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_Reinecke 오, 물론이지. 아들레이드 헤이즐턴이야. (말을 걸어오자, 접히다 못해 납작해져가던 양피지를 되살린다.)
@Adelaide_H (잠시 망설이다가) 아들레이드라고 불러도 될까? 혹시 떠오르는 주제가 있어?
@Julia_Reinecke 아들레이드, 에이다, 편한 쪽으로 불러줘. 주제? 음... (잠깐 생각에 잠긴다.) 켄타우로스에 대한 이야기는 어때?
@Adelaide_H 켄타우로스? (아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이들을 잡아가는 켄타우로스...... 그리고 어떤 애가 절대 아니라고 소리쳤던 것 같은데.) 괜찮은 것 같아. 그런데 켄타우로스가 정말 우리 같은 아이들을 잡아갈까?
@Julia_Reinecke 음, ... (잠깐 생각에 잠겨, 읽었던 책들을 떠올린다.) ... 아닐 것 같아. 켄타우로스는 마법사보다는 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거든.
@Adelaide_H 정말? (그럼 교수님이 거짓말을 한 걸까? 어른들이 종종 그러는 것처럼. 잠깐 생각하고는) 혹시 에이다는 켄타우로스에 대해 잘 알아?
@Julia_Reinecke 조금...? 사실 잘 모르겠어. 켄타우로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읽었는데, 켄타우로스가 쓴 글은 읽어본 적이 없으니까. (확신 없는 말투. 하지만 자신감이 낮아보이지는 않는다.)
@Adelaide_H 대단하다. 나는 사실, 여기 오기 전까지는 켄타우로스에 대해 하나도 몰랐어서. (어쩐지 부끄럽다. 살짝 고개를 숙이고.) 켄타우로스가 글도 써?
@Julia_Reinecke 글쎄, 별을 보고 점을 치면, 그 점을 어딘가에 적어두지 않을까? 마법사들이랑 같은 방식일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옛날 머글들은 점토판에 막대기를 그려서 이야기를 기록했다고도 하더라구.
내가 알고 있는 건 마법사들이 본 켄타우로스니까, 사실 진짜 켄타우로스에 대해서는 나도 너만큼만 알고 있을지도 몰라.
@Adelaide_H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도 대단한걸. 나는, 아무래도 마법 세계가 낯설어서...... 모르는 게 많은 것 같아. 엄마가 알려주었는데도 잘 모르겠어. '머글' 같은 단어도 조금 전에서야 이해했는걸.
@Julia_Reinecke 그럴 수 있지. 나도 마법 세계 밖은 잘 모르니까... (움츠러든 듯한 모습에, 말을 조심스럽게 고른다.) 어느 날 홀로 머글 학교에 다니게 된다면 낯설었을 것 같아. 머글 학교... 다녀본 적 있어?
@Adelaide_H (고개를 끄덕인다.) 런던에서 초등학교를 나왔어. 마법사인 걸 알기 전까지는 거기 있는 중학교를 진학하려고 했었고. 너는 이곳에서, 자랐구나. 부모님이 두분 다 마법사인 거야, 그러면?
@Julia_Reinecke 아, 나는 엄마가 마녀시고, 아빠는 머글이셔. 나는 런던 근처에서 왔고, (살짝 기억을 더듬는다.) 아빠는 내가 유치원에 다니길 바라셨던 것 같은데… 그 즈음 마법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아쉽게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Adelaide_H 나도 그랬는데. 엄마가 알고 보니 마녀셨거든. 작년 생일에 호그와트에서 입학장이 날아오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런데 마법이 나타나면 머글 학교,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가면 안 되는 거야? (정말로 모른다는 듯, 눈을 깜빡인다.)
@Julia_Reinecke 글쎄, (짧게 생각에 잠긴다.) 나도 여쭤봤었는데, 그 때는 아주 어릴 때여서, 머글들 사이에서 마법을 조절하지 못하면 위험하니까, 라고 하시더라고. (그러다 무언가를 떠올린 듯, 눈이 살짝 반짝거린다.) 저 높은 곳에 있던 엄마 가방이 궁금하다고 떨어트렸던 걸 생각하면 그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네.
아, 그러고보니 줄리아는 초등학교에서 무심코 마법을 써버린 적은 없었어? (궁금한 듯 말을 잇는다.) 스스로 마녀였다는 걸 몰랐으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은걸.
@Adelaide_H (곰곰이 생각하다가) ...... 생각해보면 그랬던 때가 몇 번 있었던 것 같아. 그, 겨울에는 꽃이 없잖아. 원래는 말이야. 그런데 그 날, 내가 아빠를 위로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그날 학교 화단에, 갑자기 수국이 한아름 피어난 거야. 거길 지나가는데 꽃이 내 쪽으로 기울어지더니 뚝, 하고 꺾여서 떨어졌어. 마치 가져가라는 것처럼. 아빠는 수국을 받고 예쁘다면서 꽃병에 꽂아두셨는데, 뭔가 기분이 좋아지신 것 같았어. 그냥 신기한 일도 다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마법이었구나.
@Julia_Reinecke (찬찬히 줄리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게, 그게 마법이었나봐. (잔잔한 톤으로 말을 잇는다.) 어린 마법사들은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일이 일어나게 하곤 한다고 들었어. 아마, 네가 아빠를 위로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꽃으로 피어난 거였나봐. 그러고보니 수국이라는 꽃도 차분하면서도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