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ed: 2024년 07월 05일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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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05일 20:03
[첫 번째 넘버1st Number: 집결]
1학년 인트로
2024년 07월 05일 20:05
...1971년 9월, 킹스 크로스 역. 우리들의 이야기는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새하얗게 피어오르는 증기를 헤치고 나아가자, 시끌시끌한 승강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며 익숙하게 트렁크를 싣는 고학년과 긴장한 기색의 신입생들. 모두가 뒤섞여 거대한 인파를 이룹니다.
그래요, 오늘은 대망의 입학식 날입니다. 기분은 좀 어떤가요? 잠은 제대로 잤나요?
첫 홀로서기에 떨렸을 수도 있겠죠. 설렘에 잠을 이루지 못했을지도요. 혹은 천장을 바라보며 기대되지 않는다고 되뇌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화로운 저녁 만찬은 기대해 봐도 좋겠지만요!
2024년 07월 05일 20:06
무거운 가방을 손에 쥐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보면 저기, 서너 명씩 모여서 사뭇 심각한 얼굴로 수군거리는 선배들이 보여요.
자, 가까이 다가가서 귀를 기울여 봅시다.
2024년 07월 05일 20:07
-야, 들었어? 어둠의 마법 방어술 있잖아. 드디어 그 바라쿠스 교수가 은퇴해서, 새로운 교수가 올 거래.
-올해 전쟁이 일어날 거래.-전쟁? 설마.
-그거 알아? 이번 기숙사 배정식에선 신입생과 트롤을 일대일로 결투시킬 거래... 잠시만요, 이건 매년 있었던 얘기잖아요?
2024년 07월 05일 20:08
선배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낄낄거리며 열차에 오르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뒤숭숭한 이야기는 안개처럼 흩어집니다.
열차에 오르길 재촉하는 차장의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귓전을 때리네요.
자, 열차에 오릅시다! 짐은 다 실었나요? 작별 인사는 충분히 했고요? 원하는 칸에 골라앉도록 해요. 아는 얼굴이 있다면 인사를 나눕시다. 모르는 얼굴이 있다면 친해져야겠죠.
경적 소리와 함께 창 밖의 풍경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2024년 07월 05일 20:09
누군가는 카트에서 온갖 군것질거리를 족히 1갈레온 어치는 사고, 누군가는 덜컹거리는 시야에도 불구하고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듭니다.
그때…
2024년 07월 05일 20:10
탁,
열차의 불이 꺼집니다.
2024년 07월 05일 20:11
🍮 지금부터 퍼블릭 툿으로 스진에 반응하셔도 좋습니다. 멘션 대화는 아직 불가능합니다.
2024년 07월 05일 20:15
열차는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어, 사위가 깜깜합니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관리 미숙에 의한 정전? 사고? 누군가의 공격?
... ... 전쟁?
당신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지팡이가 제자리에 잘 있는지 확인하고… 빛이 보이는 방향으로 향합니다.
2024년 07월 05일 20:16
가는 길에는 비슷한 상황인 듯한 다른 신입생들을 마주합니다. 다들 당신처럼 당황하고, 겁먹어... ...보이나요? 어쩌면 그중 익숙한 얼굴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2024년 07월 05일 20:17
어느덧 신입생들이 여럿 모여 다함께 우왕좌왕하고(혹은 그새 서로 말다툼하고) 있을 때쯤…
쾅!
이번에야말로 전쟁 난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열차칸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2024년 07월 05일 20:19
“신입생들이니? 그래? 좋다.”
외견상 삼십 대 즈음으로 보이는 어른 마녀가 대뜸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잘생긴 녹색 눈이 번득이며 강한 인상을 주는군요.
반응할 틈도 없이, 그가 좌석 사이 통로를 빠른 보폭으로 걸어오기 시작하자 등 뒤로 검은 단발과 망토가 짧은 깃발처럼 나부낍니다.
2024년 07월 05일 20:20
“내가 누구냐고? 제법 철학적인 질문인데.
자, 찌끄레기들, 인사는 짧게 하겠다. 내가 여기 있는 걸 ‘그들’이 알게 되면 나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거나, 혹은, 더 심하게는, 막 얻은 내 직장이 위험해질 수도 있거든.”
여러분의 살벌한 분위기가 보이기는 하는지, 그는 농담이라는 듯 윙크합니다.
2024년 07월 05일 20:25
교수?는 쏟아지는 질문을 정리하듯 손을 휘젓습니다.
“인사하지. 올해부터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칠 모르가나 가민이라고 한다.
우리 조무래기들은 나를 ‘가민 교수님’이라고 불러도 좋고, 자신 있으면 모르가나라고 불러도 좋다. 아니면 편하게 ‘그 교수’라고 불러도 좋겠지. 마음대로 해.
단, 내가 안 듣는 데서.”
2024년 07월 05일 20:29
“다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
저 인간은 왜 여기 있지? 수업을 시작하기엔 조금 이르지 않나? 내가 과연,"
그가 일부러 뜸을 들이자, 낮은 목소리 틈에 침묵이 맴돕니다.
"이 정신나간 학교에 무사히 입학할 수 있을까? 맞아. 실제로 작년에 최소 세 명의 학생이 입학식 날 켄타우로스 무리에게 잡혀가서 돌아오지 않았거든.”
물론 그런 일은 없었지만, 가민 교수는 더없이 진지한 기색입니다.
2024년 07월 05일 20:32
"켄타우로스가 학생을 왜 잡아가냐고? 정말 알고 싶나?
... ...나의 목표는, 그런 유감스럽고 한심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너희 나부랭이들이 서로와 최소한 한 번씩은 인사를 나누도록 돕는 거다."
2024년 07월 05일 20:34
가민 교수는 소매 어딘가에서 두툼한 양피지 뭉치를 꺼내더니, 앞에 선 신입생들에게 하나씩 뒤로 넘기라는 듯 눈짓합니다. 이런 건 어딜 가나 교수들 공통이군요...
"지금부터 너희는 각자 단막극 극본을 하나씩 쓸 거야. 단막극이 뭐냐고? 세상에, 열한 살이나 먹을 동안 그런 것도 안 배우고 뭘 했니? 누구 옆사람이 좀 알려줘라.”
2024년 07월 05일 20:37
“어이, 거기 찔찔거리는 애 좀 달래라. 아무튼, 짧거나 조잡해도 좋고. 형편없어도 상관없어. 아마 형편없겠지만. 중요한 건 너희 코흘리개들이 서로를 인물로 내세워서 배역을 부여하는 거다. 제한시간은…"
그는 극적인 몸짓으로 회중시계를 꺼내 확인합니다.
"이 열차가 호그와트에 도착하기 전까지.”
2024년 07월 05일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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