사들은 왜 이렇게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거야? 하여튼. 난 루드비크 칼리노프스키.

jules_diluti

2024년 07월 05일 21:13

@Ludwik 제 열 살 생일 선물이었어요. 머글 세계에서 오셨나 봐요. (좁은 세계만 살아왔던 아이는 폴란드 왕국의 마법사 가문을 들어본 적이 없다. 꺼내든 깃펜을 꼼지락대며 말을 잇는다.) 마법 세계의 반려 동물은 아주 영리해요. 꼭 동화에 나오는 친구들처럼요. 부엉이와 올빼미는 편지를 배달하고, 족제비는... 귀엽고... 크니즐은... 어... 못생겼고요. 죄송한데, '칼리노프스키'는 이렇게 쓰면 되나요?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Kalinoffskee'를 보여준다.)

Ludwik

2024년 07월 05일 22:18

@jules_diluti 난... (망설이더니 거짓말한다.) 어, 머글 세계에서 왔어. (... ...'따지자면 아주 거짓말도 아니고. 내가 있던 곳을 마법사 세계라고는 할 수 없잖아. 거기서 쫓겨났으니까. 그러니까 난 거짓말쟁이 아니야.' 스스로를 동경의 존재로 꾸며내고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쥘이 건네 준 종이를 보자마자 일그러졌다.) ... ...이, 이 영국 놈이, 넌 제국주의자 집안에서 오기라도 했냐?!

jules_diluti

2024년 07월 05일 23:46

@Ludwik 제국주의자라니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양피지를 슬쩍 숨긴다.) 루드비크는 어려운 단어를 많이 아네요? 파르티... (파르티잔.) 파티? ...랑... 음, 그런 것들이요. 머글 세계는 일찍부터 배우나 봐요. 어쨌든... 저희 부모님은 아주 좋으신 분들이에요. 정치 같은 건 관심도 없으시고요. (그의 가정에서 '정치'란 단어는 비웃듯, 혹은 경멸하듯 발음되기 일쑤였고, 그로 인해 쥘의 내면에서 정치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닌다. 잘못 쓴 이름을 열심히 깃펜으로 북북 그어서 없애버리고 두 번째 시도를 한다. 'Kalinophski'. 종이를 들어서 보여주며 기대에 찬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Ludwik

2024년 07월 06일 19:24

@jules_diluti (말없이 쥘을 노려보며 종이를 박박 찢어버린다. 열차 바닥에 종이조각이 흩어진다…) 대체 영국 마법사들은 집에서 뭘 배우는 거야? 넌 폴란드가 어디 있는지 알기나 하냐? n-o-p-h가 아니라 n-o-w라고! 그 쉬운 걸 왜 몰라?! (흥분해서 억양이 강해진다. 된소리 범벅의 영어.) 그리고,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 왜 좋은 사람인데? 그건 좋은 게 아니고 생각이 없는 거겠지! (남의 부모님에 대고 할 말은 아니다.)

jules_diluti

2024년 07월 07일 12:24

@Ludwik 아, 폴란드라면 알고 있어요. 유럽 여행을 간 적이 있거든요. 전통음식이 새콤하고 기름지다고 들었는데, 제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다며 아버지가 여행지를 프랑스로 바꿔주셨어요. 어디 있는지는 다음에 찾아볼게요. (천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제 어머니는 국제 마법 협력부에서 일하세요. 일터에서 정치는 많이 하시니까요. (정치적인 성격을 띄는 업무, 실제 정치, 그리고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 이 세 가지는 쥘의 머릿속에서 구별되지 않았다.) 굳이 집에서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겠어요? 깨끗치도 않은 걸. 골치 아픈 문제를 집 아래로 끌고오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배려라고 생각해요.

Ludwik

2024년 07월 07일 12:41

@jules_diluti (‘유럽 여행… 부럽다…’ 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영국이나 프랑스 음식 따위보단 우리나라 음식이 훨씬 맛있는데. 시금치 넣어 빚은 피에로기는 별로 기름지지도 않고. (웅얼웅얼…하다가 결국 뱉는 말은 “다음번엔 프랑스 말고 폴란드에 꼭 가 봐.”였다. 이내 목소리가 좀 더 커진다.) 네 말은 다 틀렸어! 우리 엄마도 협력부였나 거기서 일한다고. 무욕 기준이 어쩌고 했단 말이야. (‘무역’이다.) 그렇지만 정치 얘기 하시는걸. 마법사들끼리의 내전 얘기가 나온다고,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무섭다고 막 그랬어.

jules_diluti

2024년 07월 08일 00:52

@Ludwik 네에, 그러면 다음엔 피에로기도 먹어보도록 할게요. 제가 그때는 편식이 심했어서 시금치를 잘 못 먹었는데... (헤헤 웃고는 약간의 장난기를 섞어서 덧붙인다.) 사실 어느 나라 음식이라도 영국 음식만큼 맛없기야 하겠어요? 제가 셰퍼드 파이를 좋아하긴 해도 이런 것까지 우기고 들진 않는답니다. (이어진 말엔 약간의 뜸을 들인다. 고개를 옆으로 슬그머니 기울이고는.) 루드비크는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나요?

Ludwik

2024년 07월 08일 22:31

@jules_diluti (영국인의 영국 욕에 우쭐해져선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쥘이 제 철자를 틀리게 적었다고 화내던 일은 어느새 잊은 듯했다.) 뭐, 그렇지. 어디 언덕 위 성 같은 집에서 마법사 가족하고만 살았던 도련님처럼 생긴 것치곤 잘 알잖아. (나불나불...) 난 역으로 묻고 싶은데, 넌 전쟁이 뭔지 아냐?

jules_diluti

2024년 07월 09일 01:01

@Ludwik 전쟁이 끝나면 좋은 것들이 찾아와요. 모든 게 평화롭고 조용해지고, 총칼이 버려진 들판에선 꽃이 피죠. 사람들은 잃어버렸던 평화의 가치를 깨달아요. 그래서 무조건 전쟁이 나쁘다곤 생각하지 않지만요. (눈치를 보다가 덧붙인다.) 현재진행형인 전쟁 자체는... 좀... 바보짓같아요. 우스꽝스럽고요.

Ludwik

2024년 07월 09일 19:24

@jules_diluti (돌차간 낯이 무표정으로 변한다.) 전쟁이 바보짓이면? 그럼 전쟁하다가 죽은 사람들도 다 바보고 우스운 인간들이야?

jules_diluti

2024년 07월 09일 22:17

@Ludwik 아킬레우스는 영웅이죠. (어조는 차분하다. 감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말간 얼굴로 당신을 돌아본다.) 하지만 그의 무용이 아무리 위대하든, 트로이 전쟁이 여자 하나를 두고 정혼자들이 법석을 떤 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요.

Ludwik

2024년 07월 10일 21:32

@jules_diluti …가족 여행으로 폴란드에 가게 되면 방금 한 그 말은 꺼내지 마. 어차피 거기 사람들이 네 영어를 이해할 리도 없겠지만, 그냥. (그는 드물게도 화를 내지 않는다. 침착한 목소리다.) 그냥… 아킬레우스는 영웅이라고만 말해.

jules_diluti

2024년 07월 11일 00:08

@Ludwik (이례적으로, 늘상 웃던 이가 늘상 화내던 이를 마주한다. 양측 모두 어떠한 웃음기도 없이. 이어 그가 입을 연다.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는다. 얕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금 내쉬는 소리. 도로 입을 다문다. 미소한다.) 그렇게 할게요. (시선을 먼 곳으로 돌리고.) ...직접 겪으면, 다른 느낌이에요? (전쟁이 숭고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기나요. 바보짓이어선 안 되는 이유가 생기는지. 하지만 그렇다고 바보짓이 아니게 되는지...)

Ludwik

2024년 07월 11일 13:21

@jules_diluti (그 순간 루드비크는 황금처럼 빛나는 소년 앞의 자신이, 제 잿빛이 참 우스꽝스럽고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해야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 직접 겪은 사람들은 항상 그런 말을 했어. ‘전쟁에 군인은 필요하고, 희생도 필요하다. 그들의 희생엔 의미가 있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한 영웅적인 죽음이었다’… … 난 그들 말을 믿어. 그건 바보 짓이 아니야. 절대로. (하지만 그렇다고 바보 짓이 아니게 되는지.)

jules_diluti

2024년 07월 12일 00:32

@Ludwik (전쟁과 굶주림을 겪지 않고, 일평생 풍족함이라는 혜택을 누린 자 특유의 백지 상태는 곧잘 빛으로 혼동되곤 한다. 상냥과 온화는 보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모순적이게도 폭력적이지 않은가... 제1세계의 사랑받는 총아는 루드비크를 바라본다. 문득 궁금하다. 공산주의니 혁명 동지니 하는 말을 입버릇처럼 쓰고, 화를 낼 땐 된소리가 많아지는 그의 또래.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우리 나이에 전쟁을 직접 겪지는 않았을 텐데, 무엇을 봤기에 그렇게.)

그러면... 지금 당장 전쟁이 일어나면... 그게 필요하다면... 사람들을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부추겨서라도, 전쟁에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Ludwik

2024년 07월 13일 00:18

@jules_diluti (살아’간다’는 말보다 살아’남다’는 말을 더 자주 접해야 했기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그는 동화보다 전쟁 이야기가 더 익숙했다. 잿빛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하는 얘기란 건 과거에 대한 것뿐이었으니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 루드비크에게는 모든 게 너무나 당연했다.) 당연하잖아. 전쟁이 터지면 어느 국가건 유구하게 그래왔어. 그러지 않으면 우리 쪽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고. ...들어봐, 린드버그. 오천만 명이 죽는 것과 오백만 명이 죽는 것 중에 뭐가 더 낫겠어?

jules_diluti

2024년 07월 13일 21:06

@Ludwik (죽은 사람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없으니까. 죽음이 잡아갈까 두려워 웅크린 채로 속삭여진 "그리고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에 깃든 절박한 기원의 뜻은, 황금 옷을 입은 천진한 소년이 말하는 "그리고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와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당신의 말을 소화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이 순간 조금 변화한다.) 오백만 명이 죽는 게 낫겠죠. 하지만 제게 소중한 사람이 그 오백만 명에 포함된다면... ... 그때도 떠밀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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