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_M (등장이 갑작스러운지 잠시간의 정지가 있다. 이내 눈이 밝아진다.) 너 드럼을 연주하니? (고개를 기울인다.) 각본을 쓰다 보면 드럼은 못 나올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다면 시도해보고 싶은걸. 음악은 언제나 좋잖아.
@isaac_nadir
호그와트 최고의 드러머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어! 벌써 드럼 외길인생 3년차인걸.(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드럼으로 출현이라니, 이거야말로 최고의 기회다!)얼마든지! 대신 다 쓰고 나면 날 꼭 보여줘야해? 기대되거든! 음악의 힘을 믿는 사람이 쓴 각본이라면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멋질거야!
@Raymond_M 음악의 힘을 믿는다, 고. (그는 무언가를 가늠한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미소, 미묘하도록 어색하게.) 글을 제시간에만 제출할 수 있다면 네게도 꼭 보여줄게. 그나저나 3년? 대단한데. 손에 물집이 잡히진 않니? (질문은 진심이 담겨 있다기보단 의례적이다. 그러나 대단하다는 말은 진심이다.) 주로 무슨 곡을 연주해? 재즈? 아니면 로큰롤인가?
@isaac_nadir
응! 음악은 위대한거잖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당신의 낯을 아는지 모르는지.)몇 번 잡혔던 적이 있긴 한데 드럼은 물집이 많이 잡히는 종류의 악기는 아니라 괜찮아! 대신 굳은살은 잡히는 거 있지. 여기.(손바닥에서 약간 색이 진해진 부분을 들어보인다.)전부 다! 장르를 가리는 건 별로 안좋아해. 물론 최근에는 로큰롤에 푹 빠졌지만! 너도 로큰롤 좋아해?
@Raymond_M 나? 좋아하지. (사이.) 춤 추기에도 좋은 것 같아. (그는 당신의 손을 유심히 관찰한다.) 정말이네. 3년의 노력을 알 것 같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우측 손바닥을 펼쳐 중지 옆면을 본다. 이것은 글씨 연습으로 인한 굳은살인데, 그는 자신이 내보일 연습의 흔적이 이런 것 하나라는 사실에 모종의 답답함을 느낀다.) 그런데, 장르 구분은 왜 좋아하지 않는 거니? (사이.) 난 이 음악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어서 좋던데.
@isaac_nadir
오, 아이작은 춤도 잘 추나보네? 대단하다. 나는 춤은 배워본적이 없거든. 포크댄스 같은건가?(그의 펼쳐보인 손은 굳은살뿐만 아니라 갖가지 흉터로 가득하다. 여린 살갗은 작은 상처에도 흉을 남기기 마련이었으니까. 그가 손가락을 움츠렸다가 편다.)이런 건 그냥 훈장인데 아버지는 매번 한숨을 쉬시는 거 있지? 어른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어깨를 으쓱인다.)그렇지만 내가 음악의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고 딱 박아버리고 나면 그 외의 음악은 잘 안듣게 되지 않아? 다른 장르의 음악 중에서 '좋아할 수도 있'는 음악을 찾을 기회가 날아가는데도? 장르만 보고 노래도 듣기 전에 감상평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다니까?
@Raymond_M (당신의 말을 들으면서 그는 조용히 침을 삼킨다. 그가 바로 당신이 말한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듣기도 전에 감상평을 남기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될 수도 있기는 하지.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음악 듣는 경험이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라면, 그런 기회를 아쉬워하지 않을지도 몰라. (생각에 잠겨 그는 당신의 눈을 피해 바닥을 쳐다본다. 그는 자신을 변호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당신에 비해 흉 없는 손이나, 음악을 가리는 것이나, 어른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것 전부에 대해서.) 어른들은 노력하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지 않기를, 염려하는 거겠지. (사이. 그는 다시 눈을 맞춘다.) 포크댄스 같은 걸 얘기하는 건 아니었어. 그냥,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것 있잖아? 배우고 잘 추고 할 것도 없지.
@Raymond_M 그냥, *돌고, 돌고, 올라가면, 내려오기를 다시 해봐요Round 'n around 'n up 'n down we go again(Chubby Checker - Let's Twist Again)* (그는 흥얼거리며 계속해서 당신의 금속 같은 눈을 마주 본다. 이 노래 알아? 라고 묻듯이.)
@isaac_nadir
그렇지만 난 그러면 손해란 말이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두고 어른들은 시끄럽고 예술적이지 않은 장르라고 말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이건말이야, '겪어보면' 반드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음악인걸. 드럼 소리를 따라 뛰는 것 같은 심장과 나도 모르게 손발을 흔들게 하고, 목구멍에서 소리가 튀어나가게 하는 이건... 이건 *듣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거야. 그렇지만 한 걸음 뒤에 있는 사람들은 영영 나랑 같이 이걸 느껴주지 않겠지.(어린 사람의 볼맨소리란 그런 법이다. 나 이거 좋아. 근데 어떤 사람들은 이걸 좋아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아.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의 이야기를 적어도 해보고 싶단 말이야. 그런 거. 그러므로 소년의 말에는 서스럼이 없다. 철이 없다고 해도 좋겠다. 이어지는 말에 소년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isaac_nadir
난 아이작이 너무 어른같아서 그런 건 안할줄 알았어.(그리고 이어지는 노래를 들으면 소년은 당신의 손을 답싹 잡고는 당신의 노래를 마저 흥얼거리며 몸을 흔든다.)*당신이 날 사랑한다는 걸 알게 해 줘요Oh, baby make me know you love me so and then. 당연히 알지! 이건 처비 체커의 명곡인걸!
@Raymond_M 응? 뭐? (당신이 내린 평가에 감사 인사를 할 새도 없이, 그는 잡힌 손에 당황한다. 그러나 당신이 춤을 추는 모습을 잠시 보던 그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너라면 알 것 같았어. *다시 춰요, 트위스트를Twist again*... (이곳은 여전히 기차이므로 동작과 목소리는 모두 작게, 그러나 분명히 즐겁게. 그렇게 움직이다 노래가 끝나면 그는 천천히 숨을 내쉰다. 급작스럽게 밀려오는 부끄러움 속에서 그는 주위를 둘러보는 한편 과거의 누군가를 생각한다. 음악의 즐거움을 알려준 자신의 어머니를.) 있잖아, 베스트 드러머, 방금 생각했는데 말야. 네 말대로 음악의 힘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 (그는 아주 작게 소리 내며 웃는다. 다음 말을 꺼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Raymond_M 어른들의 말도 틀린 건 아니야. 시끄러운 장르는 맞으니까. (사이.) 하지만, 예술적이지 않다고 해도 사람을 들뜨게 하는 건 변함이 없지. 모두의 땅이 울리도록 네가 계속 연주하다 보면, 언젠가는 너와 다른 사람들도, 함께 "경험하는" 날이 올지도 몰라. 어떤 것들은, 적어도 한 곡은 좋아할 수 있을 거라고 말야. (드물게 감상적인 발언이다. 당신의 말에 다른 때라면 어린애 같은 투정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 춤을 춘 입장에서, 자기도 모르게 손발을 흔든 입장에서,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도 로큰롤을 좋아하니까. 대신에 그는 악수하자며 손을 내민다.) 계속 베스트 드러머라고 부를까, 아니면 이름이 좋겠니?
@isaac_nadir
(작게 덜컹거리는 소리가 순간순간마다 귓가를 스친다. 그러나 흥얼거림은 중간중간 끊길지언정 멈추지 않는다. 춤은 더더욱이나마 그랬다.)이렇게 춤에 잘 어울리는 선곡을 해놓고도 춤추지 않을 생각이었어?(추궁보다는, 칭찬에 가깝다. 그러니까 '네가 먼저 부르기 시작한 곡 말이야, 나 그거 정말 좋아해!'같은.)아이작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기분이 이상해. 나, 사실 처음에는 네가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 그게 아니면 *음악의 힘*같은 단어는 어린애의 희망사항이라고 여기거나.(그도 그럴것이, 소년은 제법 눈치가 빠른 편이었으니까. 당신이 미묘하게 무언가를, 불편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았다. 그저 말하지 않았을 뿐.)음악은 정말로 신기한거야. 나는 그걸로 이 호그와트의 한 친구의 목소리가 되기로 했고, 누군가의 밴드맨이 되기로 했어. 그리고 난 네가 그걸 알아줘서 정말로 기뻐!
@isaac_nadir
(그는 당신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작고, 흰 꽃잎을 흔드는 바람처럼 부드럽다. 심장 한 켠이 근지러워 지는 것 같았다.)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하기로 한 걸 절대 멈추지 말라는거지? 호그와트의 모든 사람들이, 아니,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이 음악을 *경험하도록*말이야! 아이작, 하나만 나랑 약속해. 내 다음번 공연을 1열에서 바라봐줄래? 그리고 웃어줘. 오늘처럼 말이야! 오늘보다 활짝 웃어도 좋아!(그는 당신이 있는 힘껏 소리 내 웃는 장면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상상보다 훨씬 더 멋질 것이다. 당신의 손바닥을 붙든 손은 평균보다 조금 크고, 흉과 굳은살이 많고, 아주 따뜻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이 소년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다.)난 영원한 네 베스트 드러머이고 싶지만... 역시 아무리 그래도 '레이'가 좋아! 네가 날 그렇게 부르면 나는 '아이작의 레이'가 될테니까!(그리고 그건 분명 넘치게 즐거운 일이다. 안그런가?)
@Raymond_M 그렇니? 별명에 그렇게 뜻이 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야. 네가 원한다면 그래, 좋아. 레이. (그는 미소로, 자신보다 따뜻한 손과의, 아마도 혹은 분명히 더 많은 것을 노력해 왔을 손과의 악수를 마친다.) 너 다음 공연을 벌써 마음에 두고 있니? 1열이라. (그는 고개를 살짝 흔든다.) 확답을 줄 순 없겠는걸. 들으려는 사람도 많을 테고. 그렇지만, 네 음악을 가까이서 겪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정말이야. (기쁘다는 당신의 말에는 7월의 더위를 닮은 열정이 가득 담긴 것만 같고, 그는 그것을 거절할 수 없다. 여기서 그는 스쳐 지나가는 학생에게 길을 비켜준다. 머쓱한 듯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Raymond_M ...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하시며 한 곡을 튼 순간부터, 음악을 싫어한 적은 없어. 하지만, 뭐라고 할까. (사이, 길게.) 난 음악을 좋아한다기보단, 그것에 맞춰 춤추는 어머니를 보는 걸 더 좋아한 것 같아. (그는 눈 위로 눈꺼풀을 덮는다.) 그 시간이 기뻤거든. 그러니까, 응. (짧은 틈.) 음악의 힘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거야. 네가 처음에 생각한 게 맞아. (그는 어깨를 가볍게 들썩이고, 눈을 뜬다.) 하지만, 이런 일이라면 있잖아, 아주 가끔은, 유치해져도 괜찮을지도 모르지. 어머니께서도 같은 당부를 하셨고... (그는 당신을 바라본다.) 내가 좋아하는 곡을 알려줬으니, 다음에 만나면 네가 좋아하는 곡을 알려줘.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음악이라도, 꼭 시도해 볼게.
@isaac_nadir
그럼, 말했잖아. 나는 이 호그와트에서 내 음악을 멈추지 않을거라고. 이런 음악을 *겪게*하고서 음악 하나 없는 학교에 학생들을 가둬두는 건 너무한 일이야. 물론, 나와 함께 이 학교에서 음악을 하기로 한 친구들에게도 미안한 일이고. 다음번에 무대 위에 올라서는 건 나 혼자만의 일은 아닐거야.(그럼 마주대 달라는듯이 주먹을 들어 보인다.)네가 그걸 위해 노력해 주겠다면...그걸로 충분해. 그렇지만 음악이 끝나고 무대의 막이 내린 후에는 꼭 날 찾아주는거야! 그리고 *우리*가 펼쳐보였던 무대가 어땠는지 웃으며 내게 귀뜸해줘! 그걸 못본다면 아주... 아주 억울한 기분이 될 것 같거든!(마지막 문장은 꼭 농담같다. 사람이 사람에게 향하는 호의를 가득가득 눌러 담은 농담.)있지, 네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어? 네게 음악이 어떤 거고 춤이 어떤 건지를 가르치셨던 분 말이야.
@isaac_nadir
네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는 그분께 몇번이고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은데... 호그와트에 있는 이상 그럴 수 없잖아! 그래서 궁금해졌어. 그때 네가 봤던 풍경 말이야. 네가 그걸 말해준다고 해서 내가 그때로 돌아가 그 장면에 함께 서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상해볼수는 있지. 네 인생에 음악이 처음으로 등장한 순간 말이야. 널 기쁘게 했던 그 순간이 나는 궁금해. 오, 물론 내 친구에게 이게 슬프거나 괴로운 제안이 아니라면.(그렇게 말하는 목소리는 놀랍도록 선선하다.)'다음'을 위해 곡을 추려둘게. 내가 사랑하는 음악들 중에서... 네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사랑에 빠지지 않고는 못배길 순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