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s_diluti (둘은 몇 분이나 어색한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만을 들여다 보았던가? 그리고 그 시간은 그가 은밀하게 변화하기 좋은 시간이었다. 그의 두 무릎 위에 어느새 여자아이 모양의 봉제 인형이 놓여 있었다. 녹색 단추 눈을 갖고 있다. 어색해하던 입꼬리가 야무지게 올라간 채, 의기양양한 태도로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입술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 맞아! 정말이지, 언제까지 쳐다보나 했어. 보나마나 내가 너무 귀여워서겠지?" (이건 어디서 나온 근거 없는 자신감인가?) "나는 웬디. 우드워드의 웬디! 너는?"
@jules_diluti "당연히 이쪽을 봐야지! 어딜 보는 거야?" (얼굴을 기웃거려봐도 입술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고개를 가까이 하면, 그 목소리는 명백히 그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형이 두 다리를 딛고 일어난다. 한 손을 치켜든다. '그'가 움직이고 있긴 했지만.)
"린드버그? 어디서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 고향이 어딘데?"
@jules_diluti "그럼 너도 영국인이지 뭘! 내 말은, 지역을 말한 거야. 나는 웨스트 미들랜즈 쪽에서 왔지." (물어보지 않은 것을 줄줄 늘어놓기란 어린아이의 특징이기도 했다. 웬디는 자신의 허리에 손을 척, 얹는다. 봉제인형이 아니라 사람 쪽이. 눈매가 가늘어지도록 웃는 모습이 생글생글 하다.)
"어머, 나를 아니? 후훗! 그럴만도 하지. 우리집은 최고의 지팡이 재료들을 엄선해서 올리밴더에 가져다 주니까! 네 지팡이도 올리밴더에서 산 거니? 어디 볼까?"
@jules_diluti "그래? 후훗, 런던도 좋지! 너무 북적이는 건 별로지만, 능력 있는 마법사들도 많이 모이고, 특히 그쪽은 내가 좋아하는 지팡이 장식을 파는 가게가 하나 있는데-" (신나게 재잘거리던 모양이 잠시 멈춘다. 지팡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려는 듯 허리를 숙인다.)
"흐으음... 이건... 월계수나무네! 얘, 내가 좀 들고 휘둘러 봐도 되겠니? 얜 좀 까다롭잖아! 허락을 안 구하면 번개를 친다니까."
@jules_diluti " *영애*를… 추구하는 지팡이?" (웬디는… 잘못 들은 바람에 지팡이를 음험하고 불순하고 남의 딸을 탐내는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당연하게도 금시초문인 소리였는데, 자기가 지팡이를 남보다 모른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긁히는지 그걸 티내고 싶지 않아서,) "마, 맞아! 여자랑 좀 더 잘 친해지는 특성이 있어. 후훗, 너 공부 좀 했구나?" (라고… 되도 않는 소리를 했다.)
"훗! 우드워드에서 자랐다면 이정도 쯤은 기본이지. 난 지팡이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 갈 정도라구. 굉장하지?" (완전히 뽐내기 좋아하고 으스대는 아가씨다.)
@jules_diluti "아니, 지팡이가 *영애*를 추구하니까, 친해지는 건 지팡이… 네가 아니…" (뭔가 바로잡으려다가, 바로잡으려 하면 할 수록 더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새 쥘에게 말려들어 버리고 만 것이다. 웬디는 자기가 무엇인가를 착각해 실수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마찬가지로 착각하고 있는 쥘을 나무라기 시작했다.)
"하아?! 누, 누가 먼저 다가갔다는 거얏! 이 바보야! 너, 너같이 얼굴만 하얗고 귀엽게 생긴 샌님을 누가 예뻐하니?!"
@jules_diluti "어, 어머! 어머! 얘 좀 봐!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아주! 누가 누구랑 연애를 해?! 누, 누가 너랑 가정을 이룬대니!?!?" (웬디는 이제 거의 고함을 지르다시피 했다. 소란을 들은 주변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지만, 웬디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내가 고백도 하지 않았는데 차인 꼴이라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그건 웬디의 자존심에 아주 큰 스크래치를 남길 게 뻔했으니까.)
"이… 이… 이 바보-!" (쥘의 표정이 심히 얄미웠고, 흥분했던 웬디-사람몸-는, 쥘의 목도리를 홱, 하고 거칠게 잡아 당겼다. 아주 넘어뜨리려는 속셈으로.)
@jules_diluti "꺄악!" (정말로 넘어 올 줄은 몰랐던지, 두 사람이 같이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충격으로 몸이 흔들리고, 인형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른다. 그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튀어 날아온 위즐을 붙잡았다. 좀 더 정확히는.. 붙잡았다기 보다는 온몸으로 받아냈음에 가깝다. 인형 대신 인형만큼이나 귀여운 위즐을 안은 채 바닥에 어정쩡하게 누운 자세로 맹하니 앉아 있던 그는, 그대로 힘을 빼고 열차 바닥에 누워버렸다.)
...오. (조금 전 사납던 말괄량이 아가씨는 어디 가고, 한 손으로는 분주히 족제비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가 맹한 얼굴로 쥘을 쳐다보았다.) ... 누구?
@WWW 끄응... (목도리며 교복에 뒤엉켜서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얼얼한 머리를 문지르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다. 바닥을 나뒹구는 인형을 보자마자 당황스런 낯으로 허겁지겁 품 안에 주워답는다.) 으아아...! 죄송해요! 아니... 물론 웬디가 먼저 저를 넘어뜨리긴 했지만... 이렇게 같이 넘어질 생각은 아니었어요. (겨우 차림새를 추스르고 당신을 향해 인형을 도로 내민다. 고개 기우뚱 기울인다. 의아한 미소.) 쥘이요, 쥘 린드버그. 넘어진 여파로 제 이름도 까먹은 건 아니겠죠, 웬디?
@jules_diluti 오. (웬디, 그 이름을 부른 대목에서 그는 바닥을 굴렀던 인형에 시선을 준다. 놀랐는지 흥분한 위즐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달래다가, 두 손으로 편하게 받치듯 안은 채 자리에 느릿느릿 앉았다. 쥘이 인형을 내밀고, 그는 두 손으로 위즐을 내민다. 남는 손이 없어서 어떻게 받아야 좋을 지 잠시.. 때 아닌 눈치싸움을 하게 되었다.)
안녀엉, 쥘. ... 이건 누구? (족제비에게 시선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